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퍼스트’로 대변되는 자국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제47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며 본격 ‘트럼프 행정부 2기’가 시작됐다. 외교·안보 가에는 한미동맹의 큰 틀에는 변화가 없겠지만, 미국이 제공하는 안보 우산에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확산하는 안보 불확실성 우려에 가중될 안보비용에 대한 염려가 이어진다. 올해 초부터 정가를 강타한 ‘자체 핵무장’론 대안으로 제시되는 이유다.
7일 외교·안보가 곳곳에서 트럼프행정부 2기에서 ‘철저한 미국 중심주의 외교’를 구사하며 북한과 직접 협상 방식으로 바꿀 것이라는 예측이 힘을 얻고 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가 북한과 직접 협상으로 미국 안전을 보장받는 대신 북핵을 인정·동결하는 시나리오다. 미국 복수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에게 핵무기를 포기하라고 설득하는 것을 중단하고 북핵을 용인하면서 핵무기 동결을 제안할 것이라고 분석 기사를 내놨다. 일종의 ‘핵 군축론’으로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된 상태에서 ‘완전하고 검증할 수 있으며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가 ‘1기 행정부’ 당시 불가능하다는 게 드러난 만큼 2기 행정부는 현실적이며 과도기적 해법을 모색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날 발행된 전성훈 세종연구소 객원 연구위원은 분석자료에서 “이번 미국 대선 국면에서 미국 고위 공무원들은 ‘비핵화’보다 ‘북한 핵 동결 및 관리’라는 기조 변화를 나타냈다”라며 “북한의 핵 보유 현실을 인정하고 본토에 대한 위협을 제거하기 위해 김정은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군축 협상을 할 것이라는 예상이 상대적으로 많다”라고 주장했다. 비핵화 시대가 끝나고 핵 군축 시대로 진입할 때 북한의 핵은 관리 대상이 되고 남한은 미국 핵우산 하에 확장억제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명백하고 확실한 남북한 핵 불균형 상태가 고착되는 것이다. 이에 국내 정치권 및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지난해 말 ‘미 대선 레이스’ 시작 국면에서부터 트럼프 재집권 시 ‘자체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 왔다.
1월 윤석열 대통령의 ‘자체 핵 보유’ 가능성 발언을 했으며 7월 국민의힘 중진 나경원 의원이 △국제정세를 반영한 핵무장 △평화를 위한 핵무장 △실천적 핵무장 3원칙을 당론으로 제시했다. 골자는 당장 자위권 차원의 핵무장을 할 수 없더라도 핵무기를 단기간 내 개발할 수 있는 준비는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핵 비대칭성 완성 국면
30년 비핵화 기조 변화해야
한국 최소 핵잠재력 확보 필요
역대 정부가 견지해 온 비핵화를 전제로 한 북한 ‘핵보유국 시대’에 걸맞게 북핵 정책을 재설계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노태우정부였던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토대로 북한에 비핵화 이행과 준수를 30여 년간 주장하며 한반도 비핵화라는 원칙을 지켜왔다. 이에 자체 핵무장 반대론자들은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 정면 위반 △높아지는 국제사회의 제재 가능성 등을 근거로 ‘미국 관리 중심 핵의 확장 억제’를 주장해 왔다. 국민 여론도 ‘핵 보유 찬성’으로 기울고 있다. 아산정책연구원이 5월16일 발표한 정례 여론조사 결과 독자 핵무장에 대한 우리 국민의 찬성 여론은 70.9%였으며, 최종현학술원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72.8%의 국민이 핵무장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그럼에도 최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계속해서 고조하고 있는 데다 7차 핵실험 전망이 팽배하다. 지난달 31일 쏘아 올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9형’ 은 다탄두 형으로 개발됐다는 분석이 지속해서 이어진다. 이는 정상 각도 발사 시 미 본토 전역에 닿는 1만5000㎞ 이상 뉴욕과 워싱턴 등 다수의 타깃을 동시에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됨을 의미한다. 그뿐만 아니라 러·북 군사협력이 심화에 북한의 러시아 파병 등의 흔들리는 안보정세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레이스를 돌며 한국 핵무장에 대한 의견을 직접 내비치지는 않았다. 다만,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후보로 거론되는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부차관보는 5월 언론 인터뷰에서 “한미가 북핵을 억제하기 위해 모든 선택지를 고려할 필요가 있고, 한국의 핵무장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한국 핵무장용인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크리스토퍼 밀러 전 미 국방장관 대행은 3월 언론 인터뷰에서 “새 행정부가 한국과 핵무장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다면 과거 논의 불가로 여겨졌던 여러 분야를 살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재선 시 ‘한국 핵무장 절호의 기회’라는 입장을 견지해 온 정성장 세종연구소 한반도전략센터장은 스카이데일리에 “ 트럼프는 재집권 후 13조 원에 달하는 방위비 분담금 대폭 증액을 요구하면서 주한미군을 감축하거나 한미연합훈련을 축소하고, 전략 자산을 한반도로 전개할 때마다 청구서를 한국에 내밀 것”이라며 ‘자주국방’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어 “확장억제도 미국 역할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윤석열정부도 자체 핵무장 문제를 트럼프 행정부와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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