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면, KT도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 인수에 따른 사업 확장을 검토하고 있지만, 딜라이브와 진행하던 물밑 작업은 합산규제에 막혀 중단된 상황이다. 통신업계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으로 유료방송 1위 사업자인 KT그룹의 고심이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1일 정부와 통신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SK텔레콤의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등 두 건의 기업 결합을 조건부로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공정위가 내건 승인 조건은 ▲물가 상승률을 초과하는 수준의 케이블 TV 수신료 인상 금지 ▲ 케이블 TV 전체 채널 수 및 소비자 선호 채널 임의 감축 금지 등이다.
양 통신사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반겼다. 공정위가 승인해줄 것은 예상했지만 붙일 조건에 대한 불안감이 적지 않았는데 우려했던 조건들이 붙지 않은 데 따른 것이다. 공정위는 CJ헬로 유통망에서 LG유플러스 IPTV를 판매하지 못하게 한다거나,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가 상호 유통망에서 상품을 판매하지 않도록 하는 등의 교차판매 금지 조건을 제외했다.
CJ헬로의 알뜰폰 사업 분리 매각 조건도 빠졌다. 알뜰폰 1위 사업자인 CJ헬로가 이통사를 견제하고 시장의 경쟁을 촉진하는 ‘독행기업’임에 따라 LG유플러스에 인수되면 자칫 알뜰폰 시장 생태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시각이 제기됐으나 이 역시 기우였다.
SK텔레콤은 공정위 결정에 대해 “SK브로드밴드-티브로드 합병법인은 IPTV와 케이블TV의 성장을 도모하고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등 협력 기업과 상생함으로써 국내 미디어 생태계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다”며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을 감안한 공정위의 전향적 판단을 존중하며, 과기부·방통위 인허가 승인 취득을 위해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발표했다.
LG유플러스는 “공정위 결정을 존중하며, 조치사항에 대해서는 충실히 이행하겠다”면서 “유료방송 시장은 물론 알뜰폰 시장에 대해 공정위가 판단한 바와 같이 경쟁이 활성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소비자 선택권 확대뿐만 아니라 투자 촉진 및 일자리 안정화에도 기여하겠다”라고 다짐했다.
향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번 공정위 의결 결과를 바탕으로 인수 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정부는 미디어 시장의 빠른 변화에 맞춰 지체하지 않는다는 기조임에 따라 연내 심사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편, 통신사 체제로 케이블TV 업체의 귀속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유료방송 사업자 1위인 KT는 더욱 속이 타게 됐다. KT는 서울 지역 최대 케이블TV 기업인 딜라이브 인수를 추진했지만 정책 불확실성으로 발복이 잡혀있다.
유료방송시장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2015년 한 사업자의 시장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33.3%)을 넘지 못하도록 한 합산규제가 지난해 6월 일몰됐지만 국회가 아직도 재도입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어서다.
이와 관련해 KT는 지난달 조회공시 요구에 “유료방송사업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다”면서 “이런 측면에서 딜라이브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답변한 바 있다.
[나광국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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