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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이슈]-화성 향남지구 다가구 위반건축물 집중단속 논란
불법행위 눈감아 온 지자체 태도 돌변에 지역사회 패닉
불법의 정당화가 불러온 비극…“원상복구 시간 달라” vs “법대로 즉각 처분”
김진강 기자 기자페이지 + 입력 2020-06-08 14:38:19
▲ 경기 화성시의 향남지구 다가구 위반 건축물에 대한 행정집행이 강압적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수억 원의 원상복구전세보증금 마련을 못해 고통을 겪던 주민과 다가구건축주들의 자살 사태까지 번지고 있다. 국회의원·시의원까지 문제해결에 나섰지만 화성시는 요지부동이다. 사진은 화성 향남2지구 다가구건축물들 ⓒ스카이데일리
   
#. “향남지구 다가구 위반 건축물 집중 단속에 따른 시민들의 고통을 이대로 외면하실 겁니까”(박연숙 화성시의원)
 
“저는 다가구주택에 사는 사람만이 시민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일부분에 대해서 고통을 받을 수 있습니다. 84만 화성시민에게 도움이 되느냐가 행정의 첫 번째라고 생각합니다” (서철모 화성시장)
 
최근 화성시 향남지구 다가구 위반 건축물 집중단속을 둘러싼 시민들과 화성시 간에 갈등이 고조되는 있다. 지난달 15일 경기 화성시의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소속의 서철모 화성시장은 ‘불법 건축물 소유자는 화성시민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강경 발언까지 내뱉었다.
 
시민들과 지자체의 갈등은 지역 내에서 발생한 끔찍한 사건으로 더욱 심화되고 있다. 지난달 15일 인테리어 업자인 A씨는 위반 건축물에 대한 원상복구 작업을 시행했지만 화성시가 종결처리를 하지 않아 심적 고통을 겪다 결국 연탄불을 피워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불법이 당연시 된 현실의 결말은…“원상복구 시간 달라” vs “법대로 즉각 처분”
 
경기 화성시 향남지구는 2007년 택지개발이 시작돼 1지구는 2010년부터, 2지구는 2017년부터 다가구 건물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다. 인근에 위치한 공장·기업 근무자들이 생활할 1인·2인용 방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른바 ‘방쪼개기’가 성행했다. 2019년 9월말 기준 화성시 향남읍 등록 공장수는 1126곳, 근무자수는 2만184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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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8년 화성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건물 한 채에 다섯 가구로 제한했지만 ‘방쪼개기’ 상황은 계속됐다. 이러한 불법행위가 8년여 가까이 가능했던 이유로는 △ 화성시의 느슨한 단속 △ ‘시에서 관용적으로 봐준다’며 건물 매입을 유도한 부동산업자들 △ 관련 서류처리를 대행해준 건축업자들 간의 보이지 않는 카르텔 등이 지목되고 있다.
 
▲ 지난 2008년 화성시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구단위계획 수립 시 건물 한 채에 다섯 가구로 제한했지만 ‘방쪼개기’ 상황은 계속됐다. 사진은 화성시청. ⓒ스카이데일리
   
향남지구 주민들에 따르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위반건축물로 단속된 다가구건물은 100여 가구인데 반해 집중단속이 시작된 2018년부터 2019년까지 2년 동안 단속된 건물은 500여 가구에 달한다. 화성시는 향남지구 택지개발이 95% 정도 진행된 지난 2018년부터 종전의 ‘민원접수에 의한 선택적 단속’ 방식에서 다가구건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전방위 집중 단속으로 선회했다.
 
이후 다섯 가구 이상인 건축물에 대해 원상복구 명령, 강제이행금·취득세 부과, 경찰 고발조치 등의 사례가 속출했다. 건물주들은 1회에 600만원에서 1000만원에 달하는 강제이행금을 납부해야 하는데다 벌금·압류·공매 등으로 인해 패닉상태에 빠졌다. 불안해진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 압박이 더해지면서 다가구건물주들은 사면초가에 몰렸다. 건물등기부등본에 ‘위반건축물’로 등재되면서 은행 대출까지 막히는 바람에 여윳돈이 없는 건물주들은 세입자들의 보증금 반환 요구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었다.
 
