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까지 이어질 주택 규제… 빌딩 시장 올해도 호조세 예상
최근 아파트 시장이 다소 위축된 모습이다. 한국부동산원이 공개한 지난해 11월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179.9로 전월 대비 0.79% 하락했다. 서울의 경우 1년7개월 만에 실거래가 지수가 하락하면서 집값 하락이 본격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같이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가 하락하고 있는 원인은 지난해 하반기, 정부의 가계대출관리 강화로 주택 중심으로 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매수세가 꺾이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지난해 하반기 가계부채 증가율을 6%대로 관리하겠다는 목표로 총량 규제를 시행했다. 정부의 압박에 은행은 전세, 매매 대출의 문을 걸어 잠그고 대출을 막은 바 있다.
이 같은 아파트 중심의 규제가 지난해 빌딩 시장 호황을 이끌었다. 부동산분석플랫폼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중소형 빌딩의 거래량은 948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 1010건, 2020년 1103건의 거래가 이뤄졌던 검을 감안했을 때, 4분기 물량까지 집계하면 역대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매시장에서도 빌딩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1월~11월 서울 꼬마빌딩 평균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120.0%로 집계됐다. 이는 지지옥션이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빌딩 인기는 응찰자 수로도 확인된다. 경매 물건의 평균 응찰자 수는 14.08명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많았다.
이 같은 인기는 은행 상담 비율에서도 확인된다. NH농협은행에 따르면 전체 부동산 상담 건수 중 빌딩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들어 76%를 차지했다. 빌딩 문의 비중은 2019년 35%에서 2020년 51%로 늘었다. 자산가치 상승을 목도한 투자자들이 빌딩으로 눈길을 돌렸다는 해석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욱 강력한 주택 중심의 대출 규제가 이어진다는 것이다. 금융당국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를 4~5%로 지난해(6%)보다 낮춰 잡았다. 또한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도 강화돼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카드론 등을 합한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는 경우 대출이 제한된다. 올해 7월부터는 지금보다 더 강화돼 총대출액이 1억원이 넘을 경우 DSR규제 대상이 된다.
이처럼 아파트 중심의 대출 조건이 까다로워져 올해는 지난해 이어졌던 ‘영끌’(영혼을 끌어모은 대출)·‘빚투’(빚내서 투자)와 같은 형태로 아파트를 구매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아파트 시장에 대출이 꽉 막힌 만큼, 빌딩 시장의 반사이익은 올해도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실제 현업에 있는 전문가들도 이 같은 요인 때문에 올해 빌딩 시장 호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빌딩 전문기업 원빌딩 김주환 대표이사는 “지난해 정부가 비(非)주택 대출을 강화했다고는 하지만, 아파트와 비교해서는 한없이 너그러운 것이 사실이다”라며 “강남권 중심의 토지거래 허가구역의 경우 40%까지 대출이 나오고, 이외 지역은 70%까지 여유롭게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빌딩 시장이 수익률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시장으로 판단하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사실 빌딩도 아파트와 같이 차익을 목적으로 투자를 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문재인정부 들어 아파트 문제가 너무 부각되다 보니, 이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공급책에 혈안 돼 있는데 빌딩은 아파트 만큼 공급이 많지 않다. 투자자들이 견고하게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위드 코로나 돼도 다크 스토어 시장 확장… 물류센터 올해 더 뜬다
빌딩과 더불어 올해 비주택시장에서는 ‘물류센터’도 호조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대유행으로 만들어진 비대면 문화가 위드 코로나 양상으로 간다고 하더라도 큰 변화가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비대면 문화 확산은 전 세계 유통업과 동네 상권이 꽁꽁 얼어붙었지만 전자상거래와 배달 인프라를 활용해 최소한의 인력과 투자로 운영되는 이른바 ‘다크 스토어(dark store)’와 ‘다크 키친(dark kitchen)’을 급격히 성장시켰다. 창고만 있는 소매점, 주방만 있는 식당 등 ‘다크 이코노미(dark economy)’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양식이 자리잡은 만큼 앞으로도 이러한 다크 이코노미 시장은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리서치앤드마켓은 다크 스토어 등을 통해 이뤄지는 온라인 장보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 2715억달러(약 295조원)에서 2024년에는 6633억달러(약 720조원)로 두 배 이상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크 키친도 연평균 12%씩 성장해 2027년엔 714억달러(약 78조원) 규모가 될 전망이다.
이러한 다크 이코노미가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올해 물류센터 시장도 급격히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다크 이코노미 시장에 진출한 쿠팡, 마켓컬리(컬리), 배달의민족(우아한형제들) 등 이커머스 업체는 대다수 물류센터를 활용하고 있다. 부동산 데이터 기업 알스퀘어가 실시한 전수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서울에만 약 470개의 물류창고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알스퀘어에 따르면 올해 이들 물류센터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알스퀘어가 부동산, 정보인프라부문 등 구성원 110명을 대상으로 한 ‘2022년 상업용 부동산시장 전망’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가장 유망 분야는 ‘물류·데이터센터(70.9%)’였다. 이들 전문가들은 인공지능(AI)과 증강현실(AR) 적용으로 이커머스 시장이 진화 중이고, 시간 단위 배송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며 물류·데이터 수요가 급증하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전문가들은 올해 물류센터 관련 리츠 상품 등이 더욱 많이 등장하는 등 시장이 더욱 팽창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 전망한다. 권대중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위드 코로나 양상이 펼쳐진다고 해도 현재 커진 다크 스토어 시장이 줄어들진 않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물류센터 등 기타 부동산 시장 비중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그러잖아도 물류센터가 새로운 투자처로 떠오르면서 국내 주요 리츠(REITs)들이 최근 물류센터를 자산에 적극 편입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눈여겨볼만한 분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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