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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삼성그룹 사법리스크

세계기업 동여맨 반기업 올가미…지켜보는 국민은 괴롭다

국민 여론 한참 동 떨어진 삼성 때리기…전문가 “결국 국민 피해로 돌아올 것”

강주현기자(jhkang@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6-12 0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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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우리 국민들 사이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수사·재판 등 삼성그룹에 드리운 사법리스크가 한국경제, 나아가 국민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반응이 나와 주목된다. 사진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스카이데일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며 가까스로 최악의 상황을 피하긴 했지만 사법리스크에 대한 삼성그룹의 피로감은 누적되는 분위기다. 아직 재판 과정이 남아있어 경영 정상화 시기를 기약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사태 장기화,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 대내외적 악재가 수두룩한 상황에서 삼성그룹은 ‘경험해 보지 못한 위기’와 마주해 있다.
 
국민 여론은 삼성그룹에 드리운 사법리스크 해소를 요구하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국가경제의 한 축을 차지하며 국내를 넘어 세계인의 기업으로 발돋움한 삼성그룹의 위기는 곧 국가의 위기나 다름없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도 코로나 사태로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고 있는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서라도 삼성그룹, 나아가 국내 기업들의 경영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법리스크에 흔들리는 대한민국 밥솥…국민 여론 한참 동 떨어진 ‘삼성 때리기’
 
지난 9일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서울법원종합청사 서관 321호 법정에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지성 전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 전 미래전략실 전략팀장(사장) 등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진행을 거친 후 구속 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하며 “(이 부회장에 대해) 구속할 필요성 및 상당성에 관해 소명이 부족하다”고 사유를 밝혔다.
 
다행히 최악의 상황은 피했지만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대한민국 대표기업의 악재로 인한 국가경제 피해를 우려한 국민들은 마음을 졸여야 했다. 사법리스크로 인한 삼성그룹이 입은 피해가 상당히 누적돼 있기 때문이다. 피해가 누적된 삼성그룹이 최악의 상황에 몰릴 경우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전가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과거 이 부회장 구속 이후 삼성그룹은 한동안 투자나 사업재편 등 그룹의 굵직한 현안처리가 사실상 ‘올스톱’ 되다시피 했다. 그가 구속됐던 2017년 2월부터 구속에서 풀려나긴 했으나 수사·재판을 반복했던 현재까지 굵직한 M&A는 진척되지 않고 있다. 2017년 7월 이노틱스, 11월 플런티 등 스타트업을 인수하긴 했지만 대형 M&A는 2016년 11월 전장기업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삼성그룹 역시 현재 상황을 ‘최악의 위기’로 인식하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금의 위기는 삼성으로서도 경험하지 못한 것이다”며 “장기간에 걸친 검찰수사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이 위축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위기를 극복하려면 무엇보다 경영이 정상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법조계는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앞으로 열릴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삼성그룹은 국민밥솥을 책임지는 대한민국 대표 기업’이라는 여론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 시민위원들의 경우 국민 여론과 법원의 판단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이 부회장 측은 지난 2일 기소 여부 및 신병처리 방향에 대해 검찰 외부의 판단을 듣고 싶다며 검찰수사심의위원회(심의위) 소집을 요청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어제(11일) 부의심의위원회를 열고 이 부회장 사건을 검찰수사심의위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부의심의위원회는 검찰시민위원 중 무작위로 추첨된 15명으로 구성된다. 부의심의위는 소집을 결정했다. 검찰총장은 이를 받아들여 심의위를 소집해야 한다.
 
검찰 수사에 대한 반발 여론이 만만치 않다는 점 역시 검찰수사심의위원회 결과를 예상하게 만드는 대목으로 꼽힌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회계 부정 사건과 관련해 이 부회장에게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시세조종, 외부감사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해 지난 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당시 이 부회장 등에 유리한 합병비율을 끌어내기 위해 삼성바이로직스의 기업가치를 부풀렸다고 이 때문에 삼성물산 주주들이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10일 기준 삼성바이오는 시가총액 45조원을 넘는 ‘초우량 기업’으로 거듭난 상태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 지분을 갖고 있던 제일모직과 합병으로 삼성바이로 지분 43.44%를 가진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합병으로 삼성물산 주주들이 피해를 봤다는 검찰의 주장과 달리 주주들은 2배 이상의 이익을 실현하게 된 셈이다.
 
‘구속 수사’ 자체가 부당하다는 반응도 나온다. 불구속 수사와 재판은 2000년대 들어 법원이 ‘공판 중심주의’ 하에 견지해오던 원칙이다. 형사소송법 제70조는 구속의 사유를 일정한 주거지가 없거나 증거인멸 염려가 있거나 도주의 염려가 있는 경우 등으로 규정한다. 그런데 이 부회장은 주거지가 일정하고 이미 수 차례에 걸쳐 압수수색과 소환조사를 받았다. 
 
