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계획을 세우느라 몸과 마음이 분주한 시기가 왔다. 지난해만 하더라도 진작부터 항공권이며 호텔 예약을 해뒀겠지만 올해는 경기 침체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으로 인해 국내 여행에 눈길을 돌리는 이들이 많다.
발길 닿는 곳으로 정처 없이 떠나는 여행도 좋지만 올해는 테마를 정해서 의미있는 여행을 기획해보자. 스카이데일리는 애국여행 테마기획에 맞춰 우리나라 역사가 살아 숨쉬는 논개의 고장 진주로 여행지를 잡았다.
진주는 예로부터 서부 경남 중심지로 잘 알려져 있다. 남강 유역을 따라 구석기시대부터 사람이 살기 시작한 곳이다. 진주 대평리 청동기 유적지가 유명한데 이곳에서는 청동기시대 마을 취락, 방어시설, 전쟁유적 등이 발견되기도 했다.
우리 역사에서 임진왜란 등 굵직한 사건들이 일어났던 역사적인 도시 진주는 애국여행이란 테마에 잘 어울리는 곳이다. 임진왜란 3대 대첩 중 하나인 김시민 장군의 진주대첩이 있었던 곳이며 임진왜란이 발발한 이듬해인 1593년에는 의기 논개가 왜장을 안고 남강 물에 투신한 안타까운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진주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개발이 더디게 진행되면서 창원, 부산에 비해 경남에서 낙후 지역이라는 인식이 있기는 했었으나 최근에 경남 혁신도시가 들어서고 KTX역이 생기면서 점차적으로 예전의 영광을 되찾아가고 있다. 지난해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선정되면서 문화관광도시로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진주는 매년 10월이면 개천예술제, 진주남강유등축제, 코리아 드라마 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가 개최되고 있다.
진주로 연결되는 대중교통은 크게 버스와 철도를 들 수 있다. 서울을 오가는 버스가 15분마다 한 대씩 있어 접근성이 좋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경우 통영대전고속도로를 통해 서울에서 3시간4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남해고속도로와도 연결돼 있어 창원, 부산 지역을 1시간 이내로 접근 할 수 있고 전라도 지역인 순천, 여수, 광주, 목포, 남원, 장수, 무주에서도 1~1.5시간 정도면 갈 수 있다.
시외버스터미널과 고속터미널을 합친 종합터미널도 진주역 근처에 내년 완공 목표로 신축 공사 중에 있다. 철도는 기존의 도심에 있던 진주역을 KTX가 운행되면서 개양역 근처로 옮기게 됐다. KTX 개통이후 이용객이 10만명이 넘고 현재 경북 김천역에서 경남 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선이 계획돼 있다.
진주 명소를 찾아서…진주성, 촉석루, 국립진주박물관, 진양호, 문산성당
진주를 방문하면 꼭 들러야 하는 명소로 잘 알려져 있는 곳 중 하나가 진주성이다. 진주성은 사적 제118호로 진주시 본성동과 남성동에 걸쳐 있다. 성곽의 둘레는 1760m이고 1592년 임진왜란 때 3대대첩 중 하나인 진주대첩으로 불리는 제1차 진주성싸움의 전승지로 잘 알려져 있다.
진주대첩은 조선 관군 3800명과 의병 2200명이 힘을 합쳐 3만명이 넘는 일본군을 맞아 맹렬히 싸운 끝에 승리를 거둔 전투로 기록된다. 진주목사 김시민은 진주대첩을 승리로 이끈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 승리를 계기로 일본이 호남으로 진출하려는 계획을 좌절시켰고 전라도의 곡창지대를 지킬 수 있었다.
성 안에 들어오면 촉석루, 의암, 의기사, 호국사, 창렬사, 청계서원, 경절사, 국립진주박물관 등 다양한 유적지를 만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촉석루와 의암을 빼놓을 수 없다. 전북 남원의 광한루, 경남 밀양의 영남루와 함께 우리나라 3대 누각으로 불리는 촉석루는 아름다운 건축으로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사진을 찍는 핫플레이스 중 하나다.
도도하게 흐르는 남강 절벽 위에 아름다운 자태로 서 있는 촉석루는 당시의 풍류를 느끼게 해준다. 촉석루는 유사시 군사 지휘본부로 사용되기도 했지만 평시에는 과거 시험이나 향시를 치루는 고사장으로 사용됐다고 한다.
촉석루 아래 남강변에 있는 의암은 의기 논개가 적장 게야무라 로쿠스케를 껴안고 남강으로 몸을 던진 바위다. 그때가 1593년이니 400년도 훨씬 지난 일이지만 나라를 위해 온몸을 바친 논개의 정신은 지금도 가슴 뭉클한 감동으로 다가온다. 바로 옆에 있는 의기사에는 논개의 영정과 위패가 모셔져 있다.
아이들과 함께한 여행길이라면 진주성 내에 있는 국립 진주박물관에 들러보자. 1984년 11월 2일 개관한 이곳 국내 최초의 임진왜란 전문 역사박물관에는 임진왜란실, 두암실, 기획전시실, 영상관 등의 전시실이 있다. 이곳에는 3500여점의 임진왜란 관련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진주의 역사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므로 진주성을 방문한다면 꼭 들러볼만 하다.
