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정부의 부실한 예산 관리가 도마 위에 올랐다. 현 정부가 출범 후 청년추가고용장려금, 일자리안정자금, 긴급생계자금 등 각종 현금지원성 보조금 예산을 대폭 늘린 가운데 이를 악용한 사례도 급격히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여론 안팎에선 포퓰리즘의 전형적인 폐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상반기 정부보조금 부정수급 급증…일단 ‘퍼주고 보자’식 복지에 줄줄 새는 나라곳간
‘보조금’이란 통상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공익 달성 목적으로 나랏돈을 무상 지원하는 예산을 일컫는다. 예를 들어 기초연금·아동수당 지급, 의료·생계급여,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등이 있다. 일정 요건을 갖춘 사람에게 수당을 지급하는 ‘급여형’ 보조금과 국민생활 향상 등을 위한 사업비를 보조하는 ‘사업형’ 보조금 등으로 나뉜다.
보편적 복지를 내세운 문재인정부 출범 후 각종 현금지원성 보조금 규모는 급격히 늘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허술한 관리를 틈탄 부정수급 사례도 동시에 증가했다. 국민권익위원회 복지·보조금부정신고센터에 접수된 내용에 따르면 올 상반기 보조금 부정수급 조사 건수는 423건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부정수급 의심 건수를 월 평균으로 환산하면 약 70.5건에 달하는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22.9건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3배 이상 가량으로 증가한 수준이다. 월 평균 부정수급 건수는 연도별로 △2017년 26.5건 △2018년 53.0건 △지난해 63.8건 등으로 현 정부 출범 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부정수급액도 급증하는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부정수급점검 테스크포스(TF)의 보조금 환수결정액을 합친 액수를 보면 2018년 660억원에서 지난해 1240억원으로 약 2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부정수급액은 조사 건수 증가세를 고려할 때 2000억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보조금 부정수급과 관련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을만한 굵직한 사건도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6월 대구시가 정부 긴급재난지원금과 별도로 중위소득 100% 이하 가구에 지급한 ‘긴급생계자금’을 공무원, 교직원, 공사·공단 직원 등 3800여 명에 육박하는 인원들이 부당 수령한 사실이 적발된 바 있다. 해당 사업의 경우 공무원과 교원은 지원 대상이 아니었으나 허술한 심사 과정 때문에 부정수급이 가능했다.
거액의 기부금을 받으면서 억대의 기초생활수급비까지 타낸 일명 ‘어금니 아빠’ 이영학 사례와 같은 정부보조금 부정수급 사건도 있었다. 이 밖에도 소상공업체에 취업을 하고도 급여를 현금이나 다른 사람의 계좌로 받아가며 기초생활보장 급여를 타내거나 어린이집이 보육교사 근무시간을 부풀려 등록하는 방식으로 보조금을 가로채는 사례 등도 있었다.
구멍 뚫린 관리·감독 방치한 채 퍼주기 급급…“밑 빠진 독 물붓기에 나라살림 휘청”
주목되는 사실은 보조금 규모를 늘린 정부가 부정수급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이를 뿌리 뽑기 위해 관리강화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혈세낭비에 대한 우려는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보조금 규모를 계속해서 늘리는 한 수혜인원이 늘어나고 관리감독에도 한계가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일각에서는 포퓰리즘의 전형적인 폐해라는 비판도 나온다.
실제로 2017년 59조6000억원이던 중앙정부 보조금은 올해 86조7000억원으로 30조 이상가까이 폭증했다. 특히 올해는 1·2차 추가경정예산까지 반영하면 중앙정부 보조금 규모가 105조7000억원에 달한다.
보조금 규모는 앞으로 더욱 커질 전망이다. 정부·여당은 내년도 예산을 올해 대비 8.5% 늘어난 556조원 규모로 책정하고 보조금 지원 사업도 늘렸다. 일례로 정부는 내년 1월부터 저소득층, 청년 등을 대상으로 구직자에게 월 50만원씩 6개월 동안 지급하는 ‘구직촉진수당’을 시행할 예정이다. 지원대상은 약 40만명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보조금 규모 확대로 인한 부정수급 증가, 이로 인한 혈세낭비 등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자 정부는 무랴무랴 부정수급 척결 대책을 내놨다. 이달부터 11월 말까지 3개월간 △복지분야(기초생활보장급여, 영유아보육료, 요양급여·장기요양급여 등) △산업분야(연구개발비 등) △일자리 창출분야(고용·노동) △농·축·임업 분야 △기타분야(건설교통·교육·문화관광 등) 등에 대한 정부보조금 부정수급 집중신고 기간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여러 차례 추경예산을 편성한 만큼 돈을 지출할 곳은 많으나 세수 급감에 비상이 걸려 국가채무는 적신호가 켜진 상태고 결국 향후 미래세대들에게 책임이 전가될 수밖에 없다”며 “이 같은 보조금 부정수급을 방지하기 위해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 시스템 도입과 동시에 적발 시 몇 배 이상 물게 하는 등의 강력한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창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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