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올해 임금 협상에서 난항을 겪으면서 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비정규직 노조의 당진제철소 불법 점거에 이어 파업 위기까지 겹치면서 노조 리스크로 인한 현대제철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현대제철에 따르면 금속노조 충남지부 현대제철지회는 이달 6일 오전 6시부터 8일 오후 4시까지 ‘2021 사업장 보충 교섭’에 대한 조합원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앞서 올해 7월 현대제철 노사는 △통상 시급 32.7% 인상 △4조 2교대 전환 등을 골자로 한 잠정 합의안을 도출한 바 있다. 그러나 조합원 투표에서 69.57%가 반대표를 던지며 잠정 합의안은 부결됐다.
노조는 올해 임금 협상에서 △기본급 9만9000원 인상 △생활안정지원금 300% △노동지원 격려금 700만원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제철이 올 상반기 역대급 실적을 거둔 만큼 이에 상응하는 성과를 받아야 한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실제로 현대제철은 상반기에 8492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반면 사측은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불확실성이 존재해 대대적인 인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노조는 제7차 교섭에서 사측이 마땅한 제시안을 내놓지 못하자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현대제철 노조는 이달 1일 충남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는 등 합법적인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해 절차를 밟아가고 있다. 노조는 12일께 조정 중지 명령이 내려지면 13일 쟁의대책위원회로 전환해 임금 협상 문제를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대제철이 올해 국내 철강사들 가운데 유일하게 파업에 돌입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다. 앞서 포스코와 동국제강, 세아제강, KG동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올해 임단협을 쟁의 없이 마무리했다.
그러나 현대제철은 해를 거듭할수록 임단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임단협을 해를 넘긴 올해 4월에야 겨우 마무리했다. 이에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제철이 올해 임금 협상도 연말이 돼서야 타결할 것이란 추측이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협상 지체는 노사 간 이견을 더욱 키울 수밖에 없다. 이에 현대제철의 파업 가능성 역시 덩달아 커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더구나 비정규직지회 노조가 당진제철소 통제센터 불법 점거한 지 한 달을 넘기면서 현대제철의 노조 리스크는 더욱 악화하고 있다.
통제센터는 생산 관리와 안전 관리 등을 전담하는 중요 시설이 밀집된 핵심 시설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안전, 환경, 물류 관리 등 생산 헤드쿼터인 관할 부서가 상주하고 있는 사무동 점거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생산 차질은 물론이거니와 혹시라도 안전 문제가 발생할까 염려된다”고 토로했다.
앞서 비정규직 노조는 현대제철이 최근 현대ITC·현대ISC·현대IMC 등 3개 자회사를 통해 사내 협력 업체 비정규직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는 내용에 반발하며 불법 점검에 돌입했다.
현대제철 비정규직 노조는 자회사 정규직 채용이 아닌 본사 정규직 직고용을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는 만큼 노조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최근 철강재 판매 가격 강세로 현대제철의 올 3분기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가운데 비정규직 노조의 본사 정규직 직고용 요구에 따른 불법 점거에 이어 임금 협상 난항에 따른 파업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자칫 향후 실적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다만 현대제철은 임금 협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지난해처럼 해를 넘기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 임금 협상은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연말쯤 마무리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현대제철 노조 관계자는 “올해 임금 협상을 기다리는 조합원의 염원을 고려해 사측의 실무 협의 요청 시 성실한 교섭을 위해 이에 응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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