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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비방·폄훼 멈추고 차별적 정책 제시하라
중도층 끌어들이기 위한 이슈 선점해야 승리
물가 안정·일자리 등 당면 현안 솔루션 내놔야
김상철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3-26 06:31:10
 
▲ 김상철 글로벌비즈니스연구센터(GBRC) 원장
슈퍼 선거의 해라고 불릴 정도로 연초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정치 열기가 뜨겁다. 올해 예정된 각국 선거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가장 먼저 끝난 대만 총통 선거에서는 중국에 강한 적대감을 보이는 민진당이 무난하게 재집권했지만, 의회 의석 확보는 과반에 미달했다. 미국과의 안보·경제 협력이 더 강화될 전망이다. 
14일 시행된 인도네시아 대선에서는 현 조코위 대통령이 미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가 58.6%(9630만4691표)라는 절반 이상의 득표율로 1차 투표에서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어서 15~17일 거행된 러시아 대선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87%대라는 최다 득표율로 당선, 최장기 30년 집권의 길을 열었다. 푸틴은 서방의 부정 선거 시비에 대해 3차 세계대전 운운하며 빗장을 걸었다. 
이후로도 4월 인도, 6월 멕시코, 9월 일본(총재 선거), 11월 미국 등 세계적 관심을 끄는 선거가 줄줄이 이어진다.
 
우선 다음 차례는 보름 정도 남은 한국 총선이다. 다른 나라 선거에 비교해 상대적으로 외부 관심은 크지 않지만 내부 분위기는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사실 이번 총선이 국가 발전 단계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기적 시점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선거 결과가 한국의 장래에 미칠 영향이 매우 크다. 요약해서 정리하면 지난 수년간 계속되어 온 불확실성이 계속될 것인가, 아니면 확실성을 키우면서 당면한 국가 현안에 슬기롭게 대처할 가능성을 높일 것인가로 귀결된다. 
 
이러한 중차대한 시대정신을 내포하고 있는 이번 총선의 선거판 상황을 보면 매우 실망스럽다. 정책 대안은 실종되고 상대에 대한 비방과 공격만 난무한다. 야당은 정권을 심판한다며 현상을 침소봉대하면서 심지어 과일이나 파까지 들고 나와 경제 파탄의 책임을 묻겠다고 열을 올린다. 여당은 야당 대표에 대한 인신공격에다 공천 과정의 투명성을 강조하면서 상대 흠집 내기에 혈안이다. 초기엔 이런 전략이 먹혀들어 가는 듯하다가 시간이 갈수록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양당에 대한 절대적 지지를 보이는 적극적 지지층을 제외한 중도층 유권자들이 이에 염증을 느껴 관망세로 돌아서는 기운이 감지된다. 남은 3년 집권 기간 할 일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열변을 토하지만 공허하게 들린다.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없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가 최근 포퓰리즘 세력의 선동으로 국가를 역주행시키고 있는 양상이 허다하게 감지된다. 경험한 바와 같이 포퓰리스트들은 뿌리 깊은 경제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약속했지만 결과적으로 미래 세대에 엄청난 빚만 남겼다.
 
이번 총선에서 또 하나 지적하고 싶은 것은 여·야의 차별성이 없다는 점이다. 당연히 야당은 정권 심판론을 들고 나온다. 이를 방어하는 여당은 집권 세력으로서 국가 미래에 대한 비전과 방향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하겠다는 일을 선명하게 제시하면서 국민적 관심을 끌어낼 수 있는 이슈 선점이 필요하다. 
 
우선 정치 개혁이다. 한번 이야기를 뱉어 놓고 슬그머니 꼬리를 감춘 여의도 개혁에 대한 구체적 실천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의석수 축소와 국회의원 세비의 국민 중위소득 수준으로의 조정에 대한 방향 제시가 요구된다. 이와 더불어 온갖 특권으로 국민 위에 군림하는 관행을 전면 재정비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걷어차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치 개혁 로드맵을 보여 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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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경제다. 물가 안정·금리인하·일자리·수출 등 당면 현안에 대한 솔루션을 내놓아야 한다. 저출생·고령화, 지방 소멸, 메가시티를 비롯한 광역화 문제 등 경제 재도약 관련 현실적인 청사진을 보여 주어야 한다. 
 
의료 개혁 이후 인재 쏠림 현상을 억제하기 위한 종합적 처방도 필요하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관련한 첨단 제조 기술 육성과 기업 지원과 관련한 보조금, 감세 정책 등 경쟁력 제고를 위한 비전과 대안 제시는 기본이다. 오죽하면 제삼자인 ‘암참(AMCHAM·주한미국상공회의소)’이 대통령에게 차이나 엑소더스에 대응, 한국의 글로벌기업 유치 전략에 대해 조언까지 하겠는가? 홍콩은 중국화 쐐기로 아시아 허브 기능을 상실하고 있으며 그 틈을 노려 싱가포르가 어부지리를 톡톡히 챙기고 있다. 과도한 규제만 풀면 한국도 싱가포르 수준 이상으로 외국 기업 유치가 가능하다고 일침을 가한다. 하지만 해외에 나가 있는 자국 기업의 유턴도 만들어 내지 못하는 현실이고 보면 답답하기 그지없다. 한국의 전략적 가치 제고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안보 이슈다. 북한의 위협은 진행형이다. 중국과 러시아는 스토롱맨 리더십으로 서방을 시시각각으로 위협하고 있다. 한국의 생존 방법은 명확하다. 줄타기를 하려고 해도 이들의 눈에 한국은 서방 편이다. 원칙에 충실한 자세를 유지하며 실사구시적 접근을 해야 한다. 지난 7년간 단절되다시피 했던 호주와 중국 간의 관계가 호주가 독립 외교를 천명하면서 경제 교류 확대 재개에 나선 것을 충분히 참고할 필요가 있다. 
 
선거 판세는 여전히 요동치고 있다. 그러므로 양당 모두 막판에 승기를 잡는 반전이 가능하다. 이번 총선의 바닥 정서인 야당의 정권 심판론에 대응하기 위해선 여당에겐 국가 재건 혁신론이라는 맞불 전략이 필요하다. 누가 더 차별적이고 국민에게 어필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엇갈릴 수 있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뛰어넘는 국가 혹은 지역 발전에 대한 맞춤식 전략 제시와 더불어 돌발 악재를 줄이는 쪽이 최후에 웃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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