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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부터 법인세 세율이 모든 과세표준(과표) 구간에 걸쳐 1%포인트(p)씩 일괄 인상된다. 국회는 2일 내년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심야 본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법인세법 개정안 등 예산부수법안 16건을 의결했다. 개정안이 통과됨에 따라 내년 사업소득부터 세율은 ▲ 2억원 이하 10% ▲ 2억원 초과∼200억원 이하 20% ▲ 200억원 초과∼3천억원 이하 22% ▲ 3천억원 초과 25% 등으로 1%p씩 일괄 인상된다. 전임 윤석열 정부가 2022년 세제개편으로 일괄 1%p씩 인하했던 법인세를 이전 수준으로 되돌리는 이른바 '부자감세'의 원상복구 조치에 따른 것이다.
성장률은 금년 1%대 내년 2%대, 심지어 잠재성장률은 수년 내 제로 %로 추락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가운데 결국 추락하는 잠재성장률을 반등시키는 길은 투자밖에 없는데 기업투자 어려움을 가중시킬 법인세 인상이 적절하지 않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비등하고 있다.
기업들은 사면초가다. 미국의 관세압박과 투자요구가 비등하고 있어 국내 제조업 공동화마저 우려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지난번 대통령과 7대 기업총수 회담 시 "대미 투자 강화돼도 국내 투자 줄어들지 않도록 조치해 달라"는 대통령의 주문에 대한 화답으로 재계는 800조원의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부터는 노랑봉투법도 시행되고 상법도 개정되어 기업투자환경은 첩첩산중이다. 과연 미국에도 투자하고 한국에도 이 정도의 투자가 가능할지 걱정이다. 그런데 설상가상 법인세까지 인상되는 것이다.
미국은 MAGA의 제조업 유치 정책의 일환으로 감세법안인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이 상하 양원을 모두 통과했다. 이처럼 세계 여러 나라가 법인세 인하를 통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이미 한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지방세 포함)은 26.4%로 OECD 38개국 중 11위를 기록해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하고 OECD 국가 평균 세율(23.9%)보다도 높은 데 다시 법인세를 올리게 되었다.
한국의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원을 정점으로 2023년 80.4조원 2024년 62.5조원으로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경기불황으로 법인의 수가 감소한데다 삼성전자 등 주요기업의 법인세납부가 크게 감소한 때문이다. 실업 불황 고물가·고금리 등으로 내수 부진이 역대급으로 장기화한 상황에서 최근 미국 관세 등 대내외 악재까지 겹친 탓이다.
2024년 사업자 폐업률은 9.04%로 전년(9.02%)보다 소폭 상승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2020년(9.38%) 이후 가장 높다. 2년째 폐업률이 상승하면서 작년 폐업자 수는 100만 8천282명을 기록, 처음 100만명을 넘어섰다. 이러한 실정을 감안하면 법인세를 인상하기 보다는 법인세를 낮추어 기업들이 존속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가운데 확대재정정책을 뒷받침 하기 위해 법인세를 올린다는 것은 교각살우다. 법인세를 낮추면 기업 투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여러 연구 기관의 연구를 통해 검증된 사실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법인세 최고세율을 3%포인트 인하하면 경제 성장을 3.4% 끌어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가 부채가 급증하는 것은 세율이 낮아서가 아니라 포퓰리즘 정치로 돈을 마구 뿌리기 때문인데 법인세를 올리면 경제는 더욱 추락할 수밖에 없어 우려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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