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사태로 산업 전반에 걸쳐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교역이 중단되고 이동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경제활동 자체가 위축됐기 때문이다. 대면활동이 많은 서비스업의 경우 피해 정도가 특히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는 단순히 기업에 국한되지 않고 기존 직원들과 구직자들에까지 확산되고 있다. 기존 직원들은 강제휴직 또는 실직위기에 내몰렸으며 구직자들은 취업문이 막혀 취업준비생 신분에 머무르고 있다.
보다 못한 정부가 부랴부랴 고용유지지원금 등의 대책을 내놨지만 일시적인 미봉책에 그친다는 지적이 많다. 일시적 현금성 지원은 근본적인 문제 해결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현재 유일한 해결책으로는 규제 해소 등 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을 수 있는 기업 활성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꽉 막힌 하늘길, 외출 활동 자제 등에 항공·여행·공연·방송 줄줄이 울상
소극장들이 밀집한 대학로 거리는 코로나 사태 이후 사람들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다. 사회적 거리두기 캠페인 여파로 관객이 줄어들다 보니 소극장들은 극심한 운영난에 시달리고 있다. 티켓 할인판매라는 특단의 대책까지 내놨지만 꽁꽁 언 소비심리는 좀처럼 녹을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일부 소극장은 운영난을 견디지 못하고 폐업하기에 이르렀다.
관객이 줄어들다 보니 소극장 직원, 연극 배우·스태프 등 관련 분야 종사자들은 생계 위기에 직면했다. 한 소극장 카운터 직원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으로 수용할 수 있는 관객이 크게 줄었는데 그 마저도 자리를 채우기 어렵다”며 “극장 수입이 줄다보니 언제까지 고용이 유지될 지 하루하루 불안감에 떨고 있다”고 말했다.
한 소극장에서 스태프로 일하는 김상현 씨(가명·남)는 “연극배우나 스태프들은 고정적인 수입이 없기 때문에 투잡이나 쓰리잡을 뛸 때가 많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연극계의 현 상황 속에서 코로나로 공연이 줄거나 연기가 돼 힘든 처지에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은 아르바이트나 스태프, 배우 할 거 없이 공고가 생기면 무조건 지원한다”며 “일자리를 찾기가 점점 하늘의 별따기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사정은 여행업도 마찬가지다. 보통 여행업은 2~5월과 9~10월이 성수기이지만 올해는 성수기는 고사하고 당장 회사 운영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회사 상황이 어렵다 보니 직원들 또한 원하지 않는 휴직을 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 중소여행사에서 일하는 윤희상 씨(가명·남)는 “코로나 여파로 직원들이 3월부터 일을 쉬고 있다”며 “간혹 단기 아르바이트 자리가 나면 일하는 식으로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행사 직원과 가이드, 차량 운전기사 등 여행업에 종사하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생계 위기에 시달리고 있다”고 전했다.
방송계에도 코로나 한파가 닥쳤다. 코로나 여파로 각종 행사가 취소되면서 방송국 수입이 줄었고 이로 인해 당초 채용계획도 전면 수정된 상태다. 방송국 채용이 멈추면서 관련 산업 또한 피해를 입고 있다. 한 방송아카데미 관계자는 “최근 수강생들의 합격소식이 끊어지고 있다”며 “특히 방송시장은 취업 문턱도 좁고 비용 또한 많이 들어가는데 코로나 여파로 행사란 행사가 싹 취소되거나 연기돼 그마저도 좁은 취업문이 아예 막혀버렸다”고 말했다.
“이미 예견됐던 서비스업 위기, 기업활성화 정책 없인 근본적 문제 해결 불가능”
서비스업 업종 종사자들은 고용 위기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그 조짐이 보였다고 입을 모은다. 최저임금의 가파른 상승과 각종 규제로 관련업계가 이미 어려움을 겪던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가 기름을 부었다는 설명이다.
보문역 앞에서 치킨 집을 운영하는 정희재 씨(가명·남)는 “서비스업의 고용 위기의 근본적인 원인은 최저임금의 상승이다”며 “이미 위축된 고용시장에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고용시장이 아예 문을 닫아버리게 된 것이다”고 말했다.
취업준비생 강 모씨는 “처음에는 최저임금이 오르면 아르바이트를 해서 버는 돈도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업체들이 문을 닫으면서 기존에 있던 알바마저 사라졌다”며 “정부에서 각종 현금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결국 일자리가 없으면 무슨 소용이겠나”고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대면활동이 많은 서비스업의 특성상 최저임금 인상에 코로나까지 겹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본적인 생계유지조차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진단한다. 그러면서 서비스업 분야의 고용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선 결국 규제해소 등 기업 활성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교수는 “결국 예술업 등의 서비스업은 모 아니면 도인 산업이다”며 “최저임금의 상승으로 고용마저 어려운 상황에서 코로나 사태로 고용시장이 얼어붙었다”고 현 상황을 짚었다. 이어 “정부가 무제한 돈을 풀기 보다는 기업의 규제를 먼저 풀고 산업을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환인 기자 / 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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