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 신고를 받은 경찰이 무사하다며 사건을 종결했는데, 실종됐던 30대 여성이 104일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국무회의에서 경찰 개혁 기구를 신설하라고 지시했다. 검경 수사권 분리로 경찰이 국가기구 가운데 가장 큰 권력을 행사할 텐데 국민의 걱정이 크다는 취지다. 형사소송법 개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는 “허위 종결의 전모와 지휘⋅감독⋅책임까지 낱낱이 밝혀 일벌백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궁지에 몰렸다. 광주 광산경찰서가 장윤기 사건 증거를 없애다 발각된 데 이어 제주 서부경찰서는 장미란 실종신고를 은폐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실종신고를 받은 경찰은 전화 한 통조차 걸지 않았으면서 가족에게 무사하다고 거짓말했다. 검사가 수사를 지휘하는 사법체계 아래서도 경찰의 기강이 이 모양인데 수사공룡이 될 경찰에게 국민의 안전을 맡길 수 있을까. 기강을 탓할 게 아니라 제도를 개선해야 할 때다.
검경 수사권 분리 명분은 국민 편익과 비대한 검찰권력 통제였다. 검찰개혁이란 명분이 경찰 견제라는 안전장치마저 없앤다. 수사 지휘는커녕 보완수사마저 10월 2일이면 사라진다. 경찰 권력은 커지고 견제도 줄어들지만 공교롭게도 국민 생명과 안전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경찰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민주당은 도덕적 해이만을 탓하며 일벌백계라는 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있다.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명확하다. 국민은 법 앞에서 평등하고 국가는 인권을 보장해야만 한다. 그런데 가족을 위해서 증거를 없애고 실종자를 모른척한 경찰을 믿을 수 있겠는가. 정부와 민주당은 최근 경찰 사태를 개인의 일탈로 치부할 게 아니라 비대해진 경찰 공권력을 어떻게 통제할지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막연한 분노와 일회성 징계만으론 치안에 대한 무너진 신뢰를 세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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