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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간 강 대 강 대치 첫...'))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 결정으로 의·정(醫政) 간 강대강 대치가 파국으로 치닫는 가운데 첫 의사 면허 정지 사례가 나왔다. 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무더기 징계도 현실화했다. 의료계는 ‘도제시스템으로 계승되는 의학교육은 한 번 단절되면 복구 불가’라는 평가가 나왔다. 출산휴가를 낸 후 사직한 전공의는 정부 ‘업무개시명령’을 두고 자유민주국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한 공공병원 과장은 19일 본지에 전공의 징계의 본질은 ‘대한민국 의료계 붕괴’라고 촌평했다. 그는 “의학은 일본이나 독일의 장인계승 시스템과 같은 교육이 현장 기술과 지식 습득으로 이루어지는 산 교육의 산실”이라며 “교과서와 이론으로는 절대로 커버 불가능한 부분이 훨씬 더 많다”고 했다. 그는 “허리를 담당하는 전공의와 전임의가 집단 행동 후 정부 징계를 받으면서 현직 의대 교수들 의학 기술 전수를 받을 이들이 사라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윤석열정부가 의료계 목부터 허리까지 모두를 잘라내서 이제 복구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날 빅5병원 필수의료과 한 의대 교수는 사직의 변을 남기고 현 상황의 처참함을 토로했다.
이 교수는 “불과 한 달 만에 이 땅의 의료가 망가져버린 게 믿기지 않는다”며 “불과 한 달 전 우리 팀이 전부 있었을 때 환자가 와도 무서울 게 없었는데 환자를 보는 게 괴롭다”고 고통을 토로했다. 이어 “인턴·전공의·전임의 없이 수술하고 병동을 지켜온 지 이미 한 달”이라며 “원체 밤새 수술하는 사람이었으니 몸이 힘든 것이야 큰 문제가 아닌데 정신이 너무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어 “전공의·전임의가 사직한 후 제가 혼자서 수술할 수 있는 환자는 이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며 “작년만 해도 ‘폐암 진단 후 한 달 이내 수술하는 비율’을 따졌는데, 지금 폐암 환자들은 기약없이 수술을 기다리고 있는데 불과 한 달 사이에 벌어진 비극”이라고 했다.
그는 전공의가 떠난 병원에 대해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가장 어려운 수술을 받을 수 있는 나라 모두 전공의 덕분에 가능했던 것”이라며 “전공의들은 의학의 맥을 이어갈 이들이며 모두의 미래였는데 떠났기 때문에 절망밖에 안 남았고, 상황을 막을 수 없었다는 것에 원통하고 또 원통하다”고 호소했다.
복지부 수련병원 이탈 전공의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
서울의대 교수들 “25일 사직” 전공의 행정명령 대응 대비
의사단체 “복지부 장·차관이 전공의 사직권 방해‘ 고발
이날 부터 정부의 의료계 징계가 본격화했다. 김택우 의협 비대위원장과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은 전날 보건복지부의 3개월 면허 정지 본 통지서를 우편으로 송달받았다. 뿐만아니라 전날 복지부는 수련병원을 이탈한 전공의 가운데 ‘폐문 부재’(문이 잠겨 있고 사람이 없음)나 ‘주소 확인 불가’ 등의 이유로 업무개시명령서를 우편으로 수령하지 못한 1308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복지부 누리집에 공고했다. 이들에 대한 공시의 효력은 이날부터다.
‘공시’는 면허 정지 행정처분 사전 통지서를 보내기에 앞서 정부 업무개시명령이 전달됐음을 확실히 해두는 조처다. 전공의가 정부의 명령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행정소송 등에 나설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것이다. 복지부는 이번 공시 송달 이후에도 대상자들의 현장 복귀 여부를 재차 확인하고 처분 절차에 들어갈 전망이다.
아울러 그동안 문자·우편 등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는데도 수령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 전공의들을 대상으로도 추가로 명령을 공고할 예정이다. 복지부는 대상자들에게 “명령을 확인하는 즉시 소속 수련병원에 복귀해 환자 진료 업무를 개시해주길 바란다”고 통보했다. 정당한 사유 없이 명령을 거부하면 의료법에 따라 행정처분이나 형사고발 될 수 있다는 점도 알렸다.
의료법 66조는 최대 1년간의 면허 자격 정지를 88조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을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전공의에 대한 처분에 속도를 높이는 한편, 집단 사직서 제출 움직임을 가시화하는 의대 교수들에 대해서도 각종 행정명령을 검토하고 있다.
전날 업무개시명령을 우편 등기로 받았다는 한 전공의는 온라인에 글을 올리고 전날 복지부로부터 온 등기 우편 사진을 올렸다. 그는 “2월 중순 출산한 후 바로 출산휴가를 했으며, 사직서를 제출했다”며 “이달 초까지만 해도 출산휴가와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신생아를 돌보고 있는데 이게 나라가 맞느냐”고 되물었다. 아기를 돌보기 위해서 출산휴가를 낸 상황에서 사직도 할 수 없고 업무개시명령으로 병원 복귀를 하지 않을 경우 의료법에 의해 처벌 받는 건 강제노역이나 다름없다고 빗댄 것이다.
의사단체는 부당함을 따지자며 법적 대응도 나섰다. 임현택 미래를 생각하는 의사 모임 대표(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와 변호인단(아미쿠스 메디쿠스) 이재희 변호사는 이날 사직 의사를 밝힌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 명령을 내리는 것이 부당하다는 취지로 경기 과천 공수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복지부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제2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했다. 이 자리에서 임 회장은 “정부가 1만3000명에 달하는 전공의의 휴식권·사직권·모성보호권, 전공의가 아닌 일반 의사로 일할 권리, 강제 노역을 하지 않을 권리 등 헌법과 법률 그리고 자유로운 계약에 따라 보장된 정당한 권리행사를 방해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복지부가 집단 진료 거부 중인 전공의들에게 업무개시명령을 공고한 건 지난 1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 13명에 대한 공시송달 이후 두번째다. 25일 이후부터 시작될 처분 통보를 앞두고 전공의들은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는 걸로 전해졌으며,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하며 집단사직 여부를 논의한 서울의대 교수들은 이날부터 사직서를 취합해 25일에 일괄 제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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