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에픽게임즈 유럽 아이폰용 앱 마켓 출시 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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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픽 CEO “소송 보복이자 경쟁자 죽이기”

김학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07 11:53:16

▲ 애플과 인기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즈가 또 충돌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기 온라인 게임 ‘포트나이트’를 개발·운영하는 게임사 에픽게임즈(에픽)가 유럽에서 아이폰·아이패드용 자체 앱 마켓(온라인 마켓플레이스) 개발에 필요한 개발자 계정을 애플이 막았다고 밝혔다. 개발자 계정이 있어야만 애플 기기에 앱을 배포할 수 있다.

6일(현지시간) CNBC와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팀 스위니 에픽게임즈 최고경영자(CEO)는 필 쉴러 애플 앱스토어 대표와 애플 변호사들의 이메일을 인용해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앱스토어 경쟁자 에픽을 죽이려는 애플의 방식이 매우 터무니없다”며 “자기 성벽에 적들의 해골을 전시하던 중세 봉건 영주(의 행위)”에 비유했다. 또 애플의 결정은 에픽의 ‘독점금지 로비’ ‘애플 상대 소송’과 자신의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에 대한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애플은 에픽 개발자 계정을 해지할 권리가 있다고 반박했다. 대변인 성명을 통해 “법원은 에픽이 애플에 대한 계약상 의무를 심각하게 위반해 에픽이 통제하는 전부를 언제든지 종료 가능한 단독 재량권이 애플에 있다고 결정했다”며 “에픽 계정 종료를 위해 그 권리를 행사하기로 했다”고 맞섰다.

앞서 두 회사는 2020년부터 법적 다툼을 벌여 왔다. 애플은 2020년 에픽이 자체 결제 링크를 안내하는 등 앱스토어를 통해 내야 할 수수료를 회피했다(인앱 결제 정책 위반)는 이유로 포트나이트를 앱스토어에서 퇴출했고 에픽 개발자 계정 중 일부를 막았다.

이에 에픽이 그해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애플을 고소했으나 지난해 4월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은 애플의 앱스토어 정책이 반독점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원심판결을 유지했다. 다만 앱스토어 내 인앱 결제 강제는 위법으로 보고 정책 수정을 명령했다. 이후 에픽은 유럽의 애플 기기에 자사 게임을 배포하고자 자체 앱 마켓을 개발하려 했으나 필요한 개발자 계정이 이번에 차단된 것이다.

CNBC는 이를 “유럽에서 애플이 경쟁 앱 마켓을 거부한 공개적 첫 사례”로 꼽으며 “애플의 ‘디지털 시장법(DMA)’ 준수 계획에 대한 정밀 조사가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럽연합(EU)은 애플을 포함한 시장 지배적인 플랫폼 사업자의 지배력 남용을 막기 위해 지난해 DMA를 제정했다.

DMA는 제3자 마켓플레이스를 허용하도록 강제한다. 즉 애플 기기 사용자가 앱스토어가 아닌 다른 앱 마켓에서도 앱을 내려받을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EU 집행기관인 유럽위원회(EC)는 로이터의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김학형 기자 hhkim@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