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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철의 글로벌 포커스

‘폭주 기관차’ 정지에는 국민 공감 대안(代案)이 특효

면피용 핏대 세우기나 장외투쟁은 자충수, 사이다보다 처방전 필요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08-11 16:00:10

▲ 김상철 G&C Factory 대표
 미국의 후퇴와 중국의 부상이 세상을 분열시키고 있다. 자유 방임과 세계화가 오히려 역작용을 일으켜 국가 간 부(富)의 편차와 개인의 빈부격차를 더 심화시킴으로써 이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
 
여기에 더해 글로벌 악재로 등장한 팬데믹은 이를 더 부추긴다. 자연스럽게 국가나 개인의 이기주의가 횡행하고, 격차를 둘러싼 내부 갈등은 갈수록 더 심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 틈새를 비집고 대중영합적 정치가 기승을 부리고, 편 가르기가 공공연하게 자행된다. 밖으로는 미국 편 혹은 중국 편, 안으로는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 간의 이해충돌이 더 격화되고 있다.
 
차제에 판을 싹 갈아엎으려는 시도가 도처에서 목격된다. 국가의 힘이 점점 비대해지면서 민주주의는 후퇴하고 전체주의의 유혹이 탄력을 받아가고 있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부류가 있는 반면 졸지에 손해를 보는 측의 불만은 극에 달한다. 국가마다 다소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이러한 갈등을 교묘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술수가 만연해지는 모습을 보면서 씁쓰레해진다.    
 
1945년 출간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은 현 세태를 이해하는데 많은 시사점을 준다. 민중의 지지를 업고, 소위 말하는 성공한 혁명을 기반으로 등장한 권력이 어떻게 변질돼 가는지를 묘사한 것이 이 풍자소설의 주요 내용이다. 사회적 불평등 해소와 착취 없는 세상에 군중은 포효하지만, 이 결과가 가져올 엄청난 비극에 대해서는 감지하지 못한다. 2차 대전 후 美·蘇 냉전으로 세계는 양분돼 자유시장 경제와 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대립이 한동안 이어졌다.
 
그러나 1990년대 초 소련이 붕괴하면서 구(舊) 동구권 국가와 소련 공화국의 독립과 시장경제 체제로의 물꼬가 트이게 됐다. 체제 경쟁에서 사회주의가 전면 백기를 든 셈이다. 시장경제로 전환한 국가들의 시행착오가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만, 과거로의 회귀에 대해선 국가·기업·개인 경제주체 모두가 강한 부정을 보인다. 특히 미래 세대들에 대한 신뢰와 시장경제 지지가 명확하다. 자유시장 경제의 근간인 무한한 기회와 도전, 노력에 대한 결과는 배신하지 않는다는 신념 등이 이들에게 큰 자극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역설적으로 시장경제 자본주의를 선택하고 있는 일부 국가들에서 경제적 불공평이 확대되고 이에 따른 사회적 갈등이 격화되면서 설익은 국가의 시장개입이 노골적으로 증가한다. 이러한 지경에 도달한 대부분 국가나 사회에서 나타나고 공통적인 특징은 성장 동력의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다. 동력이 계속해서 생겨나는 구조이면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다.
 
형편이 어려워지다 보니 파이를 추가로 만들어내기보다는 있는 파이를 가지고 나눠 먹는 것에 열을 올린다. 경제적 약자들은 은연중에 이를 반기고, 손안에 반사이익이 당장 들어오지 않더라도 강자들의 침몰을 즐긴다. 승자와 패자가 갈리고 있는 듯하지만 둘 다 패자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현명한 플레이어들은 시장개입을 하더라도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단계적 처방으로 모두가 승자가 되는 방법을 모색한다. 시장에서는 무책임한 제로섬 게임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를 두고 여론이 들끓는다. 정부가 정책을 내놓으면 시장은 반드시 대책을 찾으면서 반격을 준비하는 것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경험이다. 그래서 긍정보다 부정적 전망이 더 지배적이다.
 
국가 당면문제 체계적 직시, 미래에 대한 우월적 솔루션 제시이면 여론 반전(反轉) 가능
 
지금 우리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보면 눈과 귀를 의심하게 한다. 지난 네 번의 선거 승리를 통해 중앙, 지방, 의회 등을 장악하는 거대 권력이 탄생하게 됐다. 국민이 만들어준 힘이라는 점에서 하자는 없다. 상대적으로 야당은 있으나 마나 한 존재로 전락해 유명무실해졌다. 권력이 선거에 압승하는 순간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것을 20세기 말부터 지구촌 여러 나라에서 목도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러시아, 헝가리, 터키, 필리핀, 페루 등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수두룩하다.
 
그들의 출범은 화려했지만, 국가나 국민에게 엄청난 고통과 피해를 주고 끝났거나 일부는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이들 국가에 공통으로 나타난 특징적인 현상은 권력의 정점에 이른 지도력들이 대부분 운동권이거나 반(反)자본주의 사회주의자 혹은 민족주의자들이라는 점이다. 갈수록 권위주의적이 되고, 자유와 정의가 실종되면서 국가의 위상을 크게 실추시켜 놓고 있다. 더 큰 딜레마는 국가가 추락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보다 다시 정상으로 되돌리는데 더 많은 시간과 고통이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례들을 우리 쪽으로 당겨와서 대입해 보면 좀 더 우울해진다. 현재 우리가 처하고 있는 상황이 절대 만만치 않다.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꺾일수록 위에서 언급한 국가들처럼 될 개연성이 더 높아질 수 있다. 현 지배 권력의 성장 배경이나 출신, 그들이 집착하고 있는 이념 측면에서 매우 유사하다. 지난 70년간 우리는 단기간의 압축성장 과정을 통해 남들이 부러워하는 경제적 성취를 만들어냈다.
 
그 여정에서 지역, 세대, 빈부 등의 격차가 필연적으로 생겨났으며, 이를 해소하는 노력은 계속 진행 중이다. 하지만 최근 성장 여력이 과거와 같지 않으면서 미래보다는 과거와 현재에 더 집착하는 경향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여기에는 필연적으로 정치 대중영합주의와 진영 논리가 따라붙는다. 부동산 문제만 하더라도 현재 벌이고 있는 일들이 집권 여당의 표와 연결된다는 확신에서 비롯된다. 유권자 수에서 집주인보다는 세입자들이 더 많다는 정치적 계산이 절대적 이유다. 벌써 2022년 대선(大選) 승리를 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하다. 권력에 취하면 욕심에 끝이 없다.
 
수도 이전 문제도 그렇다. 이런 결정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일부 국가들이 행정수도를 옮긴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극히 예외적이며, 성공적이지도 않다. 우리와 같이 첨예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나라들도 대부분 수도권 과밀화의 진통을 겪고 있다. 대표적인 나라가 일본이다. 도쿄로부터의 수도 이전을 수십 년 전부터 국가 과제로 검토한 적이 있다. 한때 진지하게 논의되기도 했지만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이마저 실종됐다.
 
글로벌 경쟁에서 도쿄의 위상을 유지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여론과 일본 정치 특유의 진중함에서 기인한다.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걱정은 국가 백년대계나 미래 세대에 필요한 국가 중대 현안을 아무런 논의 없이 일사천리로 대못을 박고 있다는 점이다. 이를 거부하는 야당도 목청 높이기나 장외투쟁만 운운할 것이 아니라 논리 무장과 국민이 공감하는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얼마 전 야당 모(某) 의원의 임대차법 관련 사이다 발언이 연일 화제이다. 대안 제시를 못 하는 정당은 존재할 가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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