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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약세 장기화에 투자전략 다시 짜야
낮아진 환율 착시… 1400원이란 뉴노멀
신한證 “1400원 안팎이 새 균형”… 저환율 복귀는 아직
해외투자 확대·자금 유출 구조화… 원화약세 압력 지속
환율 숫자보다 배경 중요… 주식·채권 투자법도 변화
이세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6-09-29 11:40:09
▲ 신한투자증권은 해외투자 확대와 성장률 둔화 등 구조적 요인을 반영할 경우 원·달러 균형환율이 장기적으로 1400원대 후반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한투자증권
 
원·달러 환율이 한동안 1400~1500원대를 오가다 최근 1300원대로 내려오면서 투자자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환율이 하락했지만 과거처럼 1100~1200원대를 ‘정상 환율’로 보고 투자전략을 짜도 될지를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신한투자증권은 29일 발간한 외환시장 보고서 ‘원·달러 장기 균형은 어디인가’에서 원·달러 균형환율을 1323원에서 1400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IMF 방식으로는 1323원, 국내 경제지표를 반영하면 1330~1360원 수준이지만 해외투자 확대에 따른 구조적 자금 유출까지 포함하면 1400원을 균형 수준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올해 8월에 평균 환율 1406원이 이미 장기 균형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19일 1397.7원으로 마감하며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 1400원 아래로 내려왔고 이후 1300원대로 낮아졌다.
 
1300원대 안착 가능할까… 1400원이 새 기준선
 
신한투자증권은 1400원을 해외자산 환헤지 비중의 중립점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과거 평균이나 1300원대를 기준으로 환율의 고평가 여부를 판단하기보다 국내 경제구조 변화까지 반영해야 한다는 의미다. 국내 성장률 둔화와 해외투자 확대, 국내 자금의 해외 유출이 구조화되면서 원·달러 1400원 안팎을 새로운 장기 기준선으로 봐야 한다는 시각이다. 이 경우 해외주식의 환헤지 여부부터 국내주식과 채권의 투자 판단 기준까지 기존 공식이 달라질 수 있다.
 
해외주식 투자자 입장에서는 현재 환율이 1300원대라는 이유만으로 달러가 싸다고 보거나, 다시 1400원을 넘는다고 해서 지나치게 비싸다고 단정하기 어려워진다. 환율 상승이 일시적인 달러 강세 때문인지 성장률 둔화와 해외투자 확대 같은 구조적 요인 때문인지 구분해야 한다.
 
국내주식도 마찬가지다. 기업과 개인의 해외투자가 늘면서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가 국내에 남지 않고 해외로 빠져나가는 구조가 강해졌다. 코스피가 오르면서 원화는 약세를 보이는 흐름도 과거보다 자연스러워졌다는 게 신한투자증권의 분석이다.
 
채권 역시 금리만 보고 판단하기 어렵다. 원화 약세가 장기화하면 외국인은 국내 채권의 금리 수익뿐 아니라 환차손 가능성까지 계산하게 된다. 반대로 원화 강세 기대가 커지면 환차익 매력이 높아져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환율만 보면 놓친다… 주식·채권 흐름도 핵심
 
환율은 한·미 금리 차이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단기적으로는 금리 전망과 달러 강세, 외국인 주식·채권 매매, 수출기업의 달러 매도, 위험회피 심리가 영향을 준다. 장기적으로는 경상수지와 성장률, 생산성, 자본 유출입 등이 방향을 좌우한다.
 
신한투자증권은 현재와 같은 경제구조가 이어질 경우 2035년 원·달러 적정 균형환율을 1430~1510원으로 전망했다. 반대로 국내 투자가 회복되는 강세 시나리오에서는 1240~1300원, 해외 자금 유출이 더 커지는 약세 시나리오에서는 1650~1710원까지 갈 수 있다고 봤다.
 
시나리오 전환을 확인할 핵심 지표로는 국내 투자율과 개인·기업의 해외주식 순매수를 꼽았다. 국내 투자율이 30% 수준을 회복하고 해외주식 순매수가 GDP의 1% 아래로 내려가면 원화 강세 쪽에 가까워지고, 투자율이 28% 아래로 떨어지고 해외 직접투자 유출이 GDP의 2.5%를 웃돌면 원화 약세 가능성이 커진다는 분석이다.
 
결국 투자전략도 환율 숫자 하나를 맞히는 방식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해외주식은 1400원을 환헤지 기준점으로 삼되 자산 가격과 환율 방향을 함께 보고, 국내주식은 외국인 자금과 기업의 달러 환류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채권은 금리 전망에 외국인 수급과 원화 가치까지 함께 따져야 한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현재 1300원대 환율을 곧바로 과거 저환율 국면의 복귀로 해석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나왔다. 국내 성장률과 해외투자 확대, 자본 유출입 등 환율을 결정하는 구조적 요인이 달라진 만큼 단순한 환율 수준보다 배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환율이 1300원대로 내려왔다고 해서 과거의 저환율 시대로 돌아갔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달러 1400원이 새로운 기준선으로 자리 잡는다면 투자자 입장에서는 환율이 얼마인지보다 왜 그 수준에 와 있는지를 파악하는 게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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