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시는 제2의 어떤 그룹이라기보다는 그저 ‘픽시’였으면 좋겠어요. 누군가를 따라가기보다는 저희가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 그 끝에 픽시라는 도장을 딱 찍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언젠가 사람들이 자신의 10~30대를 돌아볼 때 그 시간을 함께한 그룹으로 저희를 떠올릴 수 있는 그런 그룹이 되고 싶어요.”
코로나19로 엔터테인먼트업계가 주춤하던 올해 2월, 반전 매력과 ‘다크 판타지’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야심차게 데뷔한 신인 걸그룹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잉글랜드 지방 신화 속 요정의 이름으로 날개 없이 태어난 여섯 요정이 날개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강렬한 느낌으로 표현한 걸그룹 ‘픽시’의 여섯 멤버, 엘라, 로라, 샛별, 디아, 수아, 다정을 만나 그들의 여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들어봤다.
어딘가 다르다… 밝은 느낌 아닌 미스터리하고 강렬한 요정, 픽시
픽시는 올라트엔터테인먼트와 해피트라이브엔터테인먼트가 공동 제작한 신인 걸그룹으로, 싱글앨범 ‘Fairy forest Chapter01. With my wings’로 데뷔했다. 첫 앨범에서 타이틀곡인 ‘날개(WINGS)’를 통해 픽시 세계관의 첫 장을 연 픽시는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밝고 귀여운 요정의 이미지와는 달리 어둡고 붉은 계통의 색감으로 미스터리하면서도 강렬하고 파워풀한 요정의 모습을 선보였다. 팀의 막내격인 다정과 수아는 일반적인 요정의 모습과 차별성을 두고 싶어 콘셉트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저희가 안무를 할 때는 카리스마 있고 멋있는 모습을 보이는 반면 평소에는 순수하고 장난꾸러기 같거든요. 화려하고 강렬한 모습 뒤에 숨겨진 순수한 매력이라고 할까요? 그걸 보고 회사에서 저희가 잉글랜드의 요정 ‘픽시’의 이미지와 맞는다고 말해주셔서 픽시로 그룹명을 정했어요.”
“요정을 뜻하는 이름과 상반되게 어둡고 카리스마 있는 콘셉트를 선택함으로써 더욱 임팩트가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런 이미지에서 저희가 보여줄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는 부분이 더 크다는 생각도 있었고요. 게다가 아무래도 상큼발랄한 요정은 너무 뻔하잖아요. 저희는 뻔한 것보다는 좀 더 새로운 느낌으로 가고 싶었어요. 까도까도 새로운 매력이 계속 나오는 양파같은 걸그룹이 되고 싶다는 의미도 담겨 있어요.”
첫 데뷔앨범을 통해 날개 없는 요정으로서 날개를 찾기 위해 떠나는 모험의 시작을 알린 픽시는 5월 중순에는 미니앨범 ‘브레이버리(BRAVERY)’를 발매하며 픽시 세계관의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했다. 브레이버리에는 타이틀곡 ‘Let Me Know’를 포함해 ‘Intro: sgniwym htiwylF (Fly with my wings)’와 The Moon, Greedy, Insomnia, 날개(Wings) Remix, Let Me Know(Inst), The Moon(Inst) 등이 수록됐다.
“저희의 첫 앨범이 날개 없이 태어나서 날개를 얻고자 노력하는 과정에서 마녀에게 유혹을 당하는 내용을 표현하면서 픽시의 시작을 알렸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그 마녀의 유혹 속에서 멤버들이 서로를 밀어내기도 하고 함께 역경을 견뎌내기도 하는 그런 과정들을 좀 더 디테일하게 묘사했어요. 저희 수록곡들은 모두 그런 장면을 표현한 거예요. 첫 앨범보다 더욱 흥미로운 스토리가 많이 담겨있죠.”
오랜 연습생 기간으로 다져진 실력 선보여… 힘들어도 포기 안 해
픽시는 올해 2월 데뷔와 함께 신인답지 않은 폭발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두각을 드러냈다. 최근에는 그 실력을 인정받아 걸그룹 최초로 24년 만에 유네스코 문화재인 공주시 공산성 수문병 홍보대사에 위촉되기도 했다. 이는 멤버들이 평균 4년이라는 짧지 않은 연습생 기간을 거치며 노력에 노력을 거듭한 결과다. 디아와 샛별은 힘들었던 연습생 생활을 추억하면서 이를 버티는 데에 멤버들의 격려와 응원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항상 성실하게 모든 연습생 활동에 임하고 있는데도 반드시 데뷔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는 사실이 제일 힘들었던 것 같아요. 1년 365일을 쉬는 날 없이, 매일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정으로 연습하다가도 데뷔 자체가 막연하게만 여겨질 때, 지치는 마음이 들 때 정말 힘들었죠.”
“한 번은 기나긴 연습생 생활을 더 이상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이제 그만 포기할까 싶었던 적도 있었어요. 그런데 그때 멤버들의 응원과 격려로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고, 얼마 지나지 않아 픽시로 데뷔하며 꿈을 이룰 수 있게 됐어요. 멤버들에게 감사하고 있어요.”
어려운 시기를 거친 만큼 데뷔 공연 때는 이루 말할 수 없는 행복감을 느꼈다고 멤버들은 설명했다. 그동안 흠모해왔던 선배들이 섰던 무대에 설 수 있게 됐다는 사실, 드디어 목표했던 바를 이뤘다는 성취감에서 오는 짜릿함에 휩싸이면서도 데뷔가 실감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데뷔 이후 활동을 한 지 수개월,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지 물었다. 멤버들은 모든 곡이 다 좋다고 말하면서도 특별히 인상 깊은 곡으로는 신선한 시도로 픽시만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The Moon’과 첫 싱글앨범의 타이틀곡을 재해석한 ‘날개(Wings) Remix’를 꼽았다.
