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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맛있는 우리말 [249] “저기요, 있잖아요”
최태호 필진페이지 + 입력 2024-06-26 06:30:00
 
▲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필자가 고등학교에 재학하던 시절에 교감 선생님과 관련된 일화다. 선생님께서는 교장 대신 훈시를 할 때면 항상 “마! 시방(時方)부터…”라고 하면서 훈시를 시작하셨다. 사실 ‘시방(時方·말하고 있는 이때에)’이라는 말은 표준어인데, 당시에는 모두 시골 사람의 말로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항상 “마!~~~”라는 ‘발어사(發語辭·말을 꺼내  의견을 나타낼 때 하는 말)’를 달고 다니신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저기요!” “ 있잖아요” “저기 있잖아요”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마다 아이들에게 “있기는 뭐가 있니? 그냥 말해 봐”라고 하면서 웃으며 넘어가지만 사실은 속이 탄다. 우리 아이들이 말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은 것이다. 어떻게 말을 해야 하는지 논리적으로 말하는 법도 모르고, 존대법은 더욱 모른다.
 
예전에 우리 한국어학과에서는 ‘외국인 한국어 말하기 대회’를 개최한 적이 있다. 그중에 가슴 아픈 사연이 하나 있었다. 방글라데시에서 온 노동자였다. 그 대회는 결혼이주여성·다문화가정 자녀 이중언어 그리고 유학생 한국어 말하기 등 다양하게 시상을 했다. 당시 그 노동자는 회사에서 사장이 하도 “야, 이 C8 놈아!”라고 말을 시작해서 ‘C8’이 발어사인 줄 알았다고 했다. 오호 통재라!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한국어문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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