최근 정부가 다시 오르는 집값을 잡기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등 몇 가지 추가 규제 카드를 추진 중에 있다. 시장에서는 “정책은 정책으로 남고 결국 시장은 잡기 어려울 것이다”는 회의적인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이후 지금까지 서울의 집값 안정화를 명분으로 각종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지속적으로 내놨다. 집권 초기에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들의 호응까지 더해져 시장억제를 통한 집값 안정화가 효과를 낼 것이란 평가가 일부 존재하긴 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180도 바뀌었다. 전문가는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시장의 흐름에 역행한 정부 정책에 우려감을 표하고 있다.
다수의 국민들은 ‘일관성이 없다’, ‘주먹구구식이다’, ‘과거에 도입했던 것들을 현재 조건 고려 없이 도입 한다’, ‘서울 특히 강남 집값 잡으려다 양극화만 키운다’ 등 지적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 역시 시장 경제를 역항한 정부의 부동산 대책을 두고 규제가 집값을 잡은 역사가 없다며 이제라도 수요와 공급 논리에 따라 형성되는 자연스러운 시장 흐름에 맡겨야 된다고 입을 모은다.
공급 막힌 서울APT 몸값 꾸준히 상승…대출 옥죄기에 서민들 내 집 마련 문턱만 높아져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현 정부 출범 이래 부동산 정책 대부분은 서울 혹은 시세가 가파르게 상승하는 지역의 집값을 잡기 위한다는 취지로 시행됐다. 초기부터 나온 정책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정책 추진 의도가 더욱 명확하게 드러난다. 문재인정부는 출범 직후인 6월 19일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위한 선별적 맞춤형 대응방안’을 내놨다.
서울, 과천, 하남 등 조정대상 지역을 추가로 선정했고 서울 강남4구와 21개 자치구 민간택지 전매제한 기간을 소유권이전 등기 시점까지로 강화했다. 잔금대출(집단대출)에 금융부채 상환능력을 소득으로 따져 대출한도를 정하는 계산 비율인 DTI(총부채상환비율)을 신규 적용했다. 예외 사항을 두긴 했지만 재건축 조합원의 주택 공급수를 1주택으로 제한했다.
시작부터 시장을 억제하는 대책을 내놓은 정부는 두 달도 지나지 않은 8월 2일 새로운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이른바 ‘8·2부동산대책’이다. 실수요 보호와 단기 투기수요 억제를 통한 주택시장 안정화가 목적이었다.
8·2부동산대책에는 투기과열지구에 서울, 과천, 세종 등이 지정됐고 초과이익환수제 연말 유예 종료, 조합원지위양도 금지·조합원 분양권 전매제한(투기과열지구 적용), 2주택 이상 양도세 중과, 투기지역에서 주택담보대출 기준 가구당 1건으로 변경, 청약제도 개편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후속 조치로 투기과열지구가 추가지정 됐으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요건 등도 개선 됐다.
이후에도 정부는 △가계부채 종합대책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종합부동산세 개편 방안 △9·13 대책 등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쏟아냈다. 특히 지난해 9·13 대책은 보유세 인상, 대출규제, 주택임대사업자 혜택 축소 등의 내용을 담고 있어 거래 자체를 틀어막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정부 부동산대책은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 따른 부작용 우려를 낳았다. 급기야 우려는 현실화 됐다. 집값 안정화를 목적으로 내놓은 정부 규제는 오히려 ‘집값 폭등’이라는 부작용을 발생시켰다. 수요가 꾸준한 상황에서 공급을 틀어막다보니 발생한 결과였다.
부동산114 서울 아파트 시세변동 추이를 보면 현 정부가 들어선 2017년 6월 3.3㎡(약 1평)당 약 2019만원이던 서울 아파트 시세는 1년 뒤인 지난해 6월 3.3㎡(약 1평)당 약 2415만원을 불과 1년 사이 396만원이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5년 6월(약 1716만원)에서 2017년 6월까지 2년 동안 약 303만원 올랐던 것 보다 더 증가한 수치다.
