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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 텅 빈 거리를 열정으로 가득 채운 열정도 청년들
“청년끼리 함께 일구는 꿈… 더 힘이 납니다”
인쇄소 골목을 북적이는 번화가로… 열정으로 장사하는 청년 셋
김기찬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3-01-05 00:05:00
▲ 박민호 열정도 고깃집 점주(왼쪽), 박수빈 열정도 감자집 점주(중앙), 김운석 열정도 쭈꾸미 점주는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에 위치한 열정도에 터전을 잡고 장사를 시작한 청년들이다. [사진=이종원 대기자] ⓒ스카이데일리
 
개인의 욕심과 욕망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이익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같이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성장하겠다는 상생의 마음가짐이죠. 열정은 다른 것이 아니라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대했을 때 그 진심이 통하고 함께 동고동락하는 것이라 봐요. 만약 함께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면 이곳에서 열정을 찾아보긴 힘들었겠죠.
 
열정으로 시작한 장사이지만, 오히려 배우는 게 더 많았죠
 
서울시 용산구 백범로에 위치한 이곳 열정도는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인쇄소, 출판사, 작은 공장들이 모여 있던 골목이었다. 당시엔 디지털 기기의 발달로 인쇄업이 사양산업이 되면서 열정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가 만연한 곳이었다.
 
아무도 찾지 않는 빈 골목이 열정으로 가득 차게 된 것은 2014년 무렵, 20대 청년들이 이곳에서 장사를 시작하면서다. 청년들은 낡은 건물을 개조하고 저마다 작은 가게를 운영하면서 간판엔 열정도를 앞세웠다. 열정으로 가득 찬 섬이라는 의미를 부여했다. 코로나19 방역수칙이 대부분 사라진 지금 열정도는 주문 대기 없이는 음식 구경을 하기도 힘든 직장인들의 회식 명소로 자리 잡았다.
 
▲ 박민호 열정도 고깃집 점주는 열정도 활성화가 미디어에 자주 노출된 영향도 있지만 그 인기를 지속하는 데엔 적지 않은 노력이 들었다고 말한다. ⓒ스카이데일리
 
다큐멘터리, 뉴스, 광고 등 여러 미디어에 수년간 열정도가 노출되면서 인기가 자연스레 높아진 것도 있어요. 하지만 반짝 인기가 상승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이 인기를 유지할 수 있는 데에는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죠.”
 
열정도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민호 점주는 8년간 가게를 운영하면서 초창기부터 언론 등 미디어에서 열정도를 조명한 것이 이곳 상권이 널리 알려지고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권 분석이나 지역 특성 등을 분석하고 이에 맞는 가게를 창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현재처럼 창업에 이어 매장을 오래 운영할 수 있는 이유도 단기적인 경험을 새로 설정하는 데에서 온 것 같아요. ‘이 매장을 오픈해보고 싶다는 마음가짐에서부터 오픈 이후에는 같이 일하는 사람과 더 발전하고 싶다’ ‘같이 하는 사람들과 뭔가를 만들어보고 싶다식의 목표를 세우고 정진하다 보면 한 해 운영할 수 있는 동력이 생기고 이같은 동력이 해를 거듭해 온 거죠.
 
열정도 쭈꾸미를 운영 중인 김운석 점주는 장사를 시작한 지는 10, 쭈꾸미 집을 운영한 것만 7년 째에 접어들면서 어느새 베테랑 장사꾼이 됐다. 김운석 점주는 1년여 시간 장사를 간접적으로 배우면서 직접 경험하지 않고 배우기만 하는 장사는 한계가 있다고 느껴 직접 창업에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2년여 전 김운석 점주의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로 근무하던 박수빈 점주는 현재 열정도 감자집을 운영하고 있다. 아르바이트 근무에서 정식 직원으로 편입되면서 박수빈 점주는 장사의 꿈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김운석 점주 밑에서 일하면서 어깨 넘어로 장사에 대한 노하우를 나름대로 터득했죠. 하지만 일종의 매너리즘에 빠졌어요. 내 매장을 운영하고 싶은데 김운석 점주의 그늘 아래에선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 거죠. 열정도 감자집의 점주 자리가 비었다는 소식을 듣고 코로나19 시기였음에도 도전해보고 싶단 강한 열정이 있었어요.”
 
처음부터 쉬운 일은 아니었죠. 코로나19 당시 매장엔 파리만 날렸어요. 떨어지는 매출보다 가장 큰 고민은 점주로서 직원이나 아르바이트 친구들을 책임져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긴다는 것이었어요. 장사라는 것이 청년만의 열정이나 아이디어 만으론 역부족이라는 것을 실감하게 되는 대목이었죠.”
 
혼자 가면 금방 지치지만, 함께 같이 가면 멀리 나아갈 수 있어요
 
▲ 김운석 열정도 쭈꾸미 점주는 같이 성장하고 상생의 길로 나아가 '내 사람'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대를 이어서 수십년간 장사할 정도로 기간이 오래되진 않았지만, 젊은 나이로 10년 가까이 장사하면서 세월의 변화를 느낄 때가 가장 보람찬 것 같아요. 커플로 매장에 처음 방문했던 손님이 어느새 결혼한 사이가 됐더군요. 제가 이 자리에서 매장을 운영하면서 사람을 만나다 보면 언젠가 그분들의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는 재미도 쏠쏠할 것 같아요. 손님들 사이에서 기억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껴요.”
 
박민호 점주와 김운석 점주는 수년간 매장을 운영하면서 손님들의 변화, 다양한 사람들과의 만남을 가장 보람찬 순간으로 꼽았다. 또한 청년의 나이로 장사하면서 젊은 또래의 직원들과 함께 일하다 보면 같이 성장하는 느낌을 받는다는 것도 장사하길 잘했다고 느끼는 순간이라고 짚었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을 내부 고객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내부 고객이 만족을 해야 외부 손님들도 만족을 느낄 텐데, 내부 고객들이 이런 마음을 헤아려 줄 때 감사함을 느껴요. 나의 이익만을 추구한 매장이 아니라 사람 대 사람으로서 서로 위하다 보면 진심이 통할 때가 있죠. 결국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는 것, 그것이 저희 열정의 원동력이 되죠.”
 
▲ 박수빈 열정도 감자집 점주는 직원과 같이 성장할 수 있는 것이 창업 및 장사의 큰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스카이데일리
 
만약 열정도에서 일하지 않았더라도 작은 가게에서 만큼은 캡틴으로 일하고 있었을 것 같아요. 무언가 일을 할 때 납득하지 않으면 스스로 행동으로 옮기질 않으려 하는 성격이었지만 다른 사람과 함께 일하면서 이런 까다로운 성격도 많이 부드러워졌던 것을 생각하면 직원과 같이 성장하는 것이 창업·장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하죠.”
 
이렇게 말하는 박수빈 점주를 비롯해 열정도의 점주들은 하나같이 상생의 가치를 높이 평가했다. 매출이나 이익적인 차원을 넘어 장사하는 청년으로서 직원과 함께, 같이 나아가지 않으면 금세 원동력을 잃고 오래 나아갈 수 없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혼자 가려면 금방 지칠 수 있는데 함께 같이 가면 멀리 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내가 지칠 때 동료가 열심히 해주고, 동료가 지칠 때 내가 열심히 하는 그런 상생의 가치 말이죠. 다만 무엇보다 중요한 상생의 가치를 실현하기란, 좋은 인재와 오래 일할 수 있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죠. 이같은 고민을 거듭해 나가야 비로소 좋은 사람, 좋은 매장이 될 거라는 일념으로 장사할 계획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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