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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포커스]-한·일 갈등 선의의 피해자들(下-토종기업)

마녀사냥·소비위축…韓경제 옥죄는 日불매운동 부메랑

오해로 피해 받는 토종기업 다이소·코지마…불매운동 반사이익도 미비

임현범기자(hby6609@skyedaily.com)

기사입력 2019-08-20 00: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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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제품 불매운동이 범국민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일부 잘못된 정보로 인해 애꿎은 한국기업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늘고 있어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순수 토종기업임에도 상호명이나 지분관계 등으로 인해 일본 기업으로 오해받아 억울함을 호소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스카이데일리
  
▲ ⓒ스카이데일리
[특별취재팀=임현범 팀장, 문용균·나광국 기자]  최근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인해 애꿎은 한국기업이 피해를 입는 사례가 늘고 있다. 엄연히 순수 토종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상호명이나 지분관계 등으로 인해 일본 기업으로 오해받아 불매운동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는 등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불매운동 장기화로 이들 기업 피해가 커질 경우 국가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각종 국내·외 악재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의 외면이 더해지게 되면 기업의 존폐 자체가 위태로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등의 중론이다. 아울러 소비자들이 일본 상품뿐 아니라 소비 자체를 꺼리게 돼 우리 경제에 부메랑이 돼 돌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엄연히 토종기업인데…사명·지분 관계 탓에 日기업으로 오해 받아 억울하다”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다이소를 비롯해 도루코, 다이치, 코지마 등은 국내 토종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사명에서 일본색이 강한 사명 탓에 소비자들로부터 일본 기업으로 오해받고 있다. 다이소의 경우 일본 자본이 투자를 목적으로 투입된 건 사실이지만 기업의 지분 구조와 연혁을 살펴보면 엄연한 한국 기업에 가깝지만 불매운동 초기부터 끊임없이 피해를 입어왔다.
 
다이소는 샐러리맨 출신의 박정부 아성다이소 대표가 1997년 5월 서울 천호동에 문을 연 ‘아스코이븐프라자’라는 생활용품 가게가 시초다. 순수 국내 자본 회사였던 다이소는 지난 2001년 11월 일본의 균일가 상품 유통회사인 대창산업과 합작하면서 상호를 다이소아성산업으로 변경했다.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합작사로 전환했지만 다이소 지분을 살펴보면 박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는 아성에이치엠피가 50.02%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일본의 대창산업 지분율은 34.21%에 불과하다. 일본 다이소로부터 일부 지분 투자를 받은 건 사실이지만 로열티나 경영 참여 등의 관계가 전무한 순수한 토종기업이다.
 
더욱이 현재 다이소 전체 매출액의 70%는 680여개에 달하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 판매액이 차지하고 있다. 억울한 누명으로 다이소가 불매운동의 피해를 입게 될 경우 일본 기업이 아닌 국내 중소기업이 피해를 보는 구조인 셈이다. 다이소가 고용한 국내 직원만 해도 1만2000여명이 넘는다.
 
면도날 생산기업인 도루코도 60년이 넘은 토종기업이지만 이름 탓에 일본기업이라는 오해를 사고 있다. 지난 1955년 동양경금속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도루코는 1979년부터 면도기에 도루코라는 브랜드명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도루코라는 이름은 동양경금속의 앞글자 ‘Do’와 면도기(razor) 앞 글자 ‘R’, 회사(company)의 ‘co’를 붙여 만든 것이다. ‘도루코’라는 브랜드명이 널리 알려지면서 1990년에 회사명을 아예 도루코로 바꿨다.
 
유아용 카시트 전문 제조업체인 다이치도 마찬가지다. 이곳은 지난 1981년 제일산업이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당시 아시아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부품업체였던 제일산업은 2001년부터 유아용카시트를 주력 산업으로 선정하고 일본인 설계 고문 영입, 일본 카시트 업체와 기술 제휴 등을 맺었다. 현재 사명인 다이치는 2005년 부터 쓰기 시작했다. 현재 최대주주 역시 지분의 61%를 소유한 이지홍 대표다. 다이치 카시트 제품의 모든 공정도 국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달리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어 이들 기업들은 혹여 일본 기업이라는 오해를 사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며 “현재 잘못된 정보로 인해 순수 토종기업인데도 일본 기업으로 치부돼 피해를 보는 곳들이 적지 않다”고 밝혔다.
 
“불매운동 장기화시 소비심리 위축 가능성…한국경제 타격 불가피”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정의섭] ⓒ스카이데일리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취지 자체엔 공감하지만 장기화되는 건 지양해야한다고 입을 모은다. 애꿎은 국내 기업의 피해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일본 제품뿐만이 아니라 소비심리 자체가 꽁꽁 얼어붙어 한국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불매운동으로 직격타를 받고 있는 관광업계에선 벌써부터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일본 여행 수요가 크게 감소했는데 그렇다고 다른 국가들의 여행 실적이 크게 오르지도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가 자사 해외여행 수요를 분석한 결과 지난달 일본 여행수요는 전년 대비 36.2%나 감소했다.
 
문제는 같은 기간 전체 여행객 수다. 지난달 해외여행 수요(항공권 판매량 21만7000여 건 미포함 수치)는 24만1000여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4.4% 감소했다. 일본여행을 포기한 소비자들이 다른 국가로 여행을 가는 게 아니라 아예 여행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한일 간 상호 여행 감소 피해는 규모 면에서나 체감 면에서 일본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반작용으로 국내 관광산업 악화 등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외교 갈등이 경제전쟁으로 확산되는 건 피해야 한다”고 전했다.
 
비단 관광업계뿐만아 아니다. 자동차업계 역시 극심한 소비심리 위축에 시달리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국내 자동차산업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토요타, 렉서스, 혼다, 닛산, 인피니티 등 일본 브랜드 5개의 국내 판매량은 2674대에 그쳤다. 전달 대비 무려 32.2%(3946대)나 줄어든 수치다.
 
불매운동 여파로 일본차 판매량 감소는 어느정도 예상됐던 부분이다. 그런데 반사이익이 기대됐던 국산차 역시 판매량 부진을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국산차는 12만9463대 팔려 전년 동월 대비 2.0% 감소했다. 불매운동 취지는 좋지만 불매운동이 장가회될 경우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져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줄 우려가 크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김소영 교수(서울대 경제학)는 “불매운동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경제에 악영향을 주는 건 사실이다”면서도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건 불매운동 여파라기보단 대내외 경제상황이 좋지 않다는 게 더 큰 이유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강경대응보단 국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건설적인 대응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임현범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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