서울 아파트 값은 9·13대책이 나온 직후인 지난해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시세는 또 다시 올라 3.3㎡(약 1평)당 약 2614만원을 기록했으며 올 2월 약 2647만원, 이달 2666만원으로 지속 증가했다. 규제가 큰 의미가 없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집값 폭등은 서민들의 내 집 마련 문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고 이는 거래량 감소로 증명됐다. 결론적으로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지지기반인 서민들의 삶을 더욱 팍팍하게 만든 셈이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지난 2017년 10만5088건이 집계됐으나 지난해 8만1390건으로 줄더니 올해 1월부터 이달(23일 기준)까지 1만6932건으로 대폭 축소됐다.
“시장경제 역행한 문재인정부 부동산 대책에 서민 시름만 깊어진다”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다수의 전문가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의 거센 반발을 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지나친 규제 정책으로 거래가 멈춰 초유의 거래 절벽이 벌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거래 절벽이 지금처럼 장기화되면 업계 전반이 멈추고 나아가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이들은 현 정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조언한다. 지금처럼 규제 일변도로 강행하다 보면 정권 말 혹은 다음 정부에서 전국적으로, 특히 서울 집값이 폭등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현 정부가 내놓은 대부분의 부동산 정책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 정책들 뿐이다”며 “부동산시장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자연스럽게 굴러 가도록 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동산 정책이란 것은 정말 왜곡이 심할 때 조심스럽게 내놔야지 시장 경제를 위반하거나 역행하는 대책을 지속적으로 내놓으면 안된다”며 “재건축 재개발을 통제해 수요가 많은 지역의 공급을 억제하고 분양가 상한제를 통해 가격을 통제하는 것 등은 엄연한 반시장 정책이다”고 꼬집었다.
권 교수는 “정책이 시장을 리드하면 당장은 정책 변수에 따라 끌려가지만 결국 시장이 이긴다”며 “시장 규제가 계속되면 양극화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벌써부터 강남에 돈 있는 사람들은 대출규제에도 아랑곳 않고 강남 중대형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매입한다”며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서울 내 공급이 줄어들 것을 예상하면서 투자를 시작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격도 가격이지만 현재 거래량을 보면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다”며 “주택 거래가 살아야 경제가 돌아간다”고 조언했다.
서진형 대한부동한학회 회장은 “정부에서는 규제 정책이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9·13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매매 값 변동률이 하락세를 기록한 것은 거래 절벽으로 인해 일부 낮게 거래될 수밖에 없는 물건들이 도드라지며 지표로 반영된 것일 뿐이다”며 “시장 지표에 많은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 정부는 부동산을 사지도 못하고 팔지도 못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며 “이렇게 수요·공급을 동시에 억누르다 보면 풍선효과로 인해 일부지역에서 부동산 급등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서 회장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 시장 가격 보다 낮게 분양하더라도 시세는 주변과 맞춰지게 돼 있다”며 “이것이 로또아파트를 양산하고 오히려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것이다”고 경고했다. 이어 “시장을 잡으려다가 경제를 망칠 것이 아니라 다른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며 “특히 지방과 서울 간 양극화 해소를 위해 미분양 지역에 세제혜택을 부과하는 등 효과적인 정책을 내놔야 한다”고 설명했다.
도시와경제 송승현 대표는 “현 정부 부동산 시장 정책은 일관성이 없다는 게 문제다”며 “3기 신도시도 한 박자 느리게 발표 했고 임대사업자 혜택도 준다고 했다가 줄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 집값이 규제로 집히지 않았다는 것이 지표로 보이는데 이제는 완화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에 맡겨 봐야 한다”며 “특정계층을 위한 정책이 나오면 그 특정계층이 피해를 본다”고 덧붙였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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