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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득 보다 실’ 많은 정부 방역대책(上-재택근무)

넷플릭스·애플 주역들의 일침 “재택근무는 어떤 장점도 없다”

코로나 이후 강제 가까운 재택근무 확산 움직임

의사소통 난항, 근무태만 초래 등 부작용 심각

“재택근무 부작용 최소화 위한 인프라 지원부터”

오창영기자(cyoh@skyedaily.com)

기사입력 2021-02-24 14:5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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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의 강력한 재택근무 권고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늘고 있다. 재택근무로 인해 구성원 간 의사소통이 어려워 업무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하기 시작해서다. 게다가 일부 직원들이 근무 태만을 일삼는 상황이 부지기수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재택근무에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기업들이 밀집한 서울 테헤란로. ⓒ스카이데일리
 
3차례의 코로나 대유행 이후 정부 방역대책의 실효성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날로 커지고 있다. 급기야 최근에는 실효성은 물론 피해만 부추긴다는 지적이 불거져 나와 주목된다. 사실상 강제나 다름없는 정부의 강력한 재택근무 권고에 대해서도 효과는커녕 오히려 피해만 낳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재택근무 도입 초기엔 직장인들 사이에서 출퇴근 시간이 줄어들고 업무 만족도와 집중력이 높아졌다는 등 긍정적인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구성원 간 의사소통이 어려워 업무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는 역효과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일부 직원들이 근무 태만을 일삼는 상황이 부지기수로 발생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재택근무에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내·외 CEO “재택근무 장점 없어…창의성 얻을 수 있는 기회 박탈하는 꼴”
 
국내 편의점 업계를 선도하는 GS리테일 사장이 최근 임원들과 소통하는 메신저 대화방에서 재택근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윤성 GS리테일 사장은 지난해 12월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편의점) 현장을 보면 80년대 구멍가게를 연상케 하는 수준의 청결·진열·인사 등이 이뤄지고 있고 빨간 매직으로 삐뚤게 쓴 손글씨로 각종 안내·금지 표지가 붙어 있는 곳이 한두 점포가 아니다”며 “그야말로 점격(편의점 품격)이 최악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장 직원들은 어디에 숨어 얼굴 한번 보이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책상 앞에만 앉아 있을 게 아니라 12월 중에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재택근무나 따지고 드는 나약하기 그지없는 리더와 구성원은 GS25를 파멸시킨다”고 덧붙였다.
 
조 사장의 발언은 해당 대화방의 캡쳐 이미지가 직장인 익명게시판 애플리케이션 ‘블라인드’에 게시되며 외부에 알려졌다. 앞서 GS리테일은 지난해 12월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에 따라 전사적 차원에서 재택근무에 돌입했다. 그러나 재택근무를 악용해 현장을 찾지도 않고 제 역할을 하지 않는 일부 직원들이 생기면서 조 사장이 질책하기에 이르렀다.
 
GS리테일은 조 사장의 발언에 대해 “전사 차원의 재택근무가 실시되면서 1만5000여명에 달하는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을 우려해 현장에 출근하는 직원들이 점포와 경영주에 대한 지원을 조금 더 충실히 할 것을 임원과 리더들에게 강조한 내용이다”고 설명했다.
 
▲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CEO 사이에서 재택근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새로운 발상을 떠올리려면 구성원끼리 둘러 앉아 토론을 해야 하는데 재택근무를 하면 서로 모이기가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은 재택근무 중인 직장인. ⓒ스카이데일리
 
재택근무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CEO는 또 있다. 미국 동영상 서비스 업체 넷플릭스의 창업자인 리드 헤이스팅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재택근무에는 이렇다 할 그 어떤 장점도 없다”고 혹평했다. 그는 “새로운 발상을 떠올리려면 구성원끼리 둘러 앉아 토론을 해야 하는데 재택근무를 하면 서로 모이기가 어렵다”며 “전 세계적으로 보더라도 딱히 득 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영 활동을 스포츠에 견주었을 때 감독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선수가 체육관에 얼마나 머무르느냐’보다는 ‘얼마나 잘 뛰는지’가 더 중요할 수 있다”면서도 “그러나 골똘히 생각해 보면 엘리트 선수가 되기 위해선 일단 체육관에 꽤 오랜 시간 머물러야 하지 않겠나”고 부연했다.
 
