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청년이 있기에 이 싸움은 승리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이겼습니다”. 3월17일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대학로 캠퍼스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있었다. 이를 주도한 함초롬 대표는 좌편향된 영화계를 비판하며 영화인들에게 일어날 것을 촉구했다.
함 대표는 출판사 ‘열아홉’의 대표이기도 하다. 처음 펴낸 책 ‘보수주의자의 양심’은 출간 직후 교보문고 판매량 1위를 기록하며 정치사회 부문의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보수주의자의 필독서로 자리매김했다.
함 대표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좌편향된 영화계·출판계의 현실과 이들이 우리 사회에 미치고 있는 영향을 낱낱이 고발했다.
다음은 함 대표와의 일문일답이다.
한예종 시국선언에 참여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사실 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도 못 했으나 전통예술원과 연극원의 재학생 대표 두 분이 선뜻 용기를 내신 것을 보고 무조건 도와야겠다는 생각에 합류했다.
이런 생각을 가진 게 혼자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애틋하고 감사해 함께 목소리를 내게 됐다. 많은 분이 주목해 주시고 우리의 목소리가 알려지게 되어 너무 뿌듯하다.
진보의 성향을 드러내면 칭송받고 보수의 성향을 드러내면 탄압받는 영화계에 대한 생각은?
정치적 입장을 밝히며 행동하는 것 자체가 예술가로서 변질됐다고 생각한다. 영화는 대중예술의 운명을 갖고 태어난 매체이고 소련·프랑스 등에서는 선전 매체로서 영화의 잠재력에 주목해 흔히 말하는 ‘프로파간다 혁명 영화’를 많이 찍었다. 한예종 영화과에서도 소련 영화사부터 배운다.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는 영화제들은 예외없이 소수자를 표방하면서 극단적으로 좌편향된 이념의 영화들을 상영한다. 젊은 감독들에게 영화제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이기에 이러한 이념에 맞춰 영화를 찍을 수밖에 없다.
시국선언문에서 영화인들이 생활고에 시달린다고 했는데…
영화계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이 ‘예술가’가 아닌 ‘기술자’에 머무른다. 돈을 벌려면 현장에서 스태프로 일해야 하는데, 영화 작업은 인맥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작품이 특정 이념에 치우쳐 있더라도 그 각본에 저항하기가 쉽지 않은 환경이다.
북한에 대해 좋은 이미지를 심는 영화가 자주 보이는 것에 대한 의견은?
‘은밀하게 위대하게’가 단적인 예다. 김수현 배우가 어리버리한 간첩으로 나오며 우리 곁에 있는 바보 같은 이웃의 이미지를 준다. ‘간첩도 우리 이웃이다’고 말하며 세뇌하는 것이다.
간첩죄와 국가보안법위반죄로 유죄 판결을 받은 ‘충북동지회’처럼 간첩은 실제로 있는 존재이다. 얼마 전에는 군사 시설을 촬영한 중국인 유학생도 검거됐다. 이런 것을 외면하는 것이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요즘 시대에 간첩이 어디 있냐’는 말은 정말 구시대적인 발상이다.
출판사명 ‘열아홉’엔 어떤 의미가 있나?
출판사가 2019년에 효자로 19번지 ‘열린책들’ 사옥 옆에서 시작돼 ‘19’라는 숫자에 의미를 두고 싶었다. 또 처음 출간한 책인 ‘보수주의자의 양심’은 1960년대의 고전인데 젊은 느낌을 주는 어감이 좋았다. 한번 들으면 쉽게 잊어버리지 않을 브랜드명이라고도 생각한다. 열아홉출판사는 현재까지 14권의 책을 출간했는데, 19번째 책은 특별히 좀 더 의미있는 책을 기획 중이다.
첫 책이자 베스트셀러인 ‘보수주의자의 양심’의 출간 배경과 기억에 남는 문구가 있는가?
‘보수주의자의 양심’은 미국 공화당의 정신적 지주인 배리 골드워터가 펴낸 책이다. 2019년 2월 출간됐을 당시 그 책은 한국에 정식 단행본으로 출간된 적이 없는 상태였으며 유족이 판권을 공개로 풀어 판권료를 지불하지 않고 출간할 수 있었다. 시기가 잘 맞았다고 생각한다.
