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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컬리가 폐기되는 상품을 구입해 재판매한 유통업체에게 구속조건부 거래를 강요한 사실이 밝혀지며 갑질의혹이 일고 있다.
20일 본지가 입수한 2020년 마켓컬리와 유통업체 A의 상품 매매 계약서에 따르면 마켓컬리는 해당 거래에서 마켓컬리에게 물품을 구입한 A에게 해당 상품을 온라인 판매금지 조항을 계약서에 표기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45조 1항의 7호는 거래 상대방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조건으로 거래하는 행위에 대해 불공정거래(구속조건부 거래)로 규정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사무관을 지낸 업계 관계자는 “계약 내용을 보면 마켓컬리와 해당업체는 매매위탁이 아닌 소유권을 넘기는 매매계약을 한 것”이라며 “상품의 소유권을 가진다는 것은 상품의 처분 역시 자유로워야 하는데 이를 계약으로 제한하는 것은 소유권자의 정당한 권한행사를 계약으로 제한하는 전형적인 구속조건부 거래행위로 불공정거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계약서가 만약 사실이라면 공정위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2019년 공정위는 실제로 2007년 6월부터 2018년 12월까지 화장품 수입판매업자인 정동화장품이 총판 등에 수입 화장품을 공급하면서 온라인 영업을 금지한 행위 등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린 바 있다.
해당시기 정동화장품은 총판 등과 온라인 영업을 금지하는 거래약정서를 체결하고 공문이나 교육을 통해 수시로 온라인 판매 금지 사실과 위반 시 패널티를 공지했다.
공정위는 당시 이들의 행위가 거래 상대방의 선택을 부당하게 구속하는 불공정거래 행위인 구속조건부 거래 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는데 다만 공정위는 이들 업체가 판매한 화장품이 전체 화장품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점 등을 고려해 과징금 처분은 하지 않았다.
한편 해당 계약에서 거래된 상품이 마켓컬리가 직매입했다가 유통기한이 임박해 재유통에 나선 신선·가공 식품이라는 의혹에 대해 마켓컬리는 전면 부정한 바 있으나 본지가 계약서를 내밀여 이에 대해 문의하자 가공식품에 대해서만 재유통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이 계약서에는 거래상대방인 A에게 본 계약 내용에 대해 철저한 비밀유지의무를 요구하며 동시에 A에게 ‘마켓컬리로부터 공급받은 상품을 포장하거나 유통하는 경우 마켓컬리 고유의 로고 및 상표 등 마켓컬리의 상품임을 인지하거나 추정할 수 있는 표식 일체를 제거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표식은 마켓컬리의 신선식품 브랜드인 KF365(마켓컬리프레시365)의 브랜드택으로 알려졌는데 폐기가 임박한 식자재들이 오프라인 마켓 등에서 자사 브랜드택을 달고 유통될 경우 그간 쌓아온 마켓컬리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고려한 조치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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