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지율 폭락한 與… 장예찬·이종섭·황상무 벽에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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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서 15%p 내린 30%… 민주당, 8%p 올라 32%
한동훈·나경원·안철수 등 한 목소리로 3人의 결단 촉구
李·黃은 침묵하거나 소극적… 張은 “무소속 수영 출마”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18 14:18:25

▲ 국민의힘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인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중앙선거위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서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일주일 사이에 10여%p 폭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당에서는 특히 장예찬·이종섭·황상무 세 사람의 설화·처신 논란이 원인 아니냐는 목소리가 고조된다.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는 사태 수습에 총력을 쏟아붓고 있지만 돌파구가 마련될 지는 미지수다.

한국갤럽이 12~14일 전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상세사항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서울의 국민의힘 지지율은 30%를 기록했다. 전주(45%) 대비 15%p 하락했다. 같은 기간 더불어민주당은 8%p 올라 32%로 나타났다. 총선에서 여당이 승리해야 한다는 정부 지원론도 서울에서 전주(42%) 대비 11%p 떨어진 31%로 조사됐다.

국민의힘에서는 △장예찬 전 최고위원의 ‘난교’ 등 옛 게시물 △해병대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의 이종섭 호주 대사 출국 논란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기자 회칼 테러’ 언급 등이 지지율 하락에 영향 끼쳤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대로라면 수도권에서의 저조한 총선 성적을 바탕으로 전국에서 총 130석 안팎 확보에 그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높아진다. 22대 국회에서도 여소야대 정국과 야당 ‘입법 폭주’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여소야대 구성은 차기 대선에서 국민의힘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크다. 22대 국회의원 임기는 2028년 5월29일까지다. 21대 대선은 2027년 3월3일에 치러진다. 이해찬 민주당 상임 선거대책위원장은 민주당의 20년 장기 집권을 주장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총선을 약 20일 앞두고 논란의 세 사람이 선거일까지 자숙하거나 조속히 거취를 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국민의힘에서 거세지고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기자들과 만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즉각 소환을 통보해야 하고 이 대사는 즉각 귀국해야 한다”며 “황 수석은 본인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경원 공동 선대위원장도 18일 “한 위원장이 말했으니 (황 수석 등은) 본인이 알아서 정리할 건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된다”고 촉구했다. 안철수 공동 선대위원장도 “인사 조치가 필요하다”고 했다.

김경율 비대위원도 “이 분(황 수석)은 공직자로서 자세가 돼 있지 않다. 오늘이라도 당장 사퇴하는 게 올바른 길”이라고 했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나 ‘장 전 최고위원의 무소속 출마 시 당에선 어떻게 조처할 건가’라는 질문에 “총선 승리를 위해 힘을 모아달라고 설득하겠다”며 만류하겠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내놨다.

그러나 논란의 세 사람은 요지부동이다. 황 수석은 16일 입장문에서 “제 언행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 언론인 여러분께 사과드린다”고 밝혔지만 18일 오전까지 사퇴 여부에 함구했다. 17일 이 대사는 “내일이라도 귀국하겠다”면서도 ‘공수처가 조사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그는 “일단 현 시점에서 본다면 공수처와 4월말 공관장 회의 기간에 일정을 잡아 (조사 받으러) 가는 것으로 조율됐다”고 했다. 총선은 4월10일 열린다.

장 전 최고위원은 18일 탈당 후 무소속으로 부산 수영에 출마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수영구 주민들께서 저의 진심을 다 바친 사과와 반성을 받아주시고 청년기의 실수를 포용해 주시기를 간절히 부탁드리고 싶다”며 “잠시 당을 떠나지만 수영구 주민들과 함께 반드시 승리해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 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시 당선되더라도 복당은 없다고 못 박은 바 있다. 장 전 최고위원의 이날 발표는 당 사령탑에 대한 정면 항명이 된다. 게다가 장 전 최고위원이 수영에서 보수표를 일부 흡수할 경우 그만큼 국민의힘 후보 득표수가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민주당 후보만 어부지리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수영에서 세력을 과시 중이다. 18일 수영구 청년 30여 명은 국민의힘 부산시당을 찾아 ‘장예찬 공천 취소 규탄 대규모 집회’를 열고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20대 때 잘못을 두 차례나 사과하고 반성했으나 공천 취소 행태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날 부산학부모연합회라는 단체도 성명에서 “수영구 주민들에게 선택받아 공천을 받은 장 후보를 공천 취소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대통령실도 여당과 엇박자를 내는 모양새다. 18일 대통령실은 대변인실 명의로 언론에 배포한 ‘현안 관련 대통령실 입장’에서 “공수처가 조사 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 공관장(이 대사)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건 매우 부적절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 그룹 내에서도 대통령실 입장과 선을 긋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을 잇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이용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이 이 대사를 즉각 귀국시켜야 하나’라는 질문에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며 “(황 수석도) 스스로 거취를 결정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용산발 리스크까지 겹친 상황에서 일단은 논란의 세 사람에 대해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라도 취함으로써 떠나가는 중도층 표심을 잡는다는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17일 중앙선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우리 입장은 그대로 (계속) 간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