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경제성장의 밑바탕이 된 산업화 과정에서 대구광역시(이하 대구)는 줄곧 중추적 위치에 서 있었다. 대구에선 국가 산업수준이 고도화되기 전 핵심 산업으로 지목됐던 섬유산업이 활발히 진행됐었다.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초대 회장이 그룹의 토대를 마련한 곳도 역시 대구였다. 산업화 역사가 담긴 대구 지역엔 지금도 무수한 향토기업이 존재한다.
대구를 기반으로 꾸준히 성장해 대한민국 주요 중견그룹 반열에 오른 기업도 적지 않다. 대구 시민들의 에너지공급을 책임지던 대성그룹은 서울 등 전국 각지로 활동반경을 넓혀나가 지금의 위치에 올랐다.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에스엘은 대한민국을 넘어 해외로 활로를 넓혔다. 세원그룹, 평화홀딩스 등도 각자의 사업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건실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산업화 성지서 우뚝 선 지역경제 거목들…대한민국 넘어 해외시장까지 영역 확장
대성그룹은 고 김수근 회장이 설립한 기업이다. 대구 지역을 토대로 사업을 확장시켜 전국 지역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대구 향토기업이기도 하다. 김 회장이 해방 이후 대구시 북구 칠성동 2가에서 종업원 3명과 함께 설립한 대성산업공사가 그룹의 모태다. 연탄 제조·무연탄 판매업 등을 주요 사업영역으로 삼아 사세를 키워 서울 등에 진출했다. 이후 도시가스, 기계, 건설, 정보통신 등 사업영역을 넓히며 대한민국 주요 중견그룹 중 하나로 성장했다.
김 회장 사후 그룹은 세 곳으로 계열분리됐다. 장남 김영대 회장이 이끄는 대성합동지주 계열, 차남 김영민 회장이 이끄는 서울도시가스 계열, 삼남 김영훈 회장이 이끄는 대성홀딩스 계열 등이다. 이중 대구에서 그룹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곳은 대성홀딩스다.
대성홀딩스는 대구 도시가스 공급 사업 등을 영위하는 대성에너지(구 대구도시가스) 등이 주력 계열사다. 대구도시가스 공급 사업을 영위하고 있기에 공기업으로 인식되곤 하지만 명백한 사기업이다. 3월 기준 자산총액이 1조1606억원에 달하는 중견그룹이다.
김 회장은 대성홀딩스 지분 39.90%를 소유하며 그룹 지배력을 확보한 상태다. 대성홀딩스엔 김 회장의 누나 김정주 부회장도 임원진에 포함돼 있다. 두 남매는 회사 공동대표이사에 오른 상태다.
다만 김 부회장은 과거 보유했던 대성홀딩스 지분을 조카 김의한 씨에게 넘기면서 현재는 회사 지분을 따로 보유하진 않고 있다. 김 씨는 김 회장의 장남이다. 김 씨는 대성홀딩스 지분율은 미비하지만 알앤알을 통해 간접적으로 막강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알앤알은 대성홀딩스 지분 32.84%를 소유한 기업이다. 이곳 주주구성은 김영훈 회장 59%, 김의한 씨 40.93% 등이다.
대구지역의 또 다른 향토기업인 에스엘은 1954년 설립된 삼립자동차공업이 모태다. 고 이해준 회장이 신규희, 남두성 선생 등과 함께 설립했다. 세 사람이 함께 설립했다는 의미에서 사명을 ‘삼립’으로 지은 것으로 전해진다.
자동차 헤드램프를 비롯한 각종 램프와 샤시, 미러 등 자동차 부품 생산·판매를 주력사업으로 삼고 있다. 이곳은 설립 초기 어려운 경영환경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사세를 키워왔으며 현대차와 납품계약을 맺으며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2004년 사명을 에스엘로 바꿨다.
에스엘은 고 이 회장의 뒤를 이어 장남 이충곤 회장이 그룹을 이끌었고 현재는 이 회장의 장남 이성엽 사장으로의 경영승계가 진행 중이다. 에스엘 지분은 이 사장이 25.50%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 회장도 14.14%를 가지고 있다. 이 회장의 차남 이승훈 씨도 11.94%의 지분을 소유 중이다.
