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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보단 빈곤에 가까웠던 대한민국이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까지 그려왔던 눈부신 번영의 역사 한 페이지엔 1980~1990년대 고속성장 시기가 자리하고 있다. 당시 우리나라는 홍콩, 싱가포르, 대만 등과 함께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며 고도의 경제 성장을 이룩했다. 경제성장률은 10%를 넘나들었고 1인당 국민소득(GNI)은 1980년 1699달러에서 1996년 1만3351달러까지 급상승했다. 경제적 원조를 받아야 했던 후진국을 부강한 나라로 발전시킨 배경에는 다양한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우선 근면·성실로 대표되는 국민성이 꼽힌다. 우리 국민은 홍수가 나도 회사에 출근하고 학교로 등교했다. 국가와 기업을 세계적 반열에 올려놓겠다는 열정과 주인의식도 남달랐다. 가족의 중요성이 강조된 가운데 우리 가족과 후대를 위해 희생할 수 있다는 책임감 역시 사회를 움직였던 원동력이었다. 그러나 지금의 대한민국엔 1980~1990년대 존재했던 특유의 국민성이 보이지 않는다. 경제적 양극화와 성장동력 저하, 국가부채 급증 등 각종 리스크로 인해 대한민국이 위기에 직면했다는 우려가 나온다. 스카이데일리는 이번 이슈포커스 주제로 ‘국운회복 열쇠, 대한민국 황금기’로 설정하고 관련 내용을 세 편에 걸쳐 보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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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최근의 노조는 자신들의 권익만 주장하며 회사 발전을 발목 잡고 있다. 일부 노조는 부족한 성과에도 파업 등을 통해 이익을 챙겨가고 있다. 구태여 땀 흘려 일하지 않더라도 파업 효과에 따라 물질적 목표를 획득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행태가 우리 사회를 ‘일 하지 않는 사회’로 변질시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노조 울타리 밖에 있는 근로자와 청년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는 동시에 근로의욕까지 저하시킨다는 주장이다.
동시에 변질된 노동운동 등으로 일자리 양극화와 청년 취업난 등이 심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신들의 권익에만 집중하는 노조의 행태 등으로 소위 말하는 ‘질 좋은 일자리’가 소수에게만 돌아가면서 청년들의 취업문이 좁아졌고 종국엔 취업을 포기하는 이들이 늘어나는 상황까지 봉착했다는 지적이다.
“국가·기업발전 외면이 부르는 경제위기…1980년대 근면·성실 답습해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지난달 내놓은 ‘청년층 니트의 경제적 비용’ 연구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년(15~29세) ‘니트족’ 비중은 2010년 17,1%에서 2019년 22.3%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OECD 평균치는 16.1%에서 12.9%로 감소했다. ‘니트(NEET)’란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에서 나온 말로 직업이 없음에도 훈련과 교육조차 받지 않는 젊은이를 일컫는 말이다. 우리 사회 청년들의 근로의욕이 점차 상실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향후 우리나라는 출산율 하락과 노인비율 상승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생산가능인구가 지속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년 니트족의 노동시장 미진입은 국가경제에 부담이 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생산가능인구는 2017년 3757만명에서 2037년 3024만명, 2047년 2562만명 등으로 지속 감소할 전망이다. 생산가능인구는 경제활동을 할 수 있는 연령의 인구를 의미한다.
청년 니트족 증가로 사회·경제적 비용도 지속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경연에 따르면 청년 니트족의 연간 사회적 비용은 2010년 33조원에서 2019년 62조원으로 2배 가까이 확대됐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명목 GDP(국내총생산)은 1323조원에서 1925조원으로 약 46% 증가했다. 경제성장률이 니트족 증가에 따른 경제부담 확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여론 안팎에서 ‘한강의 기적’ 원동력으로 작용했던 특유의 근면·성실한 자세가 우리 사회서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특히 과거 우리나라 경제가 고속성장했던 1980~1990년대와 비교해 근면·성실의 가치가 크게 훼손됐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기업과 국가의 발전을 토대로 개인을 발전시켰던 당시와 달리 현재는 국가와 기업의 발전엔 관심이 없고 개인의 이익에만 몰두하는 풍토가 생겨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실제로 1980~1990년 중 우리나라 경제성장률(GDP 실질성장률)은 연평균으로 9%를 상회했다. IMF 외환위기 영향으로 5.1%의 역성장을 기록했던 1998년 통계를 제외한다면 평균 성장률은 10%에 근접했다. 반면 코로나19 영향이 있던 지난해를 제외한 최근 5년(2015~2019년)의 연간 경제성장률 평균치는 3%에도 미치지 못했다. 경제 규모가 커진 만큼 성장률 둔화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나 경제성장 동력이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과거 고속성장기 우리 국민은 기업을 통해 새로운 활력과 기회를 찾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며 “기업의 성장으로 일자리가 늘어나고 국가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만큼 근로를 통해 부를 축적하자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시간이 지나며 기업의 성장이 개인의 삶과 무슨 상관이 있냐는 인식이 점차 확산됐다”며 “기업 역시 성장하기 힘든 구조가 고착화됐는데 결국 우리 경제가 새로운 기회를 찾기도 힘든 상황과 봉착한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덧붙였다.