국립진주박물관에서 만난 서윤희 학예사는 “진주 박물관은 개관한지 36년 된 국립 박물관으로 1998년에 지금의 임진왜란전문박물관으로 특성화됐다”면서 “국보 2점과 보물 10점을 소장·전시하고 있는 박물관에는 연간 25만~30만명 정도의 관광객이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진주성, 촉석루, 국립진주박물관을 방문한 후 진주랜드를 찾아 놀이시설에서 기분전환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진주랜드는 매직댄스, 회전비행기, 회전목마, 회전의자, 밤바카, 바이킹, 다람쥐, 공중자전거, 소형비행기 등의 각종 놀이시설이 갖춰져 있어 가족 단위나 소풍장소로 인기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는 코로나로 인해 잠정 휴업상태다.
최근 드라마 ‘더킹:영원의 군주’ 방영 이후 진주를 방문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새로운 명소로 떠오른 곳이 있다. 바로 문산성당이다. 문산성당은 1905년에 건설된 진주지역 최초의 성당으로 진주를 포함한 서부 경남 일대 천주교의 거점 장소다. 기와지붕으로 된 구 성당 건물과 서양식 성당 건물이 경내에서 묘한 대조와 조화를 이루고 있어 시간과 공간을 아우르는 듯한 독특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문산성당에서 만난 서미숙(35) 씨는 “드라마 ‘더킹’을 정말 좋아하는데 진주에서 촬영했다고 해서 문산성당을 찾아왔다”면서 “드라마에서 나온 장소를 직접 찾아와서 보니 더 반갑고 신기한 느낌이다”고 말했다.
진주의 대표 맛집을 찾다…진주냉면(하연옥), 진주비빔밥(천년의 비빔밥)
진주의 대표적 명소를 둘러보고 나면 어느덧 허기가 느껴진다. 다행히 진주에는 꼭 들여야 할 맛집 코스가 존재한다. 진주 토박이들은 진주를 대표하는 음식을 추천하라면 주로 진주냉면과 진주비빔밥을 꼽는다. 옛부터 북(北)평양 남(南)진주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진주냉면의 명성은 오래 전 조선시대부터 유명했다고 한다.
진주냉면은 쇠고기육수에 멸치와 바지락, 마른 홍합, 마른 명태, 문어, 표고버섯 등으로 맛을 낸 해물 육수가 특히 일품이다. 여기에 잘 익은 배추김치를 다져 넣고 소고기 육전과 지단으로 화려한 모양을 낸 것이 진주냉면만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는 진주시에서 지방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향토음식의 필요성을 인식해 진주냉면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진주냉면 맛집으로 알려진 하연옥은 진주 대표 맛집답게 평일에도 냉면을 먹으러 온 손님들로 붐빈다. 주말에는 자리가 없어서 최소 1시간 기다려야 냉면을 먹을 수 있다. ‘하연옥’의 대표 하연옥 사장(56)은 2대째 진주냉면 맛의 전통을 이어왔다.
“진주냉면은 과거 교방음식으로 유명했죠. 75년 전통을 자랑하는 해물육수로 내는 곳은 저희 진주냉면밖에 없어요. 여름철에 많은 진주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찾아오시고 평일에도 많지만 주말에도 많이 오시는 편이에요. 올해 코로나로 인해 매출이 평일 30%, 주말 40% 정도 떨어지긴 했지만 10월에 진주지역 축제 때는 다시 많아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어요.”
진주의 명물 진주비빔밥은 전주비빔밥과 다르게 육회비빔밥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진주비빔밥은 무쇠 솥에 장작불로 밥을 짓고 나물을 무친 다음, 육회를 가늘게 썰어 참기름을 더 한다. 국으로는 선짓국을 만들고 바지락을 이용해 보탕국을 만들어 내놓는다. 놋그릇에 육수로 지은 밥을 담고 나물로 꽃 모양 장식을 하고 푸른 해초를 얹으면 눈으로 먼저 맛을 보는 듯하다. 진주 비빔밥 전문으로 하는 맛집인 ‘천년의 비빔밥’ 윤우근 사장(70)은 진주비빔밥을 먹지 않으면 진주에 다녀왔다는 말을 할 수 없다고 자부한다.
“진주 비빔밥은 임진왜란때 많이 만들어 먹었다는 유래가 전해지고 있어요. 저희는 진주비빔밥 명인에게 직접 요리법을 전수받아 만들고 있죠. 진주를 찾는 많은 관광객들이 저희 비빔밥을 먹고 많이들 좋아하세요.”
진주는 휴가철 테마여행으로 찾는 것도 좋지만 10월에는 개천예술제, 진주남강유등축제, 코리아 드라마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려 이때는 그야말로 진주가 축제의 도시가 된다고 한다. 역사와 전통이 살아있는 고장 진주를 찾아 다양한 명소와 진주를 대표하는 먹거리를 즐겨볼 것을 추천한다.
[정동현 기자/행동이 빠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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