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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S 콘서트 경제효과 1조원 육박…“올림픽과 비견”
서울관광재단이 발표한 ‘2020 관광산업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서울시 방문 외국인관광객 수는 1337만명으로 전년(1219만명) 대비 9.7% 늘었다. △중국 460만명 △일본 250만명 △대만 96만명 등 아시아권에서 주로 방문했다.
그러나 외국인관광객의 지갑은 얇아졌다. 2019년 서울시 외국인관광객 1인당 평균 소비액은 1618달러(약 189만원)로 전년(1783달러)과 비교해 9.3% 줄었다. 외국인관광객의 소비 욕구를 충족할만한 관광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걸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 달리 미국 뉴욕과 영국 런던, 프랑스 파리 등의 관광수입은 꾸준히 증가했다. 뮤지컬(브로드웨이), 연극(웨스트앤드), 미술관(루브르박물관) 등을 관광산업에 접목해 전 세계인들을 자국으로 끌어들인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브로드웨이는 해마다 엄청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공연제작자·극장주 협회인 ‘브로드웨이리그’의 자료에 따르면 2018-19시즌(2018년 5월~2019년 5월) 브로드웨이의 관광 수입은 16억3300만달러(약 1조8232억원)로 전시즌(14억1600만달러) 대비 15.3%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케이팝 등 한류문화 콘텐츠를 관광산업 육성에 적극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류문화를 관광산업 육성의 발판으로 이용해야 한다는 의미다. 한국관광공사의 ‘한류관광시장 조사 연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한류 관광객 규모는 전체 방한 외국인관광객 수의 7.4%인 111만6422명으로 집계됐다. 음식·미식·템플스테이 등 넓은 의미의 ‘한류 관광’까지 포함했을 때는 855만3234명(55.3%)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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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케이팝은 한류 관광객을 우리나라로 이끄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조사에 따르면 한국관광 결정시 크게 영향을 미친 한국문화로는 케이팝(26.3%)과 한국음식(28.8%) 등이 꼽혔다. 이어 한국드라마(15.9%), 한국뷰티(11.0%), 한국패션(4.1%) 등의 순이었다.
실제로 방탄소년단(BTS)은 2019년 10월 26~29일 서울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약 13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당시 직접 공연을 관람한 외국인의 수는 2만3000여명이었지만 입국 동행자와 BTS 콘서트가 만들어낸 한국 홍보 효과로 방문한 사람까지 합치면 총 18만7000여명에 달했다. 평창동계올림픽 방문객(약 28만명)의 약 67%에 달하는 수준이다.
편주현 고려대학교 경영대학 교수팀은 ‘방탄소년단(BTS) 이벤트의 경제적 효과’ 보고서에서 해당 콘서트의 경제효과를 총 9229억원으로 추산했다. 직접 효과 규모는 3307억원이었다. 티켓 판매비와 중계 극장 대관료, 브이라이브 중계료, 공연장 대관료, 무대 설치비용, 각종 인건비, 관객 숙박비 및 교통비, 관광 지출 등 오로지 콘서트를 통해서만 도출된 수익이다.
향후 5년 내 발생할 간접 효과 규모는 5922억원으로 분석했다. 여기엔 직접 수익 창출이 가계 소득의 일시적 증가로 이어져 생긴 소비 증가 효과, 생산파급 및 부가가치유발 효과, 외국인 관객의 한국 재방문 효과 등이 포함됐다.
편 교수는 “BTS를 계기로 한국에서 공부하거나 직업을 찾기를 원하는 외국인이 다수 존재해 다양한 외국인 인적 자본을 국내에 불러들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며 “질 높은 문화 콘텐츠가 올림픽과 비견할 만한 해외관광객을 유치해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 수출 활로를 열 수 있고 국가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케이팝 연계 투어프로그램 만들어 ‘엔터투어먼트’로 활용해야”
경제적 효과를 고려하면 한류관광은 포기할 수 없는 관광산업이다. 다만 BTS 등 소수의 한류스타에 의존해선 지속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아이돌이나 인기 연예인 위주의 관광이 주를 이루게 되면 변수가 많아 지속적인 수익모델로서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오락과 관광을 결합한 ‘엔터투어먼트(공연관광)’ 시스템이 주목받고 있다. 엔터투어먼트는 공연 관광과 쇼핑, 숙박, 음식, 미용, 문화재 관광 등을 하나의 상품으로 연계하는 방식을 말한다. 케이팝 공연 관람 전후 서울시를 관광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자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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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 [그래픽=이호연 기자] ⓒ스카이데일리 |
정경란 한국학중앙연구원 수석연구원은 ‘K-POP 공연과 엔터투어먼트’ 보고서에서 엔터투어먼트를 활성화해 국내 내수시장을 내국인과 외래 방문객으로 확대하고 이를 위한 공연장의 인프라를 구축하는 실질적인 ‘엔터투어리즘’으로 유도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류 관광이 단순 이벤트로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관광상품은 쇼핑 위주로 구성돼 즐길거리가 별로 없었으나 최근 케이팝 공연과 연계한 지역관광인 ‘엔터투어먼트’가 확대되고 있다”며 “지속적인 ‘엔터투어먼트’가 활성화되려면 다양한 한류문화 콘텐츠가 개발돼야 하며 장기적 플랜으로 스타들을 집중 양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예술에 정보기술(IT)이 접목된 한류상품을 개발해야 하고 현재와 같은 대형기획사 중심이 아닌 새로운 콘셉트의 제작자나 스타탄생을 고려해야 한다”며 “현지와의 네트워크 구축 및 언어장벽 타파, 그리고 케이팝과 연계한 투어프로그램을 꾸준히 만들어내 엔터투어먼트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한류를 관광산업과 연계하거나 한류를 관광 외의 다른 산업과 연계시켜주는 중개자 역할에 초점을 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채지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연구위원은 ‘한류관광, 서울관광의 미래’ 보고서를 통해 케이팝이나 드라마는 외래관광객들의 호기심을 부추기고 서울의 매력을 높임으로써 관광산업에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채 연구위원은 “한류의 파급효과는 뷰티산업, 웨딩산업, 식·음료산업, IT산업, 지역마케팅 등 다른 산업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낯 설은 산업 간의 만남은 생각만큼 쉽지 않지만 다양한 산업이 한류와 서울 관광과 연계돼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서울시가 관련 산업 간 중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채 연구위원은 한류를 서울시 지역 브랜딩에 대표 상품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도 설명했다. 서울시는 전통문화와 쇼핑, 먹거리 등 관광객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여느 도시들과 서울을 차별화시키는 독특한 역할도 할 수 있다.