본문 내용 중 “상황은 변한다. 그래서 상황에 의해 만들어진 문제도 변한다.그러나 문제의 해결을 관장하는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 보수주의 철학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주장하는 것은 황금률이나 십계명이나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이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말하는 것과 마찬가지다”는 구절을 가장 좋아한다.
배리 골드워터라는 정치인이 현 세대에 주는 의미는?
골드워터가 주창한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는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와 맞닿아 있다. 그가 여전히 공화당의 정신적 지주로 존경받는 이유다. 골드워터가 발굴한 정치인이 로널드 레이건이다. 레이건 대통령을 경험한 ‘레이건 세대’는 행동하는 젊은 보수주의자들이었고, 이들이 현재의 트럼프 지지 세력인 ‘MAGA(Make America Great Again)’가 되었다.
이들이 과거 ‘내셔널 리뷰(National Review)’의 창간자 윌리엄 버클리의 자택에 모여 선언문을 낭독한 이래로 보수주의 무브먼트가 시작됐다. ‘행동하는 젊은 보수주의자’들이 정치의 주류가 되어 큰 물결을 일으키는 것이 현재 대한민국 상황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출판계의 좌편향과 그 내부에서의 ‘하이브리드전’을 언급했는데 이에 대해 설명해 달라
최근 소리없는 전쟁인 ‘하이브리드전’이 강조되고 있는데 10년 가까이 출판계에 종사하며 이를 직접 경험했다. 출판계의 90% 이상, 특히 파주 출판단지의 경우 사실상 100%가 좌파 이념을 선호한다. 운동권 시절 전단지를 찍던 인쇄소 대표가 출판사를 차린 사례도 있다. 대형서점에서 받아 주는 신간 초도물량 또한 다르다.
예를 들어 기본 초도물량이 200부라면 책 판매가 좋은 좌파 출판사는 2만 부를 받아 주는 식이다. 이용객에게 노출이 가장 잘되는 중앙 통로 매대는 6개월 분량이 이미 예약되어 있는데 대부분 특정 정치적 입장을 표방하는 서적들이다. 유시민·한강 같은 이들의 저서로 가득 차 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해외도 마찬가지다.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을 방문한 적 있는데 ‘반(反) 트럼프’를 외치며 한목소리를 내는 것을 보았다. 버락 오바마·빌 게이츠·오프라 윈프리 등이 추천한 베스트셀러들을 국내 출판 에이전시가 높은 가격에 선인세 경쟁을 붙인다. 전세계 정치적올바름(PC)주의 아젠다를 충실히 따르는 책들이 국내에 베스트셀러로 포장되어 들어오면 이를 소위 말하는 ‘강남 좌파’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인증한다.
“윤석열 대통령 파면은 보편적 가치를 지키는 일”이라고 한 한강 작가의 망언도 이해가 가질 않는다. 소설을 통해 세상의 ‘보편적 가치’를 무너뜨리는 데 일조해 온 사람이 할 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에 대해서도 다르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부커 상(The booker prize for fiction)’ 수상자가 노벨상을 수상한 경우가 최근 10년 사이 3명이 있었는데 RCW라는 영국의 에이전시가 이들을 모두 관리한다. 한강도 그중 한 명이었다. 제3세계 여성 작가의 문학이라는 점 외에도 소설 판권이 40여 개 국가에 수출되고 영화화된 데다가 영국인 번역가의 번역 원고가 있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조건이었다고 생각한다.
진보 성향을 드러내는 주변 환경에서 어떻게 보수의 성향을 갖게 되었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 당시 학교에서 교수들이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탄핵 찬성을 주장하고 촛불집회에 나가도록 요구했다. 창조적 소수이자 아웃사이더를 표방하는 것이 예술인데 집단 광기를 강요하는 운동권 정서에 본능적 거부감이 들었다.
특히 노동을 예술보다 높게 치는 분위기가 이해가 안 됐다. 출판사 창업 후 ‘보수주의자의 양심’을 출간하며 미국 보수가 지금의 보수가 되기까지 영속하는 가치를 토대로 어떤 싸움을 해 왔는지 알게 되었다. 그때부터 서서히 각성하게 됐다.
열아홉 출판사는 현재 골드워터와 레이건 지지자들이 만든 워싱턴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의 책들을 독점 출간하고 있는데, 올해도 에드윈 퓰너 헤리티지 재단 설립자의 책을 출간할 예정이다. 이런 책들을 통해 한국의 다음 젊은 세대에게 자유의 가치를 전하는 것이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주변에서 보수 성향으로 돌아선 이들이 있는가?
