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간 육군 장교로 야전부대에서 근무하고 15년간 방위산업체에서 연구개발을 했어요. 방위산업체에서는 무기체계의 효과분석, 가상 프로토타입(Virtual Prototype)을 개발하는 모델링 및 시뮬레이션(Modeling & Simulation·M&S)을 하면서 현재 한성대학교에서 국방 시스템, 국방 M&S를 강의하는 겸임교수를 12년째 하고 있죠.”
이동준 한성대학교 국방과학대학원 국방시스템학과 교수(62)는 군 장교와 방위산업체, 국방시스템학 교수 등 오로지 대한민국 국방을 위해서만 40년 넘는 세월을 바쳐온 전문가이다. 이 교수는 방위산업체에서 배틀랩(Battle Lab·전투실험실)을 구성해 무기체계에서 최적의 성능을 도출하고 체계개발 간 디지털트윈(Digital Twin) 환경에서 테스트를 통해 보완하는 것을 지원하는 M&S 연구센터장을 지냈다.
“무기체계를 실제로 개발하기 이전에 워게임 시뮬레이션으로 무기체계 성능 대비 효과를 분석해 최적의 성능을 도출하기 위해서는 배틀랩이 필요하지요. 지금은 4차산업혁명과 함께 인식도 일반화되고 활성화됐으나 10여년 전에는 군사용 디지털트윈인 배틀랩 설계와 구현이 매우 어려운 환경이었어요. 창조와 도전으로 노력하고 경영진의 지원으로 대규모 투자를 할 수 있어서 가능해졌죠. 최초로 배틀랩을 구축한 사례가 되어 이 분야의 문을 열었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어요.”
사례기반의 이론 적용 위주 강의… 산업계 요구사항을 강단에 연결
이 교수는 방위산업체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업에 필요한 인재들을 발굴하기 위해 학교에서 후진 양성 중이다. 학생에 대한 애정과 산업계의 요구사항을 강단과 연결한다는 목적으로 매순간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이 교수는 호기심에 찬 눈빛을 가진 학생을 만날 수 있음에 가장 큰 의미를 두고 있으며 학문적, 실무적 의문을 해결해 환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는 학생들을 볼 때면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전문가로서의 지식을 기반으로 실무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실무와 이론, 사례 기반의 이론 적용 위주로 강의를 진행해요. 논문도 제가 현재 또는 미래에 해야 하는 업무를 중심으로 지도하고 있어요.”
“학교와 달리 기업은 협업을 통해 성과를 창출하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관계성을 키우는 것이 중요해요. 요즘엔 개인적인 성향이 강해지고 많은 업무를 온라인에서 협업하게 되면서 직접적인 대면을 통한 관계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게 돼요. 하지만 어떤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일을 통한 사회성·관계성이 미치는 영향은 매우 중요하죠. 그래서 학생들에게 사회성과 인간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인성교육도 병행하고 있어요.”
이 교수는 기업은 사회와 회사조직의 구성원을 위한 공동체로서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조직의 목표와 자신의 목표를 일치시키는 것에서 출발하는데 개인적인 시각에 집착하면 조직의 성과에 기여하지 못하는 동전의 양면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성과를 내는 전문성, 시너지를 발휘하는 관계성은 반드시 필요하며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관계성을 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인재 선발 시에는 보통 개인의 전문성을 다소 과장하고 입사 후에는 실제 역량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 대부분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때 관계성을 통해 스스로 연구하고 노력하는 사람이 기업 내에서도 성공하는 사람이라고 이 교수는 강조했다.
“대학이 취직의 수단이 되는 현실적인 면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도 많은 사람이 대학의 전공이나 대학생활과 관련 없는 분야에서 일을 하고 있는 것은 더욱 안타까운 일이죠.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대학시절이지만 그 가능성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해요. 이 시기의 방황이나 시간과 노력의 낭비는 시간이 흐를수록 편차가 크게 나타나기 마련이에요.”
“대부분의 공부와 연구생활의 마지막인 대학시절에 주어지는 과업이나 해야 할 일을 즐겁게 최선을 다하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자기만의 성과를 달성하는 성취감을 느끼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어떤 것이든 지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정해졌다면 반드시 성과를 내서 그것이 비록 ‘What To Do(하고 있는 일)’에 불만이 있더라도 ‘How To Do(하는 방식)’에서 자기만족의 쾌감을 느끼면 후일 그 경험은 너무나 값진 투자였음을 알게 되죠.”
지금껏 쌓아온 지식과 경험… 연구논문· 전문서적 통해 후배들에게 전하고파
이 교수는 선배의 지식과 경험을 낡은 것으로 치부하지 않는 후배들을 위해 그들보다 먼저 알게 된 것을 연구논문과 전문서적을 통해 전해주고 싶다고 했다. 앞으로 10년 동안은 논문 등 생산적인 일을 하고 그 이후의 20년은 인생에 대해 돌아보는 시간과 휴식을 가지고 싶다고 이 교수는 밝혔다.
“젊은 시절엔 군인으로서 개인의 이익이 아닌 국가를 위해서 지냈고, 방위산업체에서는 전문가로서 국가에 기여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군인시절과 마찬가지로 매순간 보람을 느끼며 일했죠. 지금 맡고 있는 대학교수의 역할에는 모든 것이 다 연결되는 듯해요. 여전히 보람되고 좋지만 하는 일은 이전과 좀 달라서 다이내믹하고 재밌어요.”
“우리 국방시스템학과는 국방분야 전문가를 양성하는 곳이에요. 대학원 과정이어서 학생들은 주로 업체나 군에서 현직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야말로 주경야독하는 사람들이죠. 매주 토요일에 출석해서 하루 종일 수업을 하는 시스템이에요. 코로나 사태로 대학이 시끌벅적했지만 우리는 원래 온·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해서 특별한 어려움은 없었어요. 다만 지금은 100% 온라인 수업으로 과제가 많아졌죠.”
이 교수는 인터뷰 내내 학생들과 학과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학과 소개를 끝으로 국방 분야에서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수업을 들으러 오면 업체에 있는 사람들, 군에 있는 사람들과 같이 수업을 하기 때문에 취업의 기회와 가능성도 많아진다고 귀띔했다. 앞으로 군인의 비율을 더욱 늘릴 방침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허경진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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