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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섭의 재테크 전망대

현재보단 미래의 쾌락 추구, 투자에도 철학 필요하다

정신적 쾌락 추구한 에피쿠로스 학파, 현대사회 삶의 방식 선택에 교훈

레버리지 부동산 투자는 가짜쾌락, 주변환경 의존도 높아 위기대처 불가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1-11-23 11:03:00

▲ 김장섭 JD 부자연구소 소장
에피쿠로스 학파라고 있습니다. 쾌락주의 학파로 우리가 고등학교 도덕시간에 배울 때 에피쿠로스 학파, 쾌락주의 학파 이렇게 외웠습니다. 그러나 요즘 현대사회를 살면서 큰 울림을 주는 철학사조가 아닌가 싶어 다시 한번 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쾌락주의 하면 육체적 쾌락을 추구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닙니다. 에피쿠로스 학파는 정신적 쾌락을 추구했습니다.
 
빵을 먹으면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에 의해 처음 먹을 때에 비해 더 많이 먹을수록 기쁨은 줄고 오히려 고통이 커집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더 이상 먹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육체적 쾌락을 추구하면 안 됩니다. 그러니 정신적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더 오랫동안 즐거울 수 있습니다. 정신적 쾌락의 종류는 무엇이 있을까요? 지식 탐구, 명예, 권력, 인기, 봉사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 중에서 타인이 주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타인이 주는 쾌락은 추구하지 않는 것이 낫습니다. 예를 들어 연예인이 있습니다. 연예인은 인기를 먹고 삽니다. 인기가 있으면 자존감이 높아지고 돈도 많이 벌죠. 그러나 인기가 떨어지면 광고수입이 줄어 돈을 벌 수 없으며 자존감도 많이 떨어집니다. 인기는 내가 스스로 얻는 것이 아닙니다. 남이 나에게 주는 거죠. 따라서 남이 나에게 주는 인기라는 것을 추구하면 남에게 의존하게 되며 그러다 심한 경우 자살에까지 이릅니다. 이와 비슷한 것이 명예, 권력, 지위 등에 관한 욕구입니다. 그러니 이런 것은 덧없다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타인보다는 자신이 스스로 얻거나 남에게 베푸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지식 탐구는 자신이 스스로 얻을 수 있으며 남에게 베푸는 봉사는 정신적 쾌락이면서 스스로 획득할 수 있기에 추구하는데 한계가 없습니다.
 
쾌락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동적인 쾌락과 정적인 쾌락. 예를 들어 물을 마시는 행위는 동적인 쾌락이며 물을 마신 행위 뒤에 오는 포만감은 정적인 쾌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동적인 쾌락이 행복감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에피쿠로스 학파는 정적인 쾌락이 안정감을 주고 이것을 쾌락을 추구해야 할 최선의 가치인 아타락시아라고 했습니다.
 
동적인 쾌락은 부족하거나 결핍되었을 때 채우려고 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배고파서 밥을 먹는 행위, 친구들과 수다 떠는 행위, 컴퓨터 게임을 하는 행위 등입니다. 동적인 쾌락은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필요한 쾌락, 불필요한 쾌락이죠. 예를 들어 사막을 지나서 물 한잔을 마시는 행위는 필요한 쾌락입니다. 그러나 값비싼 샴페인을 마시는 행위는 불필요한 쾌락이죠.
 
그렇다면 왜 샴페인을 마시는 행위는 불필요 할까요? 쾌락을 추구함에 있어 호화로운 것을 추구하면 불쾌감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돈이 없는 취준생이 아르바이트로 돈을 모아 명품 가방을 샀다고 칩시다. 사고 나서 어떤 기분이 들까요? 더 좋은 신상 가방이 나오면 간절히 소망합니다. 이러면 자신은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일을 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더 좋은 신상 명품 가방을 사려면 많은 돈이 필요하기 때문이죠.
 
따라서 명품 가방이라는 쾌락을 추구하기 위해 자신의 시간과 열정을 돈을 버는데 써야 합니다. 자신의 행복을 아르바이트 사장님에게 의탁하게 됩니다. 돈을 벌어야 비싼 가방을 다시 살 수 있을 테니 말이죠. 행복은 의탁되었고 명품 가방의 중독자가 되었으며 행복은 명품 가방을 주기적으로 살 수 있는가 없는가에 달렸습니다. 이것은 불필요한 욕망을 필요한 욕망으로 착각하도록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불필요한 쾌락은 명품 가방 이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고급 요리, 비싼 차, 고급 아파트 등이죠. 전문직은 품위 유지를 하기 위해 강남에서 비싼 아파트 월세를 살며 할부로 고급외제차를 몰고 명품시계, 명품 옷으로 치장을 하고 고급 취미를 즐깁니다. 그러나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습니다. 에피쿠로스 학파는 이런 것들은 가짜 쾌락이라 봤습니다. 두려움 없이 짚으로 만든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이 황금의자와 호화로운 식탁을 앞에 두고 고통에 빠진 것보다 낫다고 본거죠.
 
