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장하고 있다. 감염우려로 외출을 자제하는 시민이 늘었고 소비는 위축돼 경기 전반이 침체되고 있다. 이 가운데 게임산업은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고 있다. 외출 대신 집 안에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일본 게임사 닌텐도의 게임기는 품귀 현상마저 빚을 정도다. 그런데 게임산업이 뜻밖의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한국 게임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어 우려가 제기된다.
21일 게임업계 등에 따르면 일본 닌텐도의 가정용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가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이 확산된 가운데 집 안에서 게임을 선택한 소비자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닌텐도 스위치용 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이 큰 인기를 누리며 수요가 폭증했다. 수요는 공급을 넘어섰고 품귀 현상으로 이어졌다.
닌텐도는 닌텐도 스위치의 2분기(4~6월) 생산대수를 상향할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닌텐도 스위치 생산량은 전년 대비 10% 가량 늘어날 것으로 분석된다. 코로나 사태로 전산업이 위축됐다는 점에 비춰보면 기록적인 성과다.
라이엇게임즈의 LOL도 반사이익을 톡톡히 보는 모양새다. 코로나 여파로 전 세계 프로스포츠가 ‘올스톱’ 됐지만 e스포츠 경기는 연습실 내 경기방식 등을 통해서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리는 LOL도 마찬가지다. 전 세계 LOL리그는 현재진행형이며 시청자들의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이에 따른 부가가치 효과도 발생했다는 평가다. 업계는 코로나 사태로 e스포츠 위상이 한 층 강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코로나 사태로 전 세계 게임업계가 호황을 누리고 있지만 국내 게임 산업은 해외업체 대비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주목된다. 실적상승이 예상되지만 어디까지나 코로나 영향이 제한적인 데 따른 결과라는 지적이다.
일례로 엔씨소프트는 ‘리니지’ 시리즈를 토대로 1분기 양호한 실적이 예상된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1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36.9% 증가한 7310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101.5% 증가한 2844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리니지M이 안정되게 매출을 올렸고 리니지2M가 흥행한데 따른 결과다.
다만 이 실적은 충성도가 높은 소수 유저를 중심으로 매출이 발생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증권을 비롯한 증권업계는 엔씨소프트가 신규 유저 확보에 실패해 코로나 확산에 따른 매출 증대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리니지 시리즈는 엔씨소프트의 실적상승을 견인했고 국내 게임산업에 큰 영향을 미친 게임 시리즈다. 다만 숱한 논란에 휘말리며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주로 비판을 사는 건 과금 유도가 도를 넘었다는 데 있다.
리니지 시리즈는 유저를 상대로 확률형 아이템을 판매한다. 확률형 아이템은 주로 현금 결제를 통해 얻을 수 있다. 확률형 아이템은 ‘뽑기’ 등을 통해 무작위로 얻는 게임 내 재화를 말한다. 충성 유저는 원하는 확률형 아이템을 얻기 위해 많게는 억단위 과금을 하기도 한다.
반드시 확률형 아이템을 구매해야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만 확률형 아이템을 소지하지 않은 유저는 소지한 유저에 비해 훨씬 더 불편하게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게임 내 케릭터 공격력이 약하고 공격속도가 느린 경우가 많은데 그 격차를 과금 없이 따라잡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투자가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과금 없이는 게임 진행이 어렵다는 게 다수 게이머들의 평가다.
이러한 모습은 엔씨소프트 리니지 시리즈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리니지 시리즈가 기록적 매출을 올린데 따라 대다수 게임사들이 비슷한 수익모델을 구축하고 있고 대다수 국내 게임은 무과금 없이 진행이 힘들다.
전문가들은 국내 게임업계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하고 과금 유도 성향을 낮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대로 돈벌이에만 집중된 게임개발이 반복될 경우 산업 자체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는 “국내 게임업계는 게임 내 광고 게재 등 수익 모델의 다각화 등을 통해 과금 유도를 자제하고 게임 경쟁력을 높일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금 유도가 비판을 사고 있지만 동시에 이용하는 게이머도 많아 게임사는 꾸준히 이익을 창출하고 과금 유도를 멈추지 않는 것이다”며 “게임사도 과금을 유도하는 명분은 있지만 이대로 과금 중심 게임문화가 지속될 경우 국내 게임산업이 망가질 수 있다는 걸 명심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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