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의사가 반드시 좋은 의사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가장 바람직한 의사는 환자에게 정성과 최선을 다하고 양심적 도리를 다할 때만 가능하다고 생각하죠. 저희 병원은 언론매체보단 입소문으로 찾아오시는 분이 많아요. 매순간 있는 그대로 솔직한 모습으로 환자들을 대하면서 고객들의 신뢰를 얻었고 지금의 자리까지 오게 됐죠.”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가 일상이 된 가운데 이를 성형의 기회로 삼고자 하는 사람이 늘었다. 자신을 보다 아름답게 가꿔 자신감을 충족시키려는 욕망은 무죄일 터이다. 미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찾는 성형외과 의사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더 중요해졌다.
김영진 원장(67)은 서울대학교 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의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성형외과 전문의를 지냈으며 1987년 서울 명동에 김영진 성형외과 의원을 개원했다. 2004~2006년 대한성형외과의사회 회장, 2006~2009년 서울시강남구의사회 회장, 2009~2010년 대한미용성형외과학회 회장 등을 두루 역임하며 최신의학 기술 습득에도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2018년부터 대한의사협회 감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1987년 7월 성형외과 1번지인 서울 중구 명동에서 개원해 2003년 서울 강남구 신사동으로 이전했어요. 그 때 당시에는 성형외과 전문의가 지금처럼 많지 않았어요. 명동에서 앞트임 수술을 비롯해 쌍커풀 수술, 코 수술, 사각턱 수술, 광대뼈 수술, 유방확대 수술 등을 했어요. 성형외과의 중간 원조는 된다고 생각해요. 비교적 초창기 그룹에 속하죠. 현재는 예전부터 저를 찾아와주시던 분들이나 나이 드신 분들이 주 고객이에요. 눈 수술을 많이 하고 있어요.”
광고 없이 명실상부 최고의 성형외과로… “이익 추구만 하지 않아, 조직사회 활동도 열심”
“제가 의사를 하게 된 계기는 사실 4대째 의사집안이라는 영향이 컸어요. 제가 장남이고 어렸을 때부터 가업을 이어야 한다는 잠재적인 교육을 받고 자란 셈이죠. 또 제가 성격이 올곧은 편인데 사회생활에서는 좀 융화도 할 줄 알고 그래야 하잖아요. 저는 항상 올바른 걸 주장하는 편이라 그런 걸 잘 못하기도 해요.”
김 원장은 성형외과를 전공한 이유로 다른 과와 비교했을 때 결과가 바로 나오는 점을 꼽았다. 수술 후 달라진 모습에 환자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의사로서 기분이 좋고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실제로 외모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자신감이 생기고 새로운 기분으로 삶의 활력을 되찾는 사람을 꽤 많이 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성형을 권하지 않는 경우도 있어요. 지나친 기대를 하거나 제가 담당하는 수술이 아닌 경우죠. 고객의 돈을 받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제 양심에 거리낌이 없어야 해요. 고객의 지나친 기대로 원하는 결과가 나오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제가 수술을 말리는 편이죠. 제가 담당하는 수술이 아닌 경우에는 다른 의사선생님을 소개해주기도 해요.”
“미(美)의 트렌드에 대해선 제가 언급할 자격은 없다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저의 미의 기준이라면 ‘귀티’예요. 성형 상담을 하러 와서 단순히 예쁘게 해달라고 하면 저는 딱 잘라 말해요. ‘예쁘다’는 말은 주관적이기 때문이죠. ‘미’라는 게 ‘보기에 좋다’ ‘아름답다’라는 뜻이잖아요. 저는 예쁜 얼굴보다는 보기에 아름다운, 귀티 나는 얼굴을 추구해요. 단, 귀티가 나려면 생김새뿐만 아니라 교양도 있어야 하고 마음가짐도 수양을 해야겠죠.”
김 원장은 1990년대에 서울의 중심 명동에서 병원을 운영했다. 그 무렵의 성형 수술 비용이 현재와 큰 차이가 나지 않아 당시 큰돈을 벌기도 했지만 남들이 흔히 생각하는 성공한 사람은 아니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벌어들인 돈으론 강남에 큰 종합병원 정도의 전문 성형외과병원을 해야 하지만 김 원장은 이익만을 추구하지 않았다. 광고를 하지 않고 개인병원을 운영하면서 조직사회, 의사회 단체에서 활동도 열심히 했다.
“저는 수술도 잘했고 또 많이 하기도 했지만 비즈니스 마인드가 부족했어요. 보통 성형외과 하면 광고를 많이들 떠올리죠. 그런데 당시 명동에선 광고를 굳이 하지 않아도 길 가는 사람들까지 다 몰려들었고 그런 흐름이 계속 이어졌어요. 현재도 광고를 하지 않다 보니 아는 사람들만 저희 병원을 찾고 있죠.”
“최근 들어 한 가지 안타까운 점도 있어요. 성형외과는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혼신의 힘을 다해요. 치료를 하면서 미진하면 다시 수정하기도 하죠. 이처럼 성형외과 전문의 과정은 상당히 힘든데 요즘은 성형외과를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분야라고 오해를 많이 해서 안타까워요. 성형외과 전문의는 외과의사예요. 오늘날은 인턴이나 레지던트도 안 한 사람들이 성형외과를 하기도 하지만 결국 그 피해는 환자들에게 돌아가죠. 전문의가 탄생하기까진 한 번도 쉬지 않아도 14년이 걸려요.”
“건강을 유지하며 할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파”
“의사로서 힘들 때도 있어요. 제가 선택한 길이기에 육체적으로 힘든 건 문제가 아니에요. 의사라면 한 번쯤 겪어봤을 수도 있는데 바로 정신적인 문제예요. 이상한 사람들이 시비를 걸어 분쟁이 생기거나 의사 간에 진료 때문에 서로 모함을 한다든지, 그럴 때 힘들어요.”
김 원장은 성형외과 의사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성형외과는 말 그대로 외과이므로 체력이 밑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형외과라고 하면 보톡스나 놓는 줄 아는 사람이 많지만 건강한 체력이 아니면 버티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단순히 돈을 잘 벌기 위해서, 편하게 살기 위해서 의사라는 직업을 선택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의사란 소명감과 당당한 책임감을 가지고 욕심을 부리지 않으며 정도를 지켜야 하는 직업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의 꿈과 목표는 건강을 유지하며 할 수 있을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에요. 나이가 들어서 체력은 안 되더라도 그때 그때 최선을 다하면 결과는 잘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죽을 때까지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걸 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일하면서 놀아야 재밌지 않을까요. 놀면 뭐해요.”
“맨손으로 명동에서 성형외과를 개원해서 운 좋게 광고를 하지 않고도 지금의 이 자리까지 온 것에 매우 감사해요. 나이가 들수록 신중해지고 노련해지는 것 같아요. 옛날 같으면 이 나이에 은퇴하라고 할지 모르겠지만 십몇 년은 더 할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더욱 집중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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