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있는 언어 학습 커리큘럼은 단어암기와 문법 습득에 치중되어있어요. 그 이유는 암기위주의 교육이 제작자의 입장에서는 콘텐츠를 만들기 더 쉽기 때문이죠. 하지만 직접 말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상황에 정확한 표현과 발음으로 말하는 것이 더 중요해요. ‘트이다’는 이 부분에 대한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애플리케이션이에요.”
장지웅 트이다(TEUIDA) 대표가 외국인들이 동영상 컨텐츠와 음성인식을 통해서 한국어 공부를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 ‘트이다’에 대해 설명했다. 현재는 베트남시장에 진출해 우수한 실적을 올리고 있고, 내달 중 중남미와 유럽을 겨냥해 영어·스페인어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다.
“트이다는 수강생이 원하는 수준에 따라 커피숍이나 영화관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 등을 상황극으로 교육하는 애플리케이션이에요. 인사와 자기소개 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 쓰이는 표현들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습득할 수 있죠.”
“베트남 호텔에 한국어 가능자가 없다는 데서 사업 구상”
한류열풍에 힘입어 최근 해외에서도 한국어 교육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매년 한국어능력시험(TOPIK)을 보는 외국인들이 37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동남아시아 등 소득수준이 낮은 지역에서는 상대적으로 언어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장 대표는 이 부분에서부터 사업 구상이 시작됐다고 말한다.
“지난해 3월 즈음에 베트남에 방문했는데, 한국인들이 많이 놀러가는 관광지임에도 불구하고 한국어가 가능한 호텔리어가 한 명도 없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어요. 그래서 그 호텔리어들에게 물었더니, ‘일을 하면서 정규교육을 받기에는 여유도 없고, 한국어 학원도 너무 비싸서 역부족이다’라고 대답했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인 사업을 구상하게 됐죠.”
장 대표는 학원 수강료가 그 나라의 소득수준에 비해 지나치게 비싸고 교육여건이 좋지 못한 나라부터 트이다 애플리케이션의 배포를 시작했다고 말한다. 베트남 등 제3국 사람들도 자기개발을 위해 한국어를 배우고 싶지만 여건이 따라주지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고 체감했기 때문이다.
“베트남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한달 평균 소득이 한화로 30만원 정도예요. 그런데 한국어 학원은 5만원에서 10만원 정도이니 보통 사람들은 꿈꾸기도 어렵죠. 그리고 한국어 구사가 가능한 신입사원의 월급은 그렇지 않은 사람의 두 배가 넘어요. 말하자면 공부만 하면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는 거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일은 1차적으로 그들에게 유학이나 취업의 기회, 혹은 연봉인상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에요.”
장 대표는 지난 2014년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직후 일했던 스타트업 프로젝트 ‘샘캐스트’에서의 경력이 트이다를 기획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샘캐스트는 교육에서 소외된 계층의 아이들이 무료로 공부할 수 있는 플랫폼이다.
“교육 강국인 한국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공부할 의지만 있다면 받을 수 있는 ‘좋은 교육’이 많이 있잖아요. 하지만 제3국의 경우에는 그런 교육인프라가 많이 부족한 것이 실상이에요. 물론 한국에서도 소득이 낮은 계층이 양질의 교육에 접근하기는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있죠지만요.”
“제가 일했던 스타트업 프로젝트 ‘샘캐스트’는 유튜브와 유사하지만 교육에 포커싱이 맞춰져있고, 학생 개개인의 학습 커리큘럼까지 관리하는 플랫폼이에요. 그 프로젝트가 저의 비전과 딱 맞아떨어져서 잠시 함께 일하기도 했던 거죠. 하지만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회사가 커지자 점차 사업성을 띄기 시작했어요. 저의 비전과 멀어지는 것 같아 한국으로 돌아와 트이다를 시작했죠.”
“시험을 보기 위한 교육이 아닌,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교육을 제공해요”
향후 출시될 정식 버전의 트이다에는 40여개의 상황극과 200여개의 표현이 선 공개될 예정이다. 각 상황극에 4~6개의 표현이 들어있고, 사용자의 수준에 따라 선택해 수강하는 형식이다. 장 대표는 내달 정식 출시 이후, 매주 상황극과 표현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장 대표는 상황극을 통한 교육이 큰 효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 한국어 교육과정을 수강한 학생들도 나중에 한국 기업들에 입사하고 나서 실제로 한국어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해요. 마치 우리나라에서 토익 고득점자가 실생활 회화에 어려움을 겪는 것과 같은 일이죠. 한국어 교육도 영어 교육과 마찬가지로 읽기·쓰기에 집중된 교육에 머물러있기 때문이라고 봐요. 그래서 우리는 그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거죠.”
