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전국시대 대표적 법가 ‘한비자’는 말했다. “악이 없어지고 선이 생기는 것은 법을 잘 만듦에 따르고, 법을 공정하고 분명하게 실행하면 국가사업이 성공한다(惡滅善生隨立法 分明正).”
법의 중요성에 대한 명쾌한 논리이자, 법이 인간 삶의 반려자임을 알게 한다. 그렇다. 사회 질서와 국민 삶의 문제가 법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요즘 국가 통치체제의 기초에 관한 각종 법규의 총체인 헌법을 바꾸는 일, 곧 ‘개헌(改憲)’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1987년 헌법은 더는 대한민국에 맞지 않는 옷으로, 여야 정치권의 합리적 토론과 국민적 합의에 따라 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내각책임제나 이원 집정제를 도입하려 한다는 일각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것"이라며 "저 역시 연임을 생각해 본 적조차 없음을 수 차례 여러 경로로 밝혔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이 개헌을 통한 연임 불가를 스스로 밝힘으로써 개헌은 새로운 동력을 얻게 됐다. 여야는 당략적 셈법을 버리고 개헌을 추진할 때다. 사실 현행 헌법은 산업화 시절인 국민소득 3000 달러 시대에 만들어져 오늘날의 시대정신과 사회의 변화를 담지 못하고 있다. 1789년 프랑스 인권선언 제16조에 “권리의 보장이 확보되지 않고 권력분립이 되어 있지 아니한 모든 사회는 헌법을 가졌다고 할 수 없다”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는 바와 같이 기본권 보장과 권력분립은 헌법의 불가결한 내용이다.
대통령에 집중된 권력을 분산해 사회적 갈등을 막고 사회적 기본권, 지방분권, 기후변화 대응 등 새 시대정신을 새 헌법에 담아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와 중앙집권적 정치체제, 소선거구제 등으로 인해 극단적인 정쟁이 일상화돼 정치혐오가 극단에 이르렀다. 개헌을 통해 정부와 국회, 여당과 야당, 다수당과 소수당이 견제와 균형, 대화와 소통을 통해 분권과 협치를 제도화하는 틀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개헌의 시기와 내용 등에 관한 국민 여론 수렴과 ‘여야 합의’가 필수적이다. 지난날 어두운 경험을 감안할 때 국민은 개헌하면 우려·위험·경계를 떠올린다. 그만큼 개헌 문제는 나라 전체를 거대한 소용돌이가 몰아치게 할 핵폭탄과 같은 폭발력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제안한다. 새로운 개헌안은 2028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와 동시에 국민투표에 부치고, 4년 중임 대통령제가 채택될 경우 2030년 지방선거와 새 헌법에 의한 대통령 선거를 동시 실시하면 현재 3원화 돼 있는 선거 주기를 2차례로 줄일 수 있다.
여하튼 분권형 대통령제를 채택하되 국회 양원제 도입은 필요불가결하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고,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며, 단원제 한계인 극단적 정치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개헌 논의의 핵심 과제다.
이제는 긴 역사의 안목에서 정치안정을 통해 국리민복을 꾀하는 방안을 모색할 때다. ‘한비자’는 또다시 이렇게 힘주어 말했잖은가. “현명한 군주는 법을 잘 만들어 백성을 편안하게 하지만 어리석은 군주는 꾀를 부려 험악한 세상에서 맴돌게 한다(明君設法置安全 亂主謀能旋險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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