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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MB 비핵개방 3000’ 판박이 논란- 尹 ‘담대한 계획’
北 ‘해괴한 추태’ 주장... 尹정부 비핵화 ‘담대한 계획’ 살펴보니…
통일신보 “10년 전 이명박정부 비핵개방 3000 적당히 손질” 비판
尹정부 ‘선 폐기→후 보장’ 아닌 ‘초기 경제·정권 보장’ 노선 달라
북한 ‘선제공격 시 궤멸할 것’ 으름장에 가속화하는 한·미 공조 정상화
장혜원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2-08-09 11:11:08
▲ 북한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가 7일 우리 정부가 내세운 ‘담대한 계획’ 등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앞서 정부가 대북 경제 협력과 북한의 안전 보장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둔 ‘담대한 계획’을 중심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남북 신뢰 구축의 선순환을 추진하기로 하자 이를 두고 이명박(MB)정부의 ‘비핵·개방 3000’을 재탕한 것이라고 지적한 셈이다. [뉴시스]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윤석열정부의 대북정책 로드맵인 북한 비핵화 로드맵 담대한 계획에 이명박(MB)정부의 비핵·개방 3000’을 적당히 손질해 다시 꺼내든 것에 불과하다고 폄하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담대한 계획을 언급한 이후 대북정책의 큰 방향으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해왔다.
 
북한이 적극적으로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국제사회와 함께 반대급부로 북한 경제와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구상으로 윤 정부의 비핵화 로드맵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는 현재 미국과 협의하며 구체적인 내용을 마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MB정부는 대북정책 기조로 비핵·개방 3000’ 구상을 드러냈는데, 구상은 북한이 비핵화와 개방을 하면 ‘1인당 소득 3000달러 사회가 되도록 지원해주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 계획은 북한이 호응하지 않아 폐기처분 되다시피 한 대북정책으로, 북한이 윤 정부의 담대한 계획을 두고 MB 판박이라고 비판하고 나선 것은 이에 대한 불만이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윤 정부의 담대한 계획에 대해 도발을 일삼고 있는 북한은 이달 기준 18차례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해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7차 핵실험에 나설 준비를 마쳤다는 얘기가 무성하다. 윤 정부는 한미동맹 강화 기조로 정상화한 한미연합훈련을 실시할 방침이다. ‘담대한 계획에 앞서 강 대 강 대치 국면의 수위가 올라갔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는 지난 7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글을 엄정히 계산되고야 말 대결 망발제하의 기사에 담았다. 통일신보는 담대한 계획에 대해 한마디로 10여 년 전 남조선 각계와 세인으로부터 실현 불가능한 흡수통일문서로 지탄받고 역사의 쓰레기통에 던져졌던 이명박 역도의 비핵·개방 3000을 적당히 손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일신보는 천하바보, 쓸개 빠진 자들이 고안해냈다가 빛도 보지 못하고 휴짓조각이 되어 역사의 쓰레기통에 처박힌 것을 윤석열 정부가 10여 년이 지난 오늘 다시 꺼내 들고 담대한 계획이라는 이름을 달아 내들고 있으니 실로 얼빠진 자의 해괴한 추태가 아닐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 매체는 올해 하반기 한미연합연습 확대와 탄도미사일 방어체계와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지역 전개를 포함한 동맹 억제태세 강화등 회담 성과 등을 조목조목 지적하며 미국과 괴뢰들이 벌려놓으려 하는 대결 책동들은 규모와 도발적 성격에서 지난 시기의 책동들을 훨씬 능가하는 위험천만한 범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빅딜아닌 초기 상호 단계적 조치포괄
 
정부는 현재 미국과 협의해 대북 정책 로드맵인 담대한 계획방안을 마련 중이다. 담대한 계획은 비핵화와 경제협력 조치가 단계적으로 동시 진행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MB정부당시 비핵화3000의 요지는 비핵화와 개방을 하면 1인당 소득 3000달러 사회가 되도록 해주겠다는 취지였다.
 
윤 정부는 북한에 제공할 상응 조치로 경제협력에 체제안전 보장을 추가한다는 것으로, 비핵화 3000과 같은 빅딜해결이 아닌 비핵화와 상응 조치의 단계적인 동시적 이행을 추진하는 방안이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브리핑을 통해 담대한 계획 안에 북한이 제기하는 안보 우려 및 요구사항 등을 포함해 경제적·안보적 종합적 차원의 상호 단계적 조치를 포괄적으로 담는 방안을 보고드렸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박진 외교부 장관은 5일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개최된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정부가 구상하고 있는 대북 정책인 담대한 계획을 소개했다. ARF 외교장관회의에는 북한측도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 장관은 북한이 실질적 비핵화를 할 경우 북한 경제와 주민의 삶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담대한 계획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정부 인사가 북한 측이 대면 참석한 회의에서 담대한 계획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당시 북한 측 대표인 안광일 주아시아 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 박진 외교부 장관(오른쪽)이 4일 오후(현지 시간)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아세안 외교장관회의 의장국 주재 환영 만찬에서 안광일 북한 주아세안대표부 대사 겸 주인도네시아 대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외교부 제공]
 
 
이외에도 북한인권 개진에 대한 목소리와 함께탄도미사일 발사 규탄 및 핵실험 등에 대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는 박 장관은 회담 이후 기자들과 만나 안 대사와 전날 만찬에서 처음 만난 데 대해 설명했다. 박 장관은 북한이 올해에만 총 31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을 두고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다며 강력하게 규탄했다.
 