헤이스팅스 CEO는 “실리콘밸리는 물론 전 세계 대다수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예찬하고 있으나 업무 생산성이 갈수록 줄어들 수밖에 없는 만큼 조만간 재택근무를 축소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재택근무 확산 움직임이 곧 사그라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역시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재택근무 움직임이 확산되자 “직원들이 회의실에서 옆 사람과 회의 전 2분 정도 잡담하는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는 창의성을 무심코 얻을 수 있는 계기가 없어지고 있다는 의미의 발언으로 해석됐다.
 
故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창업자 역시 살아생전 재택근무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피력한 바 있다. 과거 그는 “이메일과 인터넷 채팅만으로 아이디어를 개발할 수 있다는 건 미친 소리다”며 “창의성은 즉흥적인 만남과 임의로 이뤄지는 토론에서 나온다”고 주장했다.
 
국내 기업 45% “재택근무로 생산성 떨어졌다”…직원 간 소통·위기 대처 어려움 호소
 
현재 전 세계적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재택근무가 현 수준보다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과 함께 그로 인한 부작용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2월 14일 발표한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코로나 위기가 끝나도 소비에서는 온라인 쇼핑이, 기업 활동에서 원격 회의가 늘어나는 것처럼 코로나 직후에 재택근무가 추세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이 지난해 9월 실시한 국내 매출액 100대 기업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응답 업체의 53.2%는 ‘앞으로 재택근무가 확산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미국 애틀랜타 중앙은행이 지난해 5월 조사에서도 미국 기업 직원들의 전체 근무일에서 재택근무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5.5%에서 포스트 코로나 때 16.6%로 급등할 것으로 관측됐다.
 
▲ 업무 성격 상 직원들 간 협력이 중요시되고 즉각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져야 하는 기업에서 재택근무를 시행하면 업무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고 관리하는데 지나치게 높은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재택근무가 근무 태만을 부추길 수도 있는 만큼 직원들의 관리·감독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하는 것도 단점으로 꼽힌다. 사진은 퇴근길 직장인들의 모습. ⓒ스카이데일리
 
주목되는 사실은 재택근무 움직임이 확산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이에 대한 부작용 우려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직원의 경우 재택근무로 인해 구성원 간 유기적 의사소통이 줄어들고 지켜보면서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상실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대면 상호작용 과정을 통해 직원들의 창의성이 증대될 수 있고 업무에 미숙한 신입 직원의 경우 업무를 효과적으로 학습·수행할 수 있으나 재택근무로는 이러한 효과를 볼 수 없다는 주장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관리·감독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 노력을 투입할 수밖에 없다. 업무 성격 상 직원들 간 협력이 중요시되고 즉각적인 의사소통이 이뤄져야 하는 기업에서 재택근무를 시행하면 업무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고 관리하는데 지나치게 높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또 재택근무가 근무 태만을 부추길 수도 있는 만큼 직원들의 관리·감독에 불필요한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하는 것도 단점이다.
 
재택근무로 인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통계도 나왔다. 지난달 19일 사람인이 기업 355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재택근무 생산성 현황’ 조사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기업은 30.7%(109개사)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 중 45%는 재택근무로 생산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밝혔다.
 
재택근무에 따른 어려움으로는 ‘직원 간의 소통 어려움’이 40.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업무 파악 및 계획 수립’ 35.8% △‘위기, 이슈 발생 시 빠른 대응 어려움’ 32.1% △‘성과·실적 관리’ 29.4% △‘근태 관리’ 29.4% △‘재택근무 시스템·인프라 구축과 운영’ 23.9% 등이었다.
 
전문가들은 재택근무에 따른 업무 인프라를 갖추기 어려운 기업들이 많은 산업 구조일수록 생산성 저하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승철 경제학 박사(전 전경련 상근부회장)는 “재택근무가 무조건 생산성 저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그러나 재택근무를 위한 업무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무조건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하게 되면 업무 효율이 크게 떨어지게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기업·중견기업 등 여력이 되는 기업들의 경우 재택근무를 통한 생산성 저하를 거의 느끼지 못하겠지만 IT 인프라가 취약하고 대체 인력이 충분치 않은 중소기업의 경우엔 생산성 유지는커녕 오히려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며 “재택근무를 위한 업무 인프라를 갖출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지원이 선행되고 난 후에 모든 기업에게 재택근무를 권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오창영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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