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 과거 여아 성폭행범 변론… 민주당 “사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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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 변호하며 ‘피해자 父가 성병 옮겼을 수도’
민주당 입장에 범야권에서도 “이게 女 정책 방향?”

오주한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4-03-21 13:35:39

▲ 20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이재명(오른쪽) 대표가 조수진 후보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혜택 의혹 속에 비명계 박용진 의원을 경선에서 꺾고 본선에 진출한 친명계 조수진 서울 강북을 후보가 여아 성폭행범 변호 및 2차 가해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조 후보 공천 취소는 없다고 못 박았다. 이에 야권에서도 조 후보 사퇴 촉구 여론이 일고 있다.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는 2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조 후보 공천을 재논의했느냐’는 질문에 “안 했다”고 밝혔다.

정치권 등에 따르면 조 변호사는 지난해 초등학교 4학년생 A양을 성폭행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0년이 선고된 체육관 관장 B씨를 2심까지 변호했다. A양은 2017년 B씨로부터 지속적인 성폭행을 당해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됐다. 이에 조 후보는 “다른 성관계를 통해 A양이 성병에 감염됐을 수 있다”며 가해자로 A양 아버지를 지목하는 듯한 변론을 내놨다.

당시 A양의 법률 대리인이었던 신진희 대한법률구조공단 피해자 국선 전담 변호사는 “(성병을 옮겼다는) 제3자 안에는 심지어 (A양의) 가족도 언급돼 있었다. 터무니없는 주장”이라며 조 후보에 의한 2차 가해임을 주장했다. 2심 재판부는 체육관 학생들 진실 및 피해자 심리 검사 결과·산부인과 의사 의견 등을 토대로 B씨 측 항소를 기각했다. 대법원도 징역 10년을 확정했다.

조 후보 공천을 두고 다수 여성 단체들은 사퇴를 촉구했다. 한국여성민우회·한국여성단체연합·한국YMCA연합회 등 146개 단체가 조직한 단체 ‘어퍼’는 20일 논평에서 “민주당은 조 변호사 공천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를 일축한 것이다. 조 변호사도 20일 입장문에서 “국회의원 후보로서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드린다”면서도 “제가 과거 성범죄자 변론을 맡은 것과 블로그를 통해 홍보한 건 변호사 윤리 규범을 준수하며 이뤄진 활동이다. 국민을 위한 공복으로 다시 태어나겠다”고 사실상 사퇴를 거부했다.

급기야 범야권에서도 조 후보가 거취를 결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장혜영 녹색정의당 의원은 21일 자신의 SNS에서 “성범죄자 감형이 민주당 여성 인권 정책 방향인가”라고 비꼬며 “변호사가 피의자를 변호할 수 있다. 문제가 되는 것은 이러한 이력을 가진 인물을 국민의 대표로 공천하는 것의 의미”라고 했다.

여권은 조 후보의 여야 성범죄 가해자 변호 외에 과거 이력도 문제 삼고 있다. 조 후보는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 보좌관 등을 지냈다. 통진당은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정당으로 규정돼 강제 해산된 바 있다.

오주한 기자 jhoh@skyedaily.com 기자페이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