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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식품 전문업체 컬리가 ‘김슬아 대표의 해외 도피설’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티메프(티몬·위메프) 사태가 이커머스 업계의 재무구조 악화, 이에 따른 채무 문제가 불거졌다는 소문이 확산하면서다. 컬리 측은 “사실무근”이라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전날 오후 입장을 내고 “김슬아 대표의 해외 도피 등 근거 없는 소문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고, 온라인 등에 허위 사실을 유포할 시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컬리의 현금 유동성 등 재무구조도 안정적”이라고 덧붙였다.
컬리가 공식적으로 대응에 나선 것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김슬아 대표가 채무로 인해 해외로 도피했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무분별하게 확산하고 있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다. 컬리 측에 따르면 전날 오후 김 대표는 본사에서 회의도 주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사태가 발생한 이유는 티메프 사태를 겪는 판매자들이 이커머스 업체의 재무구조에 관심이 높아지면서다. 이번 티메프 사태로 이커머스 업체에 대한 소비자·판매자들의 신뢰가 낮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컬리는 티메프 사태가 발생한 이후 재무구조에 대한 우려를 가장 많이 받은 업체 중 한 곳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컬리의 영업손실(연결기준)은 2021년 2177억 원·2022년 2334억 원·2023년 1436억 원을 기록했다. 3년 동안의 영업손실은 6000억 원에 이른다. 또 부채총계도 2022년 5799억 원에서 2023년 8120억 원으로 증가했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기록하며 순손실액을 지난해 524억 원에서 99억 원으로 크게 줄였지만 순이익 전환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결손금은 계속 불어나고 있다. 결손금은 이익잉여금의 반대되는 개념으로 사업을 하며 쌓아온 적자를 의미한다. 2021년 1조8400억 원이었던 컬리의 결손금은 지난해 기준 2억2615억 원,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2조2777억 원까지 늘었다.
컬리가 올해 초 정산주기를 늦췄다는 점도 소문의 배경이 됐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컬리는 올해 1월에 기존 익월 대금 정산 기한에 대해 차등적으로 늦추는 방안을 전 공급사를 대상으로 공지했다.
기존에는 매월 1일~말일까지 입고(매입)되는 상품에 대해 다음달 말일에 대금을 지급했는데, 최근에도 1~10일 납품건에 한해선 납품일 기준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대금을 지급하고 있다. 하지만 11~20일 납품된 상품들은 두 달 뒤 10일까지, 21일부터 말일 납품 건은 두 달 뒤 20일까지 정산을 늦추는 식이다. 월말에 상품을 납품하는 공급사들은 기존보다 최대 20일 늦게 대금을 지급받게 된다.
티메프 사태를 촉발한 원인으로 정산주기가 꼽힌다. 위메프의 경우 판매 월 기준 두 달 후 7일에 대금을 지급하면서 최대 70일까지 판매자에게 정산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티메프 사태가 커지면서 긴 정산주기가 문제가 됐고, 정부도 나선 상태다.
일각에서는 티몬·위메프 사태와 비슷하게 자금난을 겪기 때문에 자금 융통을 위해 정산대금 주기를 늦춘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업계 관계자는 “티몬과 위메프 사태로 인해 이커머스 업계에 흉흉한 소문이 돌고,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면서 “이런 소문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기 전에 빠르게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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