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서 돈벌고 세금은 해외로…해외 IT공룡 조세회피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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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아일랜드·네덜란드 등 세율 낮은 국가로 매출 빼돌려 법인세 비용 절감
국세청 구글 6000억원·넷플릭스 추징했지만 불복…고용창출·기부금 등에도 소홀

양준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1-07-13 14:43:00

▲ 글로벌 IT 기업들의 조세회피 행위가 도마위에 올랐다. 사진은 구글코리아. ⓒ스카이데일리

OECD/G20 포괄적 이행체계(IF가 디지털세 합의 추진안을 발표함에 글로벌 IT 기업들의 조세 회피 행위가 도마 위에 올랐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고정된 사업장이 없어도 수익을 얻을 수 있는 디지털 경제의 특징을 이용해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세율이 싼 국가로 빼돌려 조세회피 행위를 일삼는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기부금도 거의 내지 않고 고용 창출에 대해서도 인색한 것으로 드러나 한국에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면서 기업의 사회적 의무는 소홀히 한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세율 낮은 나라로 매출 빼돌려 조세 회피…네이버·카카오에 비해 턱없이 낮아

글로벌 IT 기업들이 한국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해 세금을 제대로 내지 않는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한국에서 적은 액수의 세금만 납부할 수 있는 이유는 IT 기업은 물리적 고정사업장이 없는 지역에서도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구글은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을 싱가포르에 있는 구글 아시아 퍼시픽 매출로 분류한다. 싱가포르의 법인세율은 17%로 매우 낮은 축에 속한다. 이에 더해 법인세를 낮출 수 있는 공제 수단이 많기 때문에 많은 글로벌 기업들이 싱가포르 법인 설립을 통한 사업 확장을 선호한다.

한국미디어경영학회는 2017년 구글이 한국에서 올리는 수입이 약 4조9000억원에 달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모바일산업연합회가 발표한 ‘구글 수수료 정책 변화에 따른 기업 현황 및 대응 방안 조사 결과보고서’에서는 2019년 구글플레이스토어 매출을 5조~6조원대로 추정하는 등 국내 업계에서는 구글의 1년 매출이 수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가 추정한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시된 구글의 지난해 매출은 2201억원이었다. 같은 해 구글의 법인세 비용은 96억5000만원이었다. 구글이 공시한 수익원은 광고수익·마케팅용역지원 수익·연구개발용역 수익 등이었다.

페이스북코리아는 ‘페이스북 아일랜드 리미티드’의 광고 서비스를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페이스북코리아의 광고재판매 총액은 4039억원이지만 직접 판매 비용 3803억원을 뺀 236억원을 광고재판매 수익으로 집계했다.

‘페이스북 아일랜드 리미티드’의 소재지인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세계 최저 수준인 12.5%로 대표적인 조세 피난처다. 페이스북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42억원이었으며 법인세 비용은 약 35억원이었다.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4154억원이었지만 넷플릭스 그룹사 수수료 명목으로 3200억원을 네덜란드 법인으로 송금한 후 이를 매출원가로 처리했다. 네덜란드 또한 지난해 넷플릭스의 법인세 비용은 약 22억원이다.

국내 대표 IT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와 비교하면 연결재무제표 기준 카카오의 지난해 법인세비용은 2409억원이었으며 네이버가 지난해 법인세 비용은 4925억원을 납부했다. 국내 기업들에 비해 글로벌 기업들이 납부하는 법인세가 터무니 없이 낮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세청 세금 추징에도 불복…고용 창출·기부 등 사회적 의무 소홀 비판

글로벌 IT 기업들의 조세회피에 대해 국세청도 세무조사에 나섰지만 글로벌 IT 기업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지방국세청은 구글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를 마치고 법인세 약 6000억원을 추징했다. 구글코리아는 세금을 납부한 뒤 조세심판원에 불복 절차를 제기했다.

지난달에는 국세청이 넷플릭스서비스코리아에 대한 세무조사를 완료하고 약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했다. 넷플릭스는 추가적인 법적 절차를 통해 과세 처분이 적법한지 다시 판단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IT 기업들은 한국에서의 고용 창출에서도 소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직원 수를 공시하지 않아 정확한 확인은 어렵지만 취업사이트 사람인에 따르면 8일 기준 구글코리아는 424명, 페이스북코리아는 81명,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92명을 고용하고 있었다.

네이버가 약 4100명, 카카오 약 2800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과는 큰 차이가 났다. 지난해 매출액 2583억을 기록한 엑스엘게임즈의 직원 수가 455명으로 구글코리아보다 많았으며 지난해 매출 700억원을 기록한 데브시스터즈의 직원 수도 약 160명으로 페이스북코리아·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보다 많았다.

이에 더해 글로벌 IT 기업의 기부액을 조사해본 결과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구글코리아의 지난해 기부액은 4000만원이었으며 페이스북코리아와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의 기부금은 공시돼있지 않았다.

[양준규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양준규 기자 jgyang@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