저는 부동산 투자도 해봤고 주식 투자도 해봤습니다. 부동산을 할 때와 주식을 할 때 어떤 것이 가짜 쾌락인가요? 내가 보기엔 부동산이 가짜 쾌락이라 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은 레버리지가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은 레버리지는 호화로운 황금의자와 같습니다. 무피 투자로 무한대의 수익률이 가능하지만 역전세난 걱정과 만기에 집값이 떨어지면 대출 원금을 상환해야 하는 걱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주식은 그에 비해 레버리지가 없어 무피투자가 불가능하지만 언제든지 팔 수 있는 우량주를 선택했을 경우 밤에 발 뻗고 잘 수 있습니다.
 
부동산이 가짜 쾌락이라고 하는 것은 연예인의 인기와 같기 때문입니다. 연예인은 팬에게 자신의 인기를 위탁하고 있습니다. 부동산은 위기일 때 환금성이 없어 팔지 못하며 팔리기만을 기다려야 합니다. 남에게 의지하는 투자가 부동산 투자죠. 정적인 쾌락은 채워진 것을 말합니다. 음식을 먹은 다음의 포만감과 같은 거죠. 공포가 없는 두려움이 없는 순간을 아타락시아라고 합니다. 아타락시아(ataraxia)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성에 근거해 쾌락의 획득과 고통의 회피가 인간을 행복하게 한다고 주장한 에피쿠로스 학파가 추구하는 이상입니다. 감정적, 정신적 동요나 혼란이 없는 평정심의 상태를 표현한 말이죠.
 
동적쾌락과 정적쾌락 중에 좋은 것은 정적인 쾌락입니다. 즐기는 것이 풍요롭게 한다고 했습니다. 치즈와 소박한 식사만으로 마음먹기에 따라 성대한 만찬이 될 수 있습니다. 진정한 식도락가는 맛있는 음식을 찾아다니는 사람이 아닙니다. 아무 음식을 먹거나 심지어 맛 없는 음식을 먹더라도 그 음식에서 맛을 찾아내 즐기는 사람이 진정한 식도락가라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우리 어머니 때문에 식도락가가 되었습니다. 어머니가 음식을 잘못하다보니 부대찌게만으로도 먹을 때 천국에 이릅니다. 5000원짜리 와인으로도 천국에 이르죠. 이런게 진정한 식도락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런 면에서 개그맨 고 김형곤도 저와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김형곤은 맛있는 음식을 찾아 이집 저집을 다니고 줄을 서서 먹는 사람을 이해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말했습니다. “다 맛있지 않냐?” 그게 무슨 헛소리냐 하겠지만 에피쿠로스 학파가 추구하는 생각과 다르지 않습니다.
 
아타락시아에 이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불필요한 쾌락을 추구하려는 욕망을 다스려야 아타락시아에 이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욕망을 고통의 근원으로 봤습니다. 가짜쾌락을 추구하는 것은 욕망을 쫓는 것과 같고 욕망을 쫓는 것은 고통을 수반하니 고통의 근원은 욕망인 거죠. 더 비싸고 더 좋은 것을 찾다보면 내 시간과 정력을 돈 버는데만 써야 합니다. 그러나 돈을 벌어 그것을 사거나 얻어도 쾌락은 잠시만 머물다가 금새 사라집니다. 적응한다는 얘기죠.
 
세상을 살면 쾌락과 고통을 선택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 때 계산을 잘 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담배 피우는 쾌락보다는 미래에 폐암에 걸릴 고통이 있으니 담배를 피우지 않아야 합니다. 운동을 하는 고통은 미래의 쾌락으로 이어지니 운동을 해야 합니다. 이런 것처럼 세상에는 고통없는 순수한 쾌락은 드뭅니다. 그리고 고통이 있더라도 미래에 쾌락이 있다는 계산이 선다면 미래의 쾌락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러한 계산을 잘 못하죠. 그래서 고통에 빠집니다. 따라서 에피쿠로스 학파는 욕망의 최소화가 아타락시아로 가는 길이라 봤습니다. 욕망을 최소화하는 길은 가진 것에 대해 감사하는 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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