▲ 검찰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무리했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정한 목표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온다. 사진은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는 이재용 부회장. ⓒ스카이데일리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가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지 모르겠다”며 “억측일 수 있겠지만 법리에 기반을 둔 게 아니라 목표를 정한 뒤 그대로 행동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삼성그룹 최고경영진에 대한 소환조사만 수백여 차례 이뤄졌는데 그로 인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을 허비해야 했다”며 “삼성그룹 이미지도 심각한 타격을 입었는데 이는 결국 국가적 손해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심히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기업 옥죄기 배경엔 문정부 친노동·반기업 기조…결국 국민 피해만 키우는 꼴”
 
다수의 전문가들은 법적리스크는 비단 삼성그룹 한 곳의 문제가 아니라며 코로나 사태로 피해 입은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사법당국의 전향적 태도가 필요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는 “우리나라는 무죄추징의 원칙에 따라 불구속 수사가 원칙임에도 유독 기업 과련 사건에 대해서는 다소 과할 때가 많다”고 꼬집었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도 “현재 이재용 부회장이 안고 있는 사법리스크는 2018년 말 증선위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한 것부터 시작된다”며 “당시엔 외감법상으로 고발을 해 회계적인 문제에 머물렀지만 1년 반 정도가 지난 지금 고발한 내용을 넘어 합병·승계문제까지 엮는 식으로 사안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실 합병과 관련된 사안의 경우 대법원까지 넘어가 문제가 없는 것으로 종결된 것인데 사법당국이 무리하게 수사 확대를 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검찰이 심의위 등 국민의 권익을 위해 만든 장치들을 우선적으로 활용하고 그에 맞게 수사를 진행하는 게 정당성 확보 측면에서 더 효과적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법당국이 기업 사건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하는 배경에는 문재인정부의 반기업·친노동 정서가 자리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과거엔 전혀 문제 삼지 않았던 사안들이 현 정부 들어 돌연 이슈화되며 법적공방으로 번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또 현실과 맞지않는 상속제도가 성실한 경영인을 죄인으로 내몰고 있다고도 강조했다.
 
이병태 교수는 “삼성바이오를 둘러싼 사안의 경우 이전 정부에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었다”며 “그런데 이번 정부 들어 해당 사안이 계속 재조명됐고 참여연대 출신 인사가 경제 권력을 잡은 후 분식회계라는 불법적 행위로 규정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부회장에 대한 수사·재판이 정치재판이라는 해석이 충분히 가능한 대목이다”고 덧붙였다.
 
▲ 다수의 전문가들 사이에선 글로벌 기업 삼성의 경영권을 지속 흔들 경우 국가적인 손해까지 감수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은 대국민 기자회견을 갖는 이재용 부회장. ⓒ스카이데일리
 
이 교수는 “현 상황을 만든 건 과도한 상속세 부과 등 도저히 지킬 수 없는 법의 존재라는 데 시선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며 “우리나라는 기업인에 대한 상속세를 너무 과도하게 부과하고 있는데 이 문제를 해소하지 않는 이상 성공한 경영인들이 기업을 포기하거나 의도치 않게 범법자로 내몰리는 경우가 적지 않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OECD 국가 중 과반이 상속세가 없고 있는 나라도 평균적으로 15% 수준에 불과하지만 우리나라는 65%까지 내야한다”며 “훌륭한 기업을 키운 경영자들이 불확실한 경영환경에 놓이는 문제에 대한 해결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국민밥솥을 넘어 세계인의 기업으로 거듭난 삼성그룹의 사법리스크 장기화로 인한 피해가 누적되고 있는 만큼 정부가 직접 나서 사태를 조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어느 방향으로든 빠르게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유도해 기업 경영 정상화를 통해 공공의 이익이 극대화시켜야 한다는 설명이다.
 
홍기용 교수는 “정부는 정상적 절차 속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사법 리스크를 조속히 덜어줄 필요가 있다”며 “삼성그룹이 사법리스크를 빨리 덜어내야 경영방향을 잡을 수 있고 투자도 원활히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삼성그룹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볼 때 삼성그룹의 경영정상화는 국민과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와 국회 등이 나서 기업의 경쟁력 향상을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코로나 위기 등으로 경제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만큼 기업 옥죄기를 멈추고 시장경제 활성화를 도모해 성장동력을 키워야한다는 설명이다. 경쟁력 있는 기업보다는 경쟁력이 악화된 기업에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여 기업의 회생과 경쟁력 확보 등을 도모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최승노 자유기업원장은 “정치권에서 기업에 대한 규제를 늘리다보니 건실한 경영을 하는 기업들에 많은 부담이 뒤따르고 있다”며 “21대 국회는 규제 수위를 주요 선진국 수준으로 낮춰 기업들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치권에선 경영위기 상황에 놓인 기업들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기업들이 회생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서거나 많이 어려운 기업은 M&A 시장을 통해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힘쓸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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