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의 영향으로 폭염 재해가 일상화되면서 ‘지수형 보험’의 도입 필요성이 급부상하고 있다. 지수형 보험은 실제 피해를 입증하지 않아도 기온이나 기상지표가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되는 방식이다.
최근 5년간 전국 평균 폭염일수는 2019년 13.1일에서 2024년 30.1일로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온열질환자 수는 3,704명으로 급증했다. 특히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는 지난 3년간 연평균 52.7명으로, 국내 자연재해 중 사망자가 가장 많은 유형으로 나타났다.
보험연구원(KIRI)의 권순일·한진현 연구위원은 21일 발표한 KIRI 리포트 이슈분석(폭염재해와 기후 취약계층)에서 “국내에서 사망자가 가장 많은 재해는 폭염”이라면서 “최근 3년간 연평균 52.7명이 폭염으로 사망했다”고 했다.
폭염은 단순한 더위를 넘어 사람과 동물, 산업 활동에까지 치명적인 영향을 주는 기후 재난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폭염은 또 직접적인 피해뿐 아니라 근로소득 상실, 소상공인 매출 감소, 에너지 비용 상승 등 간접손해로 이어지며 국민 생활 전반에 타격을 주고 있다.
폭염 피해에 대한 보상책은 마련돼 있을까. 직접적인 폭염 피해는 현재 실손의료보험, 시민안전보험, 가축재해보험 등을 통해 일정 부분 보상받을 수 있다. 그러나 소득 손실이나 매출 감소와 같은 간접 피해는 폭염 발생과의 인과관계 입증이 어렵다는 이유로 보장 체계가 마련돼 있지 않다. 그러므로 폭염에 취약한 야외 노동자나 소상공인, 독거노인 등 기후위기 취약계층은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우리 정부는 공공기관 건설현장에 폭염 시 작업을 중단하도록 지침을 내리고 있고 그리스와 남유럽 등 일부 국가는 야외 근로자에 대해 강제 휴무를 시행하고 있다. 실제로 폭염은 가축의 폐사율을 높여 최근 3년간 연평균 101억 원의 가축재해보험금이 지급됐고 양식수산업에서도 고수온 피해로 지난해에만 1430억 원에 이르는 손실이 발생했다.
환경부는 2026년 도입을 목표로 이상 기후로 야외 근로현장 작업이 중지된 경우 해당 시간 동안 발생한 소득상실 금액을 보상하는 지수형 기후보험을 구상 중이다.
기후변화에 따라 집중호우, 태풍, 가뭄, 폭염, 한파 등 극한 기상현상이 빈번해지고 있으며 특히 지구온난화로 폭염 재해 발생과 피해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지수형 기후보험은 퇴직공제에 가입된 건설현장 일용직 근로자를 대상으로 시범 도입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배달 플랫폼 종사자나 소상공인 등으로 확대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해외에서도 유사한 제도가 이미 운영되고 있다. 일본은 1일 단위로 가입 가능한 모바일 앱 기반의 소액단기보험을 통해 온열질환 보장을 제공하고 있으며 인도는 저소득 여성 노동자가 폭염으로 근로소득을 상실했을 때를 대비한 폭염수입보장보험을 운영 중이다. 이 보험은 일정 기온 이상이 되면 피해 입증 없이 자동으로 보험금이 지급돼 기후 재난 속에서 사회보장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의 생계 안전망 역할을 하고 있다.
후원하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