“‘The Moon’의 후렴구에서 ‘플라이 투 더 문’을 외치며 등장하는 부분이 있어요. 그 부분을 들었을 때 어떤 식으로 퍼포먼스를 하고, 안무를 짜면 여섯 명의 매력을 모두 보여줄 수 있을지에 대한 그림이 바로 머릿속에 그려졌어요. 감사하게도 회사 측에서 이번에 저희 수록곡 활동까지 함께 할 수 있도록 배려해서 곧바로 생각했던 것을 실현할 수 있게 되면서 지금은 더욱 애착이 가는 노래가 됐어요”
“‘The Moon’을 처음 들었을 때 수트를 입고 무대를 할 수 있으면 정말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정말로 그런 컨셉으로 갈 수 있게 돼서 자켓을 활용한 안무나 브릿지에서 문워크를 하는 안무를 ‘The Moon’을 통해 선보일 수 있었어요. 걸그룹 안무에서 문워크를 보기가 쉽지 않은 만큼 신선하게 느껴진 점도 한 몫 하는 것 같아요.”
‘날개(Wings) Remix’는 음원 사이트에서는 들을 수 없으며 미니앨범인 ‘브레이버리’를 직접 구매하면 그 안에 수록된 리믹스 버전을 들을 수 있다. 멤버들은 ‘날개(Wings) Remix’가 첫 데뷔곡의 카리스마를 뭉클한 느낌으로 재해석한 만큼 기존 곡을 좋아했던 분들에게는 선물같은 새로운 곡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설명했다.
“날개(Wings) 리믹스 버전은 딱 들으면 가슴이 뭉클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안타깝게도 저희의 데뷔 시기가 코로나19와 겹쳐서 그동안 팬들을 한번도 무대를 통해 뵌 적이 없는데 그 곡을 듣는 순간에 정말 팬들과 함께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할까요. 그 넓은 무대에서 라이브 밴드와 함께, 또 팬들과 함께 그 진심을 공유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는 저희 마음이 그대로 담긴 것 같아요.”
“코로나19로 멀어진 팬과의 거리, 다시 가까워질 날 기다리며 노력해요”
픽시는 그룹 활동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팀워크를 꼽았다. 퍼포먼스를 위한 격한 동작이 많은 안무를 고집하고 있어 멤버들과의 합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이다.
“저희가 콘셉트를 가지고 무대를 꾸리다 보니 좀 더 잘 전달하기 위해서 표정 연구를 하고 있어요. 이런 부분에서 서로 서로 피드백을 주고 받으면서 고쳐야 할 점을 지적하기도 해요. 또 격한 동작들은 서로 합이 잘 맞아야 구현해낼 수 있는데 이런 부분들에서 팀워크가 잘 맞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많이 느껴요.”
코로나19가 한창이던 올해 초 데뷔한 픽시는 뛰어난 실력과 좋은 곡을 겸비했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단 한번도 팬을 직접 대면하지 못했다. 행여나 코로나19 감염으로 팬들의 건강이 상할 것을 우려해서였다. 멤버들은 팬들을 직접 만나보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며 안타까운 심정을 털어놨다.
“코로나19 때문에 팬들과 만나지 못한 게 너무 아쉬워요. 팬들과 만나고 싶고, 소통하고 싶고, 직접 무대를 보여드리고 싶은데 상황이 여의치 못하다 보니 그러지 못하고 있어요. 지금은 영상통화나 SNS 등 소통할 수 있는 모든 통로를 통해서 팬분들로부터 많은 응원을 받고, 또 저희가 답변을 드리기도 하는 등 소통하고 있어요. 하지만 아무래도 직접 뵙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커요. 다같이 무대의 열기를 느끼고 싶고 같이 즐기고 싶고, 실제로 저희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팬분들과 눈을 마주치며 함께 호흡하고 싶죠.”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지금 아직 먼 얘기일 수 있지만 멤버 모두 콘서트를 많이 하고 싶어 하거든요. 지금 당장은 어렵겠지만 앞으로 다가올 그날까지 최대한 곡도 많이 내고 라이브 공연 연습이나 랩, 안무 등 실력을 더욱 많이 다져서 팬들께 보여드릴 수 있는 것들을 많이 만들어놓자는 생각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그리고 마침내 팬들 앞에 직접 설 수 있게 됐을 때 즉시 짜잔 하고 나타날 수 있는 준비된 픽시가 될 수 있기를 바라요.”
픽시는 지금은 걸그룹의 여러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댄스를 주로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어쿠스틱 등 새로운 장르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팀의 메인보컬인 엘라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어렵겠지만 언젠가는 여름에는 상큼한 시즌 송, 겨울에는 캐럴 등 시기에 맞게 다른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며 소소한 희망을 내보이기도 했다. 멤버들은 끝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고 오랜 기간 기다려준 팬들을 위한 팬송을 만들고 싶다는 꿈도 언젠가는 이룰 수 있으면 좋겠다며 팬을 향한 사랑을 드러냈다.
“저희가 올해 데뷔했다 보니 아직까지는 저희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희 세계관과 저희의 콘셉트를 한 번 더 확고하게 굳히면서 많은 분들에게 픽시를 알릴 수 있는 해가 됐으면 좋겠고, 실력적인 부분이나 퍼포먼스 같은 저희의 장점을 부각할 수 있는 콘텐츠와 앨범을 선보임으로써 자리매김하는 것이 올해의 목표예요.”
[박정은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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