김혜린 콘텐츠담당자는 ‘트이다’ 안에 들어가는 교육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트이다 애플리케이션의 모든 교육과정은 동영상으로 진행된다. 김 씨가 그 동영상 제작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이다는 수강생이 원하는 수준에 따라 인사, 자기소개 등 각종 상황을 상황극을 통해 교육합니다. 예를 들면 영화관에서 나눌 수 있는 표현을 교육하기 위해 영화관에서 데이트를 즐기는 상황극으로 제공하는 식이에요.”
“영화관 편에서는 신인 아이돌 그룹인 퍼플벡이 함께 촬영했죠. 특히 인도네시아쪽에서 인기가 많은 그룹이라서 동남아시아에서의 인지도를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됐어요. 단조롭게 진행하는 수업보다 상황극을 통해 용례를 정확하게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와 교육성 둘 다 잡았다고 생각해요.”
“제3국 아이들을 위한 학교 짓는 목표 위해 트이다가 있는 거죠”
김현도 사원은 김혜린 사원과 함께 콘텐츠 제작자로서 6개월간 200편이 넘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그는 트이다에서 제공하는 표현들만 알아도, 한국어 공부에 첫발을 떼기에 결코 부족하지 않은 양이라고 말했다.
“200개의 표현들이 단순하게 숫자로 보기에는 적어보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트이다의 커리큘럼은 한국어 능력시험에 맞춘 콘텐츠로 구성돼있어서 결코 적은 양이 아니에요. 현재 한국어 능력시험은 1급부터 5급까지로 나뉘어지는데 현재 트이다의 커리큘럼은 1급과 2급을 합친 만큼의 볼륨은 충분히 되죠. 한국어를 처음 접할 제3국에서 한국어 공부를 시작하기에 결코 적지 않은 볼륨이라 판단돼요. 지금 저희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를 전부 소비하려면 네 달 정도 걸릴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이밖에 3~5급에 해당되는 고급 어휘들에 대한 콘텐츠 제작도 진행하고 있어요.”
장 대표는 트이다의 효과적인 보급을 위해 해외의 대학 등 B2B 시장을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세계 한국어과 학생들이 150만명에 달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트이다는 베트남의 대학과 제휴를 맺고 무료로 학생들에게 트이다 애플리케이션을 배포했다.
“베트남의 호치민인문사회과학대학교의 학생 120명에게 시범적으로 트이다를 사용해보도록 했어요. 그 결과 반응이 굉장히 좋았죠. 올해 3월 중 베트남 내 대학 6곳과 제휴를 맺기로 했어요. 지금은 코로나로 인해서 학교가 전부 휴교를 하는 바람에 조금은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에요. 또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온라인 기반 관심을 보이고 있어 올 여름부터 미국의 학교들에서도 제휴를 맺을 예정이죠.”
“미국과 유럽 등을 합치면 한국어 교육 수요가 약 1400만명 정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어요. 그리고 우리가 베트남에서 사용자를 확보했던 데이터로 추산해보면 100만명 정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고, 충분히 자생할 수 있을 만큼의 수익이 날 것이라고 보고 있어요. 5년 뒤라면 100억대의 매출까지도 기대하고 있죠.”
장 대표는 트이다의 확산을 통해 단순히 매출의 증가만이 아니라 소외계층의 아이들이 더 많은 기회를 얻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끝에는 오랫동안 꿈꿔왔던 비전이 있다고 밝혔다.
”학교를 짓는 것이 제 소원이에요. 제가 미국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이유도 결국은 학교를 짓고자 하는 목표와 관련이 되죠. 제가 만나온 제3국의 많은 아이들은 심리적으로 상처를 받은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 아이들에게 마음껏 공부도 하고 심리치료도 받을 수 있는 터를 마련해주고 싶어요. 그 목표로 가는 길에 ‘트이다’라는 사업이 있는거죠.“
[엄도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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