“강성·귀족 노조, 경제위기 부르는 이기주의 버리고 사회적 요구에 응답해야”
다수의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특유의 근면·성실 풍토가 사라지게 된 배경에 변질된 노동운동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1980~1990년대와 현재의 근로환경을 구분 짓는 주요 특징 중 하나가 권력화 된 노조의 등장이라는 점이 결정적 이유다. 과거 노조는 기업과 공생관계를 이루며 국가경제와 기업성장을 위해 협력하고 노력했지만 현재 와서는 노조 및 조합원들의 이익확대에만 골몰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 소재 사립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1980~1990년대와 비교해 현재의 기업 문화나 근로자·구직자들의 태도 등은 큰 차이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며 “간단하게 말하면 예전엔 모두가 열심히 일했다면 지금은 적당히 일하면서 여가 등에 보다 힘을 쏟는 경향이 강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다고 현재의 근로자들이 과거 근로자들에 비해 성실하지 않거나 게으른 것으로 규정짓긴 힘들다는 점에서 노조의 등장이 우리 사회 근로환경에 큰 변화를 준 게 분명하다”며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노조의 탄생은 근로자들의 근무환경과 태도를 크게 바꿨다. 그리고 권력화 된 노조는 우리 사회의 근로의지를 사라지게 하는 데 적잖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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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이호연] ⓒ스카이데일리 |
이 교수는 “권력화 된 노조가 목표한 바를 성취하기 위해 근무 대신 파업을 일삼는 행태가 기업의 성장동력을 훼손하는 동시에 구직자와 비조합원의 근로의지를 꺾고 있다”며 “폭력적인 방식으로 원하는 바를 성취하는 행태를 보이면서 조합 외 사람들에게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고 이 상대적 박탈감으로 인해 ‘열심히 일할 필요가 없다’는 식의 인식이 생겨나고 있다”고 피력했다.
우리나라의 노조활동은 여타 선진국과 비교해 유독 왕성한 편이다. 한경연 조사에 따르면 해외 주요국의 2009~2019년 중 임금근로자 1000명당 파업으로 인한 연평균 근로손실일수는 우리나라가 38.7일로 영국(18일), 미국(7.2일), 일본(0.2일) 등을 크게 앞섰다.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2019년 노사협력 순위에서 우리나라는 조사대상 141개국 중 130위를 기록하면서 최하위권에 위치했다.
전문가들은 노조가 사회를 구성하는 일원인 만큼 이기적인 투쟁 행위를 멈추고 사회적 요구에 응답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청년들의 일자리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해 고민하면서 필요한 행동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동시에 집단의 이익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비조합원 등 노조 밖에 있는 근로자들을 위한 노력도 강화해 국가경제와 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태기 전 단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과거 노조는 기업과 협력하며 공생관계에 있었지만 이제는 대척점에 서 있으면서 기업활동을 방해하고 일자리 문제도 심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폭력적인 투쟁을 일삼는 경우가 많은데다 법 위에 서서 집단행동에 나서는 경우까지 있는데 분명 지양해야 할 부분이다”며 “이제는 일종의 기득권이 된 노조에게 적합한 투쟁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노조는 헌법 가치를 중시하면서 기업과 국가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사회가 던지는 질문에 답을 내놓아야 한다”며 “자신들의 권익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청년들의 취업난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며 노조의 울타리 밖에 있는 근로자들의 권익은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 것인지 등에 대해 답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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