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동계올림픽이 개막됐지만, 국내 유통업계와 자영업 현장은 예년과 다른 ‘차가운 분위기’다. 과거 월드컵·올림픽 시즌마다 쏟아지던 대규모 할인 행사와 한정판 마케팅은 자취를 감췄고, 치킨·맥주 등 특수를 기대하던 자영업자들도 한숨을 내쉬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올림픽은 △8시간 시차 △JTBC 단독 중계에 따른 지상파 접근성 저하 △OTT·숏폼 중심의 미디어 소비 변화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등이 겹치며 식품·유통 시장에서 흥행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이탈리아 현지와의 시차로 주요 경기가 자정 이후나 새벽 시간대에 편성되면서 야식 수요를 자극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실제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JTBC가 생중계한 개회식 시청률은 1.8%에 그쳤다. 재방송도 1%대에 머물렀다. 2024년 파리 올림픽 당시 지상파 3사 누적 시청률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중계 채널이 분산되지 않고 단독 체제로 운영되면서 채널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소비 행태의 변화도 변수다. 1인 가구 증가와 OTT 확산으로 콘텐츠 소비가 파편화되면서 과거처럼 거실 TV 앞에 모여 단체 응원을 하는 문화가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모두가 같은 경기를 보던 시대와 달리 지금은 하이라이트나 숏폼으로 소비하는 경우가 많아 대규모 마케팅의 효율이 예전만 못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역시 마케팅 전략을 ‘선택과 집중’으로 전환했다. 수십억 원이 투입되는 대형 캠페인 대신, 효과가 검증된 시즌 프로모션 위주로 예산을 집행하는 분위기다. 일부 기업은 국내 프로모션 대신 개최지 현지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전략을 택했다. CJ제일제당은 밀라노 ‘코리아하우스’에 ‘비비고 존’을 마련해 K-푸드를 알리고 있으며, 맥주 브랜드 카스도 현지 밀착형 홍보에 집중하고 있다. 다만 국내 내수 시장을 겨냥한 대형 할인 행사나 올림픽 전용 상품은 찾아보기 어렵다.
자영업자 체감 경기는 더 냉랭하다. 서울 강북구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예전에는 새벽 경기라도 단체 예약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문의조차 없다”며 “올림픽이 아니라 평범한 2월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올림픽이 있었냐” “특수는커녕 매출이 더 줄었다”는 글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림픽 특수 실종이 단순한 시차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 소비 변화와 맞물려 있다고 분석한다. 코로나19 이후 함께 모여 소비하던 집합적 문화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은 만큼, 유통·외식업계 역시 보유한 채널과 자원을 활용해 보다 적극적인 고객 유인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는 올림픽 같은 대형 이벤트만으로 소비가 자연스럽게 늘어나는 구조가 아니다”라며 “경기 불확실성과 미디어 환경 변화가 겹친 만큼 단기 특수에 기대기보다는 비용 효율을 따지며 브랜드 경쟁력과 충성 고객 확보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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