그는 “한류의 매력으로 서울 ‘문간에 발 들여놓기(foot-in-the-door)’를 한 관광객들에게는 얼마든지 또 다른 전통, 쇼핑, 먹거리 등을 소개할 기회가 생길 것이다”며 “하나의 도시에 여러 콘셉트를 부여하면 관광객들이 기억하기 어렵고 이미지에 혼란도 생긴다. 한류 콘텐츠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한류 콘텐츠 생산지이며 한류 스타들의 활동지인 서울시는 한류를 도시마케팅의 대표 상품으로 만드는 것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음악 클러스터 조성해 ‘서울시=케이팝 본고장’ 인식 만들어야
현재 서울시는 ‘서울 아레나’를 내년 초 착공을 시작해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서울 아레나’는 케이팝 콘서트뿐 아니라 내한공연, 아트 서커스 등을 진행할 수 있는 대중문화 전용 실내 공연장이다. 연간 90회 이상 공연을 진행해 매년 국내외 관람객 250만여명을 유치할 목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티켓을 파는 공연장인 ‘오투 아레나’를 벤치마킹했다.
공연산업 활성화로 케이팝을 사랑하는 이들이 서울을 방문할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한류문화콘텐츠를 관광산업으로 오래 활용하기 위해선 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 토대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그 해법으로는 산업클러스터가 지목됐다.
산업클러스터는 일정지역에 어떤 산업과 상호 연관관계가 있는 기업과 기관들이 모여 정보를 교류하고 새로운 기술을 창출하는 산업집적지역을 말한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할리우드가 대표적인 산업클러스터다. 할리우드하면 영화가 떠오르듯이 서울시도 ‘케이팝 본고장’으로서 세계인들이 인식하도록 만들 필요가 있다.
대중음악 산업클러스터의 대표적 성공사례는 △스웨덴 스톡홀름 뮤직클러스터 △미국 내슈빌 뮤직클러스터 △독일 베를린 뮤직클러스터 등이다. 스웨덴의 경우 수도인 스톡홀름을 중심으로 음악산업이 발달했고 국가적 차원에서 음악산업을 집중 육성하고 있다.
미국 내슈빌의 경우 영미권의 컨트리 뮤직 음악산업의 근간으로서 내수적 소비차원의 산업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있다. 독일 베를린 뮤직클러스터는 정부의 적극적 육성정책과 음악인에 대한 파격적 지원으로 경쟁력을 확보하고 교육기관을 통해 음악인재를 배출하는 등 타 클러스터에 비해 음악과 교육 간 연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홍기창 인하대학교 대학원 도시계획학과 박사는 “한국에서도 글로벌 시대의 도시성장에 있어 시대의 흐름에 부합하는 뮤직시티 건설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케이팝으로 대표되는 한류에 의한 문화, 사회, 경제적 파급효과가 국가, 지역, 도시의 경쟁력 상승과 더불어 신성장동력으로 이바지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홍 박사는 “우선 음악산업과 연계되는 기업(악기, 음반, 미디어, 콘텐츠 등), 엔터테인먼트, 음악인협회, 관련 전문가 등과 뮤직시티 개발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며 “중앙·지방정부는 기반·필요시설 건설, 세제혜택, 시설이용 등에 대한 편의를 제공함으로써 산·학·연 네트워크가 기반이 되는 클러스터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뮤직시티 조성에는 장기적 계획과 투자가 요청되는 사업임을 숙지해야 한다. 기획사에서 케이팝 스타 하나를 배출하기 위해서는 10년 이상의 교육과 투자가 필요하다”며 “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터전인 도시인 뮤직시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이보다 더 장기적이고 치밀한 계획, 투자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뮤직시티는 한국과 외국에서 음악을 사랑하고 즐기는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매력적인 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 즉 골동품과 고 미술품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 전문가, 소비자 들이 종로구 인사동을 찾아가듯이 음악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유인할 수 있는 매력의 공간, 집적의 공간이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윤승준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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