향남지구의 한 건물주는 “건물 매입 당시 위법인 줄 알았지만 ‘단속이 거의 없다’는 부동산 중계업자의 말을 믿고 노후대비를 위해 구입했다”며 “그렇다고 이를 잘했다고 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지급해주고 다섯 가구 이하로 원상복구를 하기 위해서는 자금 확보를 위한 여유기간이 필요한데도 화성시는 이에 대한 고려가 없었다”며 “은행대출까지 막힌 상태에서 한두 달 내에 수억 원을 마련할 방법이 어디 있겠느냐”고 토로했다.
 
불법 저지른 건물주, 수수방관한 지자체…2만여 세입자 피해만 최대 2400억 예상
 
향남지구 주민들로 구성된 향남다가구대책위원회에 따르면 현재 향남지구 위반건축물은 1지구 562곳, 2지구 652곳 등 1214곳 등 전체 건물의 약 95%에 달한다. 가구 수는 1만2140개, 거주인원은 2만4280명 등이다. 한 건물당 약 10가구, 한 가구당 약 2명이 살고 있는 셈이다. 원상복구를 위해서는 건물매입액 9억원 기준, 평균 4억5000만원의 전세보증금을 마련해야 한다.
 
수만 명에 달하는 세입자들의 피해도 불가피하다. 건물주가 자금 확보를 못해 건물이 경매로 넘어갈 경우 매입액 9억원(건물주 투자금 1억+은행 대출 3억5000만원+임대인 보증금 4억5000만원) 기준 경매 낙찰 예상금액은 5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중 1순위로 3억5000만원의 은행대출을 변제하고 나면 세입자 환수율은 33.3%에 불과하다. 향남지구 위반건축물 1214곳으로 범위를 넓히면 전체 세입자 피해액은 무려 2403억7200만원으로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 향남다가구대책위원회는 현재 △위반건축물 등재보류 △전세자금 대출 보장 △강제이행금 부과 유예 △형사고발 취하 △지구단위계획 전면 재검토 등을 요구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4월 화성시청 앞에 내걸린 대책위의 플랜카드. [사진=향남다가구대책위원회]
   
향남지구 한 건축업계 관계자는 “향남읍에는 등록하지 않은 업체를 포함해 영세한 공장들이 많이 있다”며 “향남읍에 있는 원룸에서 거주하는 사람 중 공장 근로자들이 50%이상이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화성시의 행정집행을 볼 때 건물이 경매로 넘어갈 확률이 높다”며 “건물주들의 피해는 고사하고 세입자들도 상당한 피해를 입을 것이다”고 예상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건물주들이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시간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화성시는 다가구 위반 건물물에 대해 2010년부터 2017년까지 민원접수에 대해서만 단속했다”며 “단속을 나와도 건물주 없이 건축업자하고만 단속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화성시의 느슨한 단속실태를 보면 사실상 건물주들의 ‘방쪼개기’ 행위를 화성시가 어느 정도 조장했다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우석 대책위원장은 “‘위반 건축물’이란 사실과 이에 대한 행정조치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유사한 사례를 겪고 있는 다른 지역이 유연한 행정집행 하고 있다”며 “화성시를 찾아가 이 같은 사례를 얘기하며,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요청하면, 화성시측은 ‘타 지역과 우리는 무관하다’는 입장만 보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아직까지 화성시의 입장은 변함이 없다. 화성시 건축과 이장훈 주무관은 “매년 위반건축물에 대한 계획을 수립한다”며 “단속은 기존부터 하고 있었지만 집중점검은 2019년부터 하게 된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9년에는 270개 건물을 대상으로 단속한 결과 약 80%가 다가구 위반 건축물로 적발됐다”며 “올해 역시 270개 건물을 대상으로 단속을 실시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사태가 점차 악화되자 문제해결을 위해 화성시가 지역구인 송옥주 의원을 비롯한 시의원들이 나선 상태다. 송 의원실 이홍근 보좌관은 “향남지구 주민들의 고통은 물론 지금까지의 사태를 이미 파악하고 있다”며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진강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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