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 잡기 너무 힘들다” 택시 대란 누구 책임인가

이 시간 주요기사

뉴스 > 사설

박근혜·문재인정부 ‘票’ 의식 택시업계에 항복
우버엑스·타다 베이직 등 혁신 모빌리티 억압
코로나19·기사 고령화 겹쳐 시민에 피해 급증

스카이데일리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7-13 00:02:01

전국이 ‘택시 대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법인택시의 구인난·개인택시의 고령화 등 택시 업계의 구조적 문제가 심화되면서다. 정보기술(IT)을 기반으로 한 ‘혁신 모빌리티’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수차례 있었지만 정치권은 기존 택시산업을 보호하려고 혁신을 차단하고 퇴출했다. 그러다 택시산업이 심각한 위기를 맞자 그 피해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택시 잡기가 너무 어렵다”는 시민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택시산업의 사양화와 이에 대비하지 않은 ‘혁신 거부증’이 원인이다. 최근 몇 년 새 법인택시 기사들은 환경이 좋은 배달 플랫폼이나 택배업 등으로 대거 떠났다. 개인택시 기사들은 고령화됐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말 10만2320명이었던 법인택시 운전자는 올 4월 말 7만3949명까지 줄었다. 개인택시 운전자 중 고령자는 매년 큰 폭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9년부터 전국 개인택시 운전자는 16만4000여명이다. 하지만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비율은 2019년 39%에서 올 6월 말 현재 48%로 가파르게 올랐다. 고령 운전자는 심야 운행을 꺼려 서울에서 야간에 운행하는 개인택시는 전체의 25% 수준이다. “택시 잡기가 너무 어렵다”는 아우성이 그치지 않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최근 벌어지고 있는 택시 대란이 혁신에 대한 거부에서 빚어졌다고 본다. 새로운 ‘모빌리티’ 사업 도입에 결사적으로 반대했던 택시업계, 미래 교통 수요에 대한 예측도 없이 새로운 서비스 도입을 무조건 막았던 정부와 정치권이 지금의 사태를 가져왔다고 입을 모은다. 박근혜·문재인정부와 정치권은 기존 택시산업을 보호해준다는 명목으로 이런 변화를 걷어찼다.

지난 10년간 IT 기반 ‘혁신 모빌리티’를 도입하려는 시도는 수차례 있었다. 차량 공유업체 우버는 2013년 8월 택시면허 없이도 승객을 태우고 요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인 ‘우버엑스’를 한국 시장에 내놨다. 하지만 이듬해 서울시가 우버를 ‘불법 콜택시’로 규정한 데 이어, 검찰이 트래비스캘러닉 우버 최고경영자(CEO)를 불법 영업을 이유로 기소하는 등 잡음이 커지자 우버는 2015년 3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해 버렸다.

2018년 10월 포털기업 ‘다음’ 창업주 이재웅이 설립한 쏘카의 자회사가 11인승 승합차(카니발)를 활용한 ‘타다 베이직’을 내놨다. 대형 승합차와 기사를 빌려주는 렌터카 형태여서 택시면허 규제를 받지 않으면서 택시와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했다. 승차 거부 없이 편리한 서비스 덕분에 이용자가 1년 만에 100만명에 달했다. 그러자 택시업계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2019년 5월 타다 퇴출을 외치며 택시기사가 분신한 일도 있었다. 같은 해 10월 국회는 ‘타다금지법’(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검찰은 ‘허가받지 않은 콜택시’라며 이재웅 쏘카 대표를 기소했다. 2020년 2월 법원이 타다 서비스가 합법이라고 판단했음에도 그해 3월 타다금지법은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와 국회는 여객운수법을 개정하면서 “타다금지법이 아니라 타다진흥법”이라며 “타다 같은 혁신 서비스가 더 많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갖가지 독소 조항으로 현재 사업자는 3곳, 운행 대수는 500대(업계 추정)에 불과하다.

한국 택시산업은 일본처럼 고급화되지 못했다. 미국처럼 우버의 무제한 공급을 통한 시장 경쟁 모델을 도입하는 데도 실패했다. 눈앞의 표만 보는 정치권의 고루한 행태는 시민 불편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제라도 세계의 혁신 흐름을 직시하고 국민이 편히 탈 수 있는 첨단 모빌리티 모델을 마련해야 한다.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