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산업에서 건강·웰빙 관련 디지털 도구 활용이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웨어러블 기기, 모바일 헬스케어 앱, 온라인 코칭 플랫폼 등을 통한 건강관리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보험회사가 단순한 위험 보장 제공자를 넘어 ‘예방·예측 중심 금융’으로 전환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김혜란 보험연구원(KIRI) 연구원은 29일 발표한 리포트 ‘보험회사의 건강·웰빙 관련 디지털 도구 활용과 정책’에서 “건강·웰빙 데이터와 보험의 결합은 소비자 맞춤형 상품 설계와 장기적 리스크 관리에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며 “보험사가 디지털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웰니스 디지털 도구 활용은 소비자와 보험사 모두에게 이익을 가져온다. 소비자는 맞춤형 건강관리와 보험료 할인 혜택을 통해 생활 습관을 개선할 수 있고, 보험사는 장기적으로 손해율을 낮추며 안정적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 해외에서는 이미 웰니스 프로그램을 보험 상품에 결합해 고객 참여를 유도하고, 데이터 분석을 통해 조기 질환 예측과 예방 중심의 서비스를 강화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다만 데이터 활용 확대에 따른 규제와 제도적 한계도 지적된다.
김 연구원은 “건강정보는 민감한 개인정보인 만큼, 수집·활용 과정에서 투명성과 보안성을 강화해야 한다”며 “보험사가 데이터를 신뢰성 있게 활용하려면 법적 가이드라인과 소비자 동의 체계가 정교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건강증진형 보험상품이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도록 지속적 인센티브 설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국가별 정책과 규제 환경에 따라 활용 양상에는 큰 차이가 있다. 유럽연합(EU)은 혁신을 장려하면서도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건강 데이터 수집·활용에 제한을 두고 있다. 독일의 경우 질병보험 계약에 부가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를 법률로 명확히 규정하고, 앱을 통해 건강정보를 수집할 때 반드시 ‘명시적 동의’를 받아야 한다. 반면 아시아 일부 국가는 보험상품 혁신을 위해 심사 기준을 완화하며, 현지 특성을 반영한 디지털 도구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또 리포트는 특히 웰빙 디지털 도구가 보험사의 상품·서비스 혁신과 ESG 경영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예를 들어 스마트워치를 통한 걸음 수 기록, 식습관 모니터링, 스트레스 관리 프로그램 등은 단순한 보험료 할인 차원을 넘어 고객과의 장기적 신뢰 관계를 구축하고, 사회 전체의 의료비 절감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보험사의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소비자 만족도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리포트는 끝으로 한국 보험산업이 글로벌 추세에 뒤처지지 않으려면 정책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데이터 활용과 소비자 보호를 균형 있게 다룰 수 있는 규제 체계, 보건·금융 분야 협업을 촉진할 수 있는 인프라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은 스타트업, 플랫폼 기업, 의료기관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는 만큼, 보험사의 역할을 명확히 하고 협력 구조를 제도적으로 지원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연구원은 “보험사가 건강·웰빙 관련 디지털 도구를 효과적으로 활용한다면 단기 손익을 넘어 장기적 가치 창출과 사회적 기여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민 건강 증진과 금융 안정성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도록 정책적·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후원하기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추천해요
좋아요
감동이에요
화나요
슬퍼요
추천해요0
좋아요0
감동이에요0
화나요0
슬퍼요0
기사제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