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녀이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동생으로 서울예술고등학교를 거쳐 미국 디자인학교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했다. 그는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삼성가의 경영에 발을 들였다. 2004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팀 부장, 2005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상무, 2009년 제일모직 패션부문 기획담당 전무를 거쳐 이듬해 제일모직 패션사업총괄 부사장에 올랐다. 2013년에는 사장으로 승진하기에 이르렀다. 2015년 제일모직이 삼성물산에 합병된 뒤 삼성물산 패션부문 단독 사장으로 선임되었지만 2018년 퇴임하며 3년 만에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서현 이사장이 2002년부터 16년간 몸담아왔던 패션사업에 완전히 손을 떼면서 당시 업계에서는 앞으로 삼성그룹 패션사업의 방향에 대해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그는 2019년 1월부터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문화·복지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당시 삼성그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서현 사장이 오래 전부터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벌이는 등 사회복지사업에 관심이 많았다”며 “삼성복지재단의 사회공헌사업 강화에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이서현 이사장이 몸담고 있는 삼성복지재단은 1989년 부친인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사재 출연해 ‘함께 잘 사는 사회’라는 삼성의 제2창업 이념을 구현하기 위해 설립됐다. 드림클래스 장학사업 및 어린이집 보육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이서현 사장은 지난 16년 동안 그룹의 패션사업을 이끌면서 신사복 중심의 사업구조를 개편해 캐주얼과 여성복으로 확대하고 해외 시장 진출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그는 디자이너 정구호 씨가 1997년에 만든 브랜드인 ‘구호’를 2003년에 인수했고 2016년에 ‘준지’를 인수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이 브랜드들을 한국 대표 패션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힘썼다. 특히 2003년 ‘구호’ 인수 당시 ‘구호’의 연매출 규모는 6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2016년에 매출 1천억원을 돌파하며 성공적인 브랜드로 키워낸 점도 높이 평가받았다.
그러나 그가 손대는 것마다 성과가 좋았던 것은 아니었다. 이서현 이사장이 삼성의 패션사업 부문에서 재직할 당시 그의 지휘 하에 2012년 탄생시킨 ‘에잇세컨즈’는 삼성물산 패션부문에서 운영하는 유일한 SPA브랜드다. 이서현 이사장은 성장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었던 SPA시장에서 ‘에잇세컨드’를 앞세워 패션사업 전체의 성장을 도모하는 파격적인 승부수를 걸었다. ‘에잇세컨드’는 한정적인 국내시장을 넘어서 중국 등 해외 시장까지 진출해 다양한 마케팅 판촉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8초 안에 소비자를 사로잡겠다’는 브랜드명의 의미가 무색하게도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렇다 할 실적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특히 2016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지 2년 만에 사드 사태 등 여러 악재를 맞아 약 200억원의 적자를 내며 중국 오프라인 매장을 철수했다.
한편 지난달 이서현 이사장은 오빠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이태원동 단독주택 부지 등 5개 필지를 247억3580만원에 사들였다. 이 부지는 원래 건물이 지어져있었지만 2018년 건물이 철거되고 공터로 남아있다. 아울러 이서현 이사장은 4월 16일 소유권 이전 등기를 마치고 이곳에 단독 주택을 짓기 위해 용산구청에 건축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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