에스엘은 일반 소비자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자산규모만 2조3270억원에 달하는 건실한 중견그룹으로 평가된다. 한국 본사를 거점으로 중국, 북미, 인도, 유럽 등에도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는데 지난해 2조2622억원 가량의 매출액을 올렸다. 순이익 규모는 871억원에 달했다.
세원그룹도 자동차부품 전문기업이다. 세원물산, 세원정공 등이 주력 계열사다. 김문기 회장이 회사를 키웠고 현재 두 아들인 김도현 세원물산 대표, 김상현 세원정공 대표 등이 그룹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에스엠티를 통해 세원물산을 지배하고 있다. 세원물산 지분구조는 에스엠티 37.32%, 세원정공 22.82%, 김도현 대표 3.46% 등이다. 에스엠티는 김 대표가 지분 80%를 소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에스엔아이를 통해 세원정공에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원정공 지분구조는 에스엔아이 21.01%, 김 회장 9.56%, 김 회장의 부인 정해임 씨 3.77%, 김 대표 4.26% 등이다. 에스엔아이는 김상현 대표 지분율이 80%에 달한다.
세원그룹은 두 형제가 각각의 계열사를 거느리며 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도라 아직 명확히 후계구도가 정립되진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장남 김 대표가 세원정공 지분을 일부 갖고 있어 특수관계자의 선택에 따라 세원물산 지배구조는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는 점이 시선을 끈다.
평화홀딩스는 자동차·장비시설용 부품의 제조·판매, 산업용 부품 제조·판매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곳이다. 1950년 설립된 평화고무공업사를 모태로 한다. 현재 김종석 회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기준 5811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올해 3월 기준 자산규모는 5249억원에 달한다. 평화홀딩스 지분은 김 회장이 27.07%를 소유하고 있다. 아들 김주영 씨도 25.26%의 지분을 가졌다.
서울·대구 넘나든 호화재력…대구 향토기업 오너家 각 지역 부촌 곳곳에 부동산 소유
대구 향토기업 오너일가는 굵직한 역사에 버금가는 부동산 재력을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서울·대구의 대표 부촌으로 꼽히는 지역에 단독주택, 아파트 등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대성홀딩스 오너일가는 서울 성북구 성북동 주택단지 일대에 다수 부동산을 소유 중이다. 김영훈 회장, 김정주 부회장 남매가 소유한 필지만 총 4곳에 달한다. 먼저 김 회장은 서로 맞닿아 있는 803㎡(약 243평), 685㎡(약 207평) 규모 필지 두 곳을 개인 명의로 소유 중이다. 대지 면적으로만 따져보면 성북동 메인도로 인근 주택 중 가장 넓은 편에 속한다.
803㎡ 규모 필지엔 1층 229.96㎡(약 70평), 2층 93.26㎡(약 28평), 지하층 130.71㎡(약 40평) 규모 주택이 자리하고 있다. 685㎡ 규모 필지엔 1층 172.77㎡(약 52평), 2층 136.90㎡(약 41평), 지하층 184.89㎡(약 56평) 규모 주택이 세워져 있다. 두 필지 간에 울타리가 없어 각 건물에서 서로 왕래가 가능하다. 김 회장 소유 주택의 가치는 약 113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고급빌라·아파트 등을 전문으로 취급하는 이관규 더공인부동산 팀장은 “해당 저택은 두 개의 필지 소유주가 한 명으로 각 건물들이 이어져 있다”며 “성북동의 메인도로인 330번지 도로기준으로 최근 매각된 단독주택을 비교하면 김 회장 저택 인근 주택이 평당 2200만원 정도로 거래된 걸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회장 저택은 주위 주택들보다 면적이 넓기 때문에 평당 2500만원 이상의 가격을 매길 수 있다고 보여진다”며 “다만 예상가는 숫자상 가격일 뿐이며 실거래가는 내부 인테리어 수준 등에 따라 더욱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누나인 김 부회장과 공동명의로 해당 저택 바로 옆에 위치한 826㎡(약 250평) 규모 필지도 소유하고 있다. 공동명의 필지에도 1층 246.24㎡(약 74평), 2층 130.20㎡(약 39평), 지하 69.75㎡(약 21평) 규모 주택이 자리한다. 이곳의 가치는 약 63억원으로 분석된다.
