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깃집 프랜차이즈 가맹점 ‘육식사관학교(본사 산들그린)’가 육군사관학교(육사)의 동의 없이 육사와 비슷한 로고로 가맹점을 홍보하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육군은 ‘상표권 침해 해당 소지가 있다’는 입장인 데 반해 산들그린 측은 무단 사용이 아니라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더 나아가 산들그린은 ‘육식사관학교 상표권 등록’을 별도로 진행하고 있어 추후 육군과 갈등이 걷잡을 수 없이 불거질 전망이다.
5일 스카이데일리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육식사관학교 상표권 무단 사용 논란’이 온라인에서 일파만파 확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건은 고깃집이 상표권이 등록된 ‘육사’ 부대표지와 비슷해 보이는 ‘로고’를 만들어 상업 활동에 나서면서 촉발됐다. 육사 출신의 한 소식통은 “육사는 국민과 군에게 ‘정예 장교 육성 요람’으로서 명예가 있는데 이런 이미지를 돈벌이에 활용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개탄했다.
육식사관학교는 공식 홈페이지에서 ‘가맹점’ 모집 사실을 홍보하면서 육사의 옛 정문 사진을 버젓이 걸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홈피에서는 ‘육식 사관학교는 브랜드명이 마케팅입니다’라는 문구도 발견된다. 또한 육사의 공식 영문명 ‘Korea Military Academy’에서 ‘Military’를 ‘Meat’로 바꿔 ‘Korea Meat Academy’라는 표현도 게시했다.
이 가맹점은 8월26일 업로드된 유튜브 영상에서 해당 상호명으로 정한 배경을 밝혔다. 그날 공개된 육식사관학교 관악 본점 대표의 인터뷰에 따르면 ‘육식’에 연상된 단어가 ‘육사’였다는 발언이 나온다. 이 대표는 ‘육식사관학교’ 상호를 떠올리게 된 계기에 대해 “육식으로 생각나는 단어가 없었다. ‘육식사관학교’ 재밌지 않아요?”라고 설명했다.
또한 육식사관학교는 ‘군’과 ‘사관학교’를 주제로 한 실내장식과 포장 용기 등을 가맹점에 지원하고 있다. 홈피에 따르면 10개 지점이 개업했고, 6개 지점이 계약 완료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산들그린 법인이 육사의 사전 허가 없이 논란이 있는 육사 부대 표지를 사용했다는 것이다. 법인 측은 “‘육사’와 ‘육식’은 명백히 구분되어 상표 사용을 위해 별도의 허가를 받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라고 밝혀왔다.
육사는 부대표지 상표권(공보 ‘42-2014-72948’)을 2014년부터 사용해 왔다. 육군 분석평가단 지식재산분석활용과가 보내온 답변에 따르면 상표법 제89조에 의해 육사 부대 표지는 상표권자인 ‘육군 참모총장’만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제삼자가 이와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고자 할 때 상표권자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육군 측은 “특정 음식점 업체(육식사관학교)가 육사 부대 표지와 유사한 상표를 사용하고 있으면 침해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라면서도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기 위해서는 상표의 동일·유사성 여부에 관한 판단이 선행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1호의 부정경쟁행위 해당 여부 등을 자세히 검토해 필요한 조처를 하고자 한다”라고 덧붙였다.
육군의 입장에 산들그린은 상표명과 로고 색상 차이 및 로고 글꼴 차이와 로고 내 글씨 비율 등이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 산들그린은 “‘육식’과 ‘육사’는 다른 명사이며, ‘육사’의 진한녹색 대비 ‘육식’은 연녹색을 쓰고 있다”며 “‘육식’은 독자적 글꼴을 사용한 ‘육사’와 달리 일반 고딕체 글꼴을 사용해 차이가 명확하다”고 밝혔다. 이어 “‘육사의 글씨는 로고의 50%를 차지하며 원형에 가깝게 구성됐으나 ‘육식’ 글씨는 전체 로고에서 약 30%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두 디자인의 비율에도 차이가 있다”고 반박했다. 다만 육사 테마 마케팅 관련 추가 문의에는 보도 시점(5일)까지 아무 답변을 해 오지 않았다.
한편, ‘육식사관학교’는 현재 상표권 등록을 진행 중이라 추후 육사 측과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상표권 등록 검색 홈페이지’을 검색하면 ‘육식사관학교’는 7월12일 상표권을 출원해 등록했다. 육군 측은 “육군에서는 상표의 동일·유사성 여부에 대하여 면밀히 검토하여 동일하거나 유사한 상표에 해당된다고 판단되는 경우 정보제공·이의신청 등을 통하여 상표가 심사 단계에서 등록되지 못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들그린은 “상표 등록 과정에서 특허청이 충분히 고려할 것이며, 문제가 발생하면 거절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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