담대한 계획 추진과 관련해 ARF에서 구체적 성과는 거두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장관은 조건 없는 남북 간 대화가 필요하고,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비핵화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최선희 외무상 대신 참석한 안 대사는 국방력 강화는 자위적 조치이고, 미국은 이중 기준을 멈춰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ARF는 북한이 참여하는 유일한 역내 다자안보 협의체로, 남북 외교장관 간 만남이 최대 관심사로 꼽혀 왔는데, 남북 외교 당국자가 만난 것은 2018년 당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간이 면담 이후 4년 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간 견해차만 확인한 상견례 성격의 면담에 그쳤다.
 
담대한 계획에 앞서 한·미 공조를 통한 대북 강 대 강국면은 보다 구체화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국회의장이 전날인 4일 북한의 위협에 우려를 표명하고 북한 비핵화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협력하기로 합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당일 한국을 방문한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과 김진표 국회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회담한 뒤 공동 언론 발표를 통해 강력하고 확장된 대북 억지력을 바탕으로 국제 협력, 외교적 대화를 통해 실질적인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양국 정부의 노력을 지원해나가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양국 의장은 또 안보·경제·기술 등의 포괄적 글로벌 동맹으로의 발전을 강력히 지원하고 내년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기념 결의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5월 개최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이 군사동맹을 넘어 경제·기술 동맹으로 격상키로 합의한 데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펠로시 하원의장은 윤석열 대통령과 40분간 전화통화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통화에서 펠로시 의장의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방문에 대해 한미 간 대북 억지력의 징표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북한 냉소에도 정상화되는 한미 동맹 공조 강화
  
윤 정부는 담대한 계획을 비롯해 북한에 대한 강 대 강뜻을 유지하는 투트랙 노선을 걷고 있다. 박 장관은 지난달 21일 대통령실 업무보고에서 핵심분야 한미 경제안보 채널을 강화하고 인태경제프레임워크(IPEF)등 신경제질서 구축도 주도해 나간다는 구상을 보고했다. 대북 관계에 대해서는 원칙과 일관성에 기초해 북한의 비핵화를 추진하고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시 국제사회와 협력해 담대한 계획을 추진한다는 구상을 재차 보고서에 담았다.
 
국방부도 22일 진행된 대통령실 업무보고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한국형 3축 체계능력을 확충하고, 그동안 축소됐던 한미 연합훈련을 정상화해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군 정찰위성 조기 전력화와 첨단 전투기 도입을 위한 F-X 2차 사업으로 킬 체인능력을 확보하고, 장거리 지대공미사일과 장사정포 요격체계를 조속히 전력화해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달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권영세 통일부 장관(왼쪽)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이 같은 움직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으름장을 놨다. 윤 정부가 대북 선제공격을 시도할 경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밝힌 것이다. ‘전멸’ ‘응징등의 거친 단어를 쏟아내며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려는 의도가 읽힌다. 김 위원장이 윤 대통령 취임 후 대북 정책에 대해 견해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전승절’(정전협정일) 69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올해 집권한 남조선의 보수 정권은 극악무도한 동족 대결정책과 사대 매국행위에 매달려 조선반도의 정세를 전쟁 접경으로 끌어가고 있다라고 맹비난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선제적으로 우리 군사력의 일부분을 무력화시키거나 마슬(부숴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러한 위험한 시도는 즉시 강력한 힘으로 응징될 것이며 윤석열 정권과 그의 군대는 전멸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윤석열이 집권 전과 집권 후 내뱉은 망언들과 추태들을 기억하고 있다더는 윤석열과 그 군사 깡패들이 부리는 추태와 객기를 가만히 앉아서 봐줄 수만은 없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한편 문재인정부 때 폐지·중단됐던 한미연합훈련이 속속 재개될 분위기여서 주목된다. 한미양국은 22일부터 내달 1일까지 시행되는 대규모 연합훈련에 나서면서 문재인 정부가 폐지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을 '을지프리덤실드(UFS)'로 명칭을 바꿔 시행한다. 오9월에는 핵우산 협의 창구인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고, 한반도 핵위기 발생에 대비한 군사적 연습인 '확장억제수단운용연습(TTX)'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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