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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현장]-용산정비창 주택공급 발표 후폭풍

‘장밋빛 청사진’ 달랑 하나인 용산황금땅 미니신도시 개발

도로·생활 인프라 등 제반시설 확충 내용 전무…전문가들 “사업무산 우려”

문용균기자(ykmoon@skyedaily.com)

기사입력 2020-06-09 00: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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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000가구 규모의 주택단지 조성을 골자로 하는 용산 정비창(사진) 개발을 두고 부동산업계 안팎에선 졸속행정의 흔적이 곳곳에서 엿보인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박미나 기자] ⓒ스카이데일리
 
정부가 용산 정비창에 8000가구 규모의 미니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지 약 한 달여가 흐른 가운데 부동산업계 안팎에선 해당 계획을 둘러싼 졸속행정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입지적으로 우수한 곳에 임대아파트를 짓는 발상 자체가 토지의 효용가치를 무시한 처사라는 지적과 함께 도로, 생활인프라 등 제반시설 확충 내용이 빠진 졸속발표라는 반응도 일고 있다. 이미 해당 지역 주민들 사이에선 사업 무산 가능성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8000가구 들어오면 도로 마비…제대로 준비했다는 느낌 없어”
 
국토교통부(국토부)가 지난달 6일 발표한 ‘수도권 주택공급 기반 강화 방안’에는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렸으나 사업이 좌초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지 중 ‘용산 정비창 철도부지 개발 계획’이 포함됐다. 해당 부지에 도시개발사업을 통해 주택 8000가구를 공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내년 말 구역 지정을 끝내고 2023년 말께 사업 승인을 받는다는 구체적 계획도 포함됐다.
 
서울에 몇 되지 않은 금싸라기 땅임에도 그동안 방치되다시피 해 온 해당 부지의 개발 계획이 발표됐으나 부동산 업계는 물론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도 회의적 반응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방식부터 문제가 적지 않은데다 계획 자체에도 허술한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는 이유에서였다.
 
전면1구역 내에서 정육점을 운영하는 최동석 씨(60대)는 “전면1구역 소유주들은 이 비싼 땅에 임대 아파트가 너무 많다는 점을 들어 개발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다”며 “현재 전면1구역이 3.3㎡(약 1평)당 1억원 수준인 점을 감안했을 때 분양가가 못해도 4000만~5000만원은 될 텐데 이런 곳에 임대아파트를 짓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크게 보기=이미지 클릭 [그래픽=박현정] ⓒ스카이데일리
 
이어 “교통·생활 인프라 구축도 문제다”며 “용산역 일대는 현재도 2·3차선 도로가 많아 하루 종일 길이 막히는데 8000가구가 들어서면 아마 교통지옥으로 전락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확실한 도로·교통 대책이 시급한데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발표가 없다”며 “아무리봐도 용산 정비창 개발 계획은 고민 없이 발표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강조했다.
 
김지선 씨(여·50대·가명)는 “과거 국제업무지구 개발 계획을 발표했을 당시 철도를 지하화해 도로를 만들던 철도 위로 고가도로를 만들던 정비창 부지와 전면1구역은 도로가 연결될 것으로 예정돼 있었다”며 “현재 전면1구역의 개발이 답보상태인데 맞닿아있는 정비창만 개발하면 도로를 어떻게 내나. 두 지역을 연계해 개발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놨어야 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용산 정비창을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던 과정에서 정비창 전면구역 일대와 용산 정비창을 연결하는 도로건설이 계획됐었다. 다만 이번 용산 정비창 개발에 해당 도로건설이 함께 포함 될지는 미지수다.
 
또 용산구청이 수립한 정비창 전면에 대한 정비계획에 따르면 재개발 시 기존 도로가 확장된다. 현재 건물이 들어선 곳 중 일부는 잘려나가는 것이다. 전면1구역의 사업 진행이 늦어져 용산 정비창만 먼저 개발될 경우 전면1구역의 좁은 기존 도로를 이용하거나 우회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긴다.
 
전면1구역 내 박가네생고기전문점 대표는 “아파트 보단 국제업무지구로의 통개발이 후대를 생각해서 더 효율적일 것이다”면서 “중심지에 걸맞은 도로망 계획이 빠진 것을 보고 정부가 급하게 발표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언급했다. 이 밖에 전면1구역 외 동아그린아파트 등 용산 정비창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도 현재 정부 계획안 대로 개발될 경우 심각한 교통체증이 생겨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국토부 “아직까진 교통대책 없다”…전문가 “고려사항 많아 사업 지연 가능성 높다”
 
▲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천가구가 들어서는만큼 도로, 교통대책은 필수라고 언급하며 고려할 것이 적지 않아 사업 속도가 날지 의문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사진은 용산 정비창 일대 도로 ⓒ스카이데일리
 
부동산업계와 인근 주민들의 교통망 확충이 빠진 졸속개발 우려에 국토부는 대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진 못했다. 국토교통부(국토부) 관계자는 스카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도로 혹은 교통대책을 내놓을 것이다”면서도 “아직 수립된 건 없다”고 말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교통·생활 인프라 구축 등 고려할 부분이 많아 정부 계획이 현실화 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일부 전문가는 사업 진행 자체가 어려울 것이라는 반응도 내놨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 회장(경인여대 교수)은 “입지의 특수성을 고려해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해야한다는 목소리를 듣고 최대한 반영해야 한다”며 “정부 계획대로 임대주택을 짓더라도 임대가격이 높게 형성될 것으로 보여 주거 취약계층에 공급되기 어려울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와 코레일이 만나 개발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아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아파트 외 임대료 설정, 도로·생활 인프라 구축 등 고려할 것들이 많아 공표한 시간 안에 사업을 끝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며 “용산의 경우 도로교통이 좋지 못해 8000가구가 들어설 경우 철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시내에 아파트를 지을 때는 교통량이 초과할 수밖에 없다”면서 “가구 수가 정해졌다면 도로 계획은 당연히 함께 따라 나왔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빠진 점은 상당히 아쉽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부가 정말 물량만 던져 놨다”며 “세부적인 도시계획이라도 정말 신중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그는 “정비창 전면구역과 연계해 도로를 만들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정부나 지자체가 전면1구역 등의 개발을 도와야 용산 정비창 개발도 반쪽짜리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며 “고려할 것들이 많아 개발이 단기간 내에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용산 정비창 일대를 발 빠르게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은 상태다. 지난달 20일부터 서울 용산 정비창 부지와 인근 재건축·재개발 사업구역에서 토지 거래를 하려는 사람은 구청장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허가대상 면적은 주거지역은 18㎡ 초과, 상업지역은 20㎡를 초과하는 토지다. 허가대상 지역은 이번에 포함된 지역은 용산정비창 부지(0.51k㎡)와 한강로동·이촌2동 일대 재건축·재개발 사업구역 13개소(0.77k㎡) 등이다. 허가구역은 1년 간 유지된다.
 
[문용균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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