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조지아주 현대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에서 불법 체류 단속으로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이 전세기를 통해 이르면 11일 오후 귀국할 예정이다. 이번 사태로 공장 건설은 최소 수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현지시간) 한국 외교부 현장대책반은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시설을 방문해 귀국 실무를 진행했다. 조기중 워싱턴 총영사는 “구금자들을 모두 만나 전세기 탑승 준비를 마쳤다”며 “대부분 귀국을 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부 잔류 희망자 여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외국인 번호(A-넘버·Alien number) 등록 등 출국 전 필수 절차도 이날 완료됐다. 자진출국을 선택하는 이들에게는 ‘5년 입국 제한’과 같은 불이익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조지아주 애틀랜타행 전세기를 띄운다. 기종은 B747-8i(368석)로, 구금된 한국인 전원이 탑승 가능하다. 전세기는 10일 오후 애틀랜타에서 이들을 태운 뒤 출발하며, 인천 도착은 11일 오후 늦게나 12일 새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는 4일 미국 이민 당국이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의 HL-GA 배터리 컴퍼니 건설 현장을 급습하면서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475명이 불법 체류 혐의로 체포됐고, 이 중 한국 국적자는 300여 명에 달했다. 남성은 포크스턴 구치소, 여성은 스튜어트 구치소로 각각 이송됐다.
구금된 이들은 LG에너지솔루션 소속 직원 47명, 협력업체 직원 250여 명, 현대엔지니어링 협력사 직원 62명 등으로 파악됐다. 현대차그룹 본사 소속 직원은 단속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워싱턴에서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겸 국가안보보좌관 직무대행과 만나 구금자들의 재입국 제한 배제 등 불이익 방지를 요구할 예정이다.
한편, HL-GA 배터리 공장은 올해 말 완공, 내년 본격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었으나 공사 일정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 단속 직전 외부 공사는 마무리 단계였으며, 협력업체 직원들이 장비 도입 및 내부 인테리어 작업을 진행 중이었다. 대규모 인력이 구금되면서 사실상 공사가 전면 중단됐다.
업계는 구금된 인력이 자진출국 후 재입국이 막힐 경우, 신규 인력을 충원해야 하지만 숙련공 확보가 쉽지 않아 정상화까지 수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미국 전문직 취업비자(H-1B)는 연간 8만5000 개로 제한돼 있으며, 인도·중국 IT 인력이 대부분을 차지해 한국 기업에는 불리한 구조다.
한편, LG에너지솔루션은 비자 종류에 따라 직원들을 차등 조치했다. 관광·상용 단기 체류용인 ESTA(전자여행허가제)로 입국한 인력들은 불법 근로 단속 이후 곧바로 귀국하도록 했다.
업무용 단기 체류 비자인 B1·B2 소지자들은 당장 추방 위험은 없지만 현장 근무를 중단하고 숙소에서 대기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미국 이민법 위반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향후 구금이나 강제조치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선제적 대응 차원이다.
현지에서는 이번 사태로 미국 내 다른 배터리 합작 공장들도 긴장하고 있다고 한다. SK온은 포드와 합작해 블루오벌SK 공장을 건설 중이고, 삼성SDI는 인디애나에 스텔란티스와 2공장을 세우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본지에 “한국 글로벌 대기업 중 이 같은 2,3차 하청 계약을 한 곳이 한 두곳이 아닌 것으로 안다”며 “현재 미국 진출 한국 글로벌 기업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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