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자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된 대환대출이 상당수 은행에서 일반 신규대출보다 오히려 높은 금리로 취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7월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비교 가능한 16개 은행 가운데 11곳, 신용대출은 10곳에서 대환대출 평균금리가 일반 신규취급 평균금리를 웃돌았다.
2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박성훈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은행별 대환대출 금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7월 주택담보대출을 비교할 수 있는 16개 은행 가운데 68.8%인 11곳에서 대환대출 평균금리가 일반 신규대출 평균금리보다 높았다.
은행별로는 iM뱅크의 격차가 가장 컸다. iM뱅크의 일반 신규 주담대 평균금리는 4.84%였지만 대환대출은 7.17%로 2.33%p 높았다.
전북은행은 일반 신규 주담대 5.06%, 대환대출 5.59%로 0.53%p 차이가 났다. 제주은행은 4.66%에서 5.13%로 0.47%p, 부산은행은 4.00%에서 4.46%로 0.46%p, 수협은행은 4.31%에서 4.70%로 0.39%p 각각 대환대출 금리가 높았다.
5대은행에서도 금리 역전이 나타났다. 우리은행의 일반 신규 주담대 평균금리는 4.34%였지만 대환대출은 4.71%로 0.37%p 높았다. 농협은행은 4.25%에서 4.49%로 0.24%p, 하나은행은 4.29%에서 4.47%로 0.18%p 차이가 났다.
반면 국민은행은 일반 신규 4.36%, 대환 4.32%로 대환대출 금리가 0.04%p 낮았다. 신한은행도 4.42%에서 4.30%로 0.12%p, 카카오뱅크는 4.48%에서 4.14%로 0.34%p 낮아 은행별 차이가 뚜렷했다.
신용대출도 10곳서 ‘역전’… 광주은행 1.29%p 차이
신용대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올해 7월 비교 가능한 16개 은행 가운데 10곳인 62.5%에서 대환대출 평균금리가 일반 신규 신용대출 평균금리보다 높았다.
광주은행은 일반 신규 신용대출 금리가 8.21%였지만 대환대출은 9.50%로 1.29%p 높았다. 토스뱅크는 6.13%에서 7.36%, 부산은행은 5.56%에서 6.78%로 각각 1.22%p 차이가 났다.
하나은행도 일반 신규 신용대출 평균금리가 4.70%인 데 비해 대환대출은 5.72%로 1.02%p 높았다. iM뱅크는 0.93%p, 농협은행은 0.68%p, 신한은행은 0.57%p, 국민은행은 0.45%p 각각 대환대출 금리가 높았다.
반대로 우리은행은 일반 신규 신용대출 5.04%, 대환대출 5.03%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기업은행은 5.53%에서 5.38%, 카카오뱅크는 5.86%에서 5.67%, 경남은행은 5.96%에서 5.74%로 대환대출 금리가 더 낮았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과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신규 대출금리에도 상방 압력이 생길 수 있다. 다만 실제 주담대와 신용대출 금리는 은행채 금리와 코픽스(COFIX), 차주의 신용도, 담보가치, 은행별 가산금리 등 여러 요인에 따라 결정돼 기준금리와 일대일로 움직이지는 않는다.
대환대출은 기존 대출을 더 낮은 금리의 상품으로 옮길 수 있도록 해 금융회사 간 금리 경쟁을 촉진하고 차주의 이자 부담을 낮추기 위해 도입됐다. 그러나 이번 자료에서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모두 절반이 넘는 은행에서 대환대출 평균금리가 일반 신규대출보다 높게 나타났다.
특히 기준금리 상승 국면에서는 대환대출의 실질적인 금리 인하 효과가 더 중요해질 수 있다. 대출 이용자가 기존 대출보다 낮은 금리를 기대하고 갈아타기를 선택하더라도 실제 적용금리가 높다면 대환에 따른 이자 절감 효과가 제한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대환대출 금리가 높게 나타났다고 해서 은행이 같은 조건의 차주에게 대환대출 금리를 더 비싸게 적용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일반 신규대출과 대환대출을 이용한 차주의 신용도와 담보가치, 대출 상품의 구성 등이 서로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순 평균금리 비교만으로 개별 차주의 대환 효과를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박 의원은 “더 싼 금리를 찾아 대출을 갈아타도록 만든 제도인데 상당수 은행의 대환대출 평균금리가 일반 신규대출보다 높다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제도의 효과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은 단순히 대환 규모만 늘리는 데 그치지 말고 은행별 금리 격차의 원인을 점검해 대환대출이 실제 차주의 이자 부담을 얼마나 줄이고 있는지 철저히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7월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2.75%로 0.25%p 인상하고 8월에도 3.00%로 추가 인상했다. 두 달 사이 기준금리가 0.50%p 오른 것이다. 한은은 물가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고 수도권 주택가격과 가계대출 증가세 등 금융안정 위험도 이어지고 있다고 판단해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므로 박 의원실에서 제시한 7월 통계에는 같은달 16일 단행된 첫 기준금리 인상의 영향이 온전히 반영됐다고 보기 어렵다. 8월에도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진 만큼 향후 대환대출과 일반 신규대출의 금리 격차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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