성북동엔 김 부회장 개인명의 주택도 존재한다. 해당 주택 면적은 대지면적 595㎡(약 180평), 1층 182㎡(약 55평), 지하층 14㎡(약 4평) 등이다. 북악산 바로 아래 있는 몇 없는 단독주택 중 하나다. 풍수지리적으로 북악산의 정기가 모이는 줄기의 끝에 위치했다는 평가다. 해당 저택의 가치는 약 45억원으로 평가된다.
에스엘 오너 일가는 서울·대구서 으뜸가는 부촌 아파트를 각자 명의로 소유하고 있다. 이충곤 회장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황금동 소재 태왕아너스 한 호실을 소유 중이다. 해당 호실의 규모는 공급면적 290.4㎡(약 88평), 전용면적 244.71㎡(약 74평) 등이다. 아파트 단지 내 가장 큰 평형대 호실이다. 이 회장은 이곳을 지난 2008년 13억원에 매입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해당 호실의 시세는 약 28억원에 달한다.
장남 이성엽 사장도 태왕아너스 한 호실을 소유 중이다. 해당 호실의 면적은 공급면적 247.97㎡(약 75평), 전용면적 207.19㎡(약 63평) 등이다. 이 사장은 해당 호실을 2006년 11억원에 매입했다. 현재 해당 호실의 시세는 약 24억원에 육박한다는 게 인근 부동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차남 이승훈 전 사장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소재 래미안퍼스티지 한 호실을 소유하고 있다. 이 전 사장 소유 호실의 면적은 공급면적 205.03㎡(약 62평), 전용면적 168.65㎡(약 51평) 등이다. 이 전 사장은 해당 호실을 2011년 28억9000만원에 매입했다. 인근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해당 호실의 시세는 약 41억원에 달한다.
이 밖에 대구 주요 향토기업 오너일가도 대구 부촌 아파트를 소유한 것으로 확인된다. 세원그룹의 김도현 사장은 대구광역시 수성구 범어동 소재 두산위브더제니스 한 호실을 소유하고 있다. 해당 호실의 면적은 공급면적 255.46㎡(약 77평), 전용면적 204.07㎡(약 62평) 등이다. 김 사장은 해당 호실을 2014년 10억1000만원에 매입했다.
대구 두산위브더제니스는 대구지역 ‘대장주’ 아파트로 명성을 떨치고 있다. 대구 부촌으로 지목되는 수성구에 위치했고 법조인, 기업인, 의사 등이 대거 거주하는 것으로도 알려진다. 이런 만큼 김 사장 소유 호실의 현재 가치는 매입가 대비 크게 오른 약 22억원으로 평가된다.
김 사장의 모친 정해임 씨는 대구광역시 수성구 상동 소재 수성동일하이빌레이크시티 한 호실을 소유 중이다. 해당 호실의 가치는 공급면적 261.08㎡(약 79평), 전용면적 221.29㎡(약 67평) 등이다. 정 씨는 해당 호실을 2014년 8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수성동일하이빌레이크시티 아파트도 두산위브더제니스와 함께 지역 대표 부촌 아파트로 꼽힌다. 인근 부동산관계자 등에 따르면 현재 정 씨 소유 호실의 가치는 약 16억원이다.
김종석 평화홀딩스 회장도 수성동일하이빌레이크시티 한 호실을 소유하고 있다. 김 회장 소유 호실의 면적은 공급면적 227.89㎡(약 69평), 전용면적 189.62㎡(약 57평) 등이다. 김 회장은 해당 호실을 아파트 분양당시부터 소유했던 것으로 확인된다. 수성동일하이빌레이크시티는 2009년 완공됐다. 현재 김 회장 소유 호실의 가치는 약 12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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