5년 전에 비해 확실하게 느끼는 것은 2030 세대의 보수화이다. ‘보수주의자의 양심’과 ‘레이건 일레븐’을 가장 많이 읽어 준 연령대가 2030 세대이다. 내가 조금이나마 영향을 주었다고 생각해 뿌듯하다. 최근 ‘빨간 약’을 먹고 우파가 된 젊은 세대들은 다시는 좌파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좌파들은 교묘한 언어 장난을 친다”고 하신 적 있는데 이에 대해 설명하면?
현재 많이 등장하는 ‘내란 수괴’라는 단어가 대표적이다. 우리 입장에서는 듣도보도 못 한 단어이나 북한 ‘로동신문’ 등에서는 빈번하게 등장한다. 김일성의 회고록 ‘세기와 더불어’가 신영복의 저서 ‘더불어 숲’으로, 이것이 다시 ‘더불어민주당’으로 이어졌다.
한국 출판계는 신영복을 사상적 대부로 받들며 소리 없는 체제 전쟁을 치러 왔다. 또한 신영복이 북한으로부터 사사받은 글씨체인 ‘신영복체’는 북한의 ‘청봉체’와 매우 유사하다. 북한은 서체와 언어를 통해 대중을 선동하고 세뇌한다. 김일성은 과거 예술가들을 불러모아 “사람들이 나를 잘 모르니 예술가들이 선전을 해 주시오”라고 한 적이 있다.
이때 동원되었던 예술가 중 한 명이 봉준호 감독의 외할아버지인 박태원이다. 박태원은 70세 때 김일성으로부터 생일상을 받기도 했으며 1998년 사망 후에는 김정일의 지시로 애국열사릉에 이장됐다. 김일성은 또 박태원을 일컬어 ‘공화국의 품에 안겨서 장편 소설을 쓴 재능있는 작가’라며 최고 수준의 칭찬을 했다. 북한 세습 독재의 서막을 예술가들이 연 대표적 사례다.
좌파들은 ‘표현의 자유’ 운운하며 이를 옹호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제일 박탈된 곳이 북한이다. 한국 드라마를 본 이들을 총탄 90발을 쏴 공개 처형하고 젊은 청년들을 우크라이나 전쟁터에 총알받이로 내보낸다. 북한 인권을 알면 김씨 일가를 추종하는 서적 등에 ‘표현의 자유’라는 말을 쓸 수가 없다.
북한의 실상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책이 있는가?
2021년 ‘은신처에서 보낸 날들’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열아홉 출판사 책 중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장길수 일가족의 탈북 여정과 3년의 은신 생활을 담은 ‘안네의 일기’다. 망망대해 같은 중국을 떠도는 탈북인들과 노예와 같은 삶을 사는 북한 동포들, 자유의 날이 속히 오기를 기도하는 모든 이들에게 바치는 책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앞서 말한 ‘하이브리드전’의 핵심에 부정선거가 있다. 이 카르텔을 밝혀 내는 것이 정말 중요하고 눈이 오나 비가 오나 광화문에서 자유 대한민국을 외쳐 오신 애국 시민께 정말 감사하다. 보수정당 내 기회주의자들은 중도가 답이다, 철 지난 이념은 버리자고 한다. 그들은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른다. 레이건 대통령은 말했다. 보수주의는 마르크스주의 같은 이념이 아니라 가장 평범한 보통의 남녀가 지켜 온 상식과 예절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그것은 좌파 유물론자들이 파괴하고 전복시켜 온 상식, 특히 그중에서도 신앙과 가정의 질서를 지키려는 의지이다.
그런데 이는 지금의 수많은 문화 예술인들이 금기시하고 깨부수려는 질서다. 파리 올림픽에서 보셨듯이 유럽은 지금 그 가치들을 스스로 놓아 버리며 타락하고 있다. 폭스뉴스 앵커였던 터커 칼슨은 ‘지금 세계는 영적 전쟁 중’이라고 했다. 우리는 세계가 홀려 있는 어떤 형태의 사회주의도 멀리해야 한다. 왜냐하면 너무나도 처절히 실패한 거짓 유토피아인 북한을 머리 위에 이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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