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라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등 고강도 방역조치를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 감염 확산 사전 차단을 위한 조치로 인해 전 국민이 경제활동을 비롯한 일상에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코로나 고통 이상의 생계 위협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정부는 경제위기 극복을 명분으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집행 및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에 착수했다. 그러나 코로나 피해를 앞세운 정부의 경제위기 해소 방안을 두고 반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3차례의 추경을 거치며 국가채무 규모는 올해에만 100조원 가까이 늘어난 상태에서 4차 추경까지 집행하는 건 결국 국민 부담을 키우는 행태라는 반응이다 .
재난지원금 지급 효과가 불확실한 점도 추경 집행 ‘무용론(無用論)’에 힘을 실는 요인이다. 외부 활동 자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를 활성화 시킨다며 현금을 살포하는 행위 자체가 모순이라는 지적이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코로나로 인한 경제위기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국민생활 통제에 나서기보다는 협조를 구하는 방식으로 팬데믹(대유행) 위기를 극복하고 재정집행에 앞서 규제철폐 등 경제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는 조치를 선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코로나 재확산에 벼랑 끝 몰리는 민생경제…정부, 현금살포 카드 또 만지작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정부는 전국적인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시행 조치를 내렸다. 감염 정도에 따라 3단계 시행에도 나서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지역사회 감염 차단을 위해 실시된 정부의 권고 수칙이다. 집합·모임 등 참가 자제, 외출 자제, 재택근무 확대 등이 주된 내용이다
2단계 조치가 시행되면 코로나 감염우려가 큰 ‘고위험시설’은 운영금지 조치가 내려진다. 고위험시설은 유흥주점, 콜라텍, 단란주점, 감성주점, 헌팅포차, 노래연습장, 실내 스탠딩 공연장, 뷔페, PC방, 방문판매 등 직접판매홍보관, 300인 이상 대형학원 등이다. 고위험시설 외에도 대형 음식점, 워터파크, 실내 결혼식장, 목욕탕·사우나 등 다중시설의 방역관리도 강화된다.
3단계 조치가 시행될 경우 기준은 더욱 강화된다. 집합·모임 참여 인원은 10인 미만으로 제한되고 다중 이용시설은 21시 이후 운영금지 등의 조치가 내려진다. 스포츠 경기는 중단되고 학교 등 교육시설은 원격수업 또는 휴업이 권고된다. 국민의 모든 일상생활이 통제되는 셈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내려질 경우 소비 등 정상적인 경제활동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실물경제도 크게 악화된다. 기업들은 실적 타격이 불가피해진다. 소상공인·자영업자의 경우 가게를 여는 것조차 못하는 경우가 빈번해지기 때문에 매출에 큰 피해를 입게 된다. 국가경제 전체가 흔들리고 특히 민생경제 붕괴 가능성도 심화된다.
올해 초 코로나 사태 확산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시행 등에 따라 각종 경제지표는 IMF 외환위기 수준으로 악화됐다. 통계청이 6월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현재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6.5를 기록해 전월 대비 0.8p 하락했다. 1999년 1월(96.5) 이후 2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6월 실업자 수와 실업률은 각각 122만8000명, 4.3% 등으로 1999년 이후 동월 기준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경제성장률도 마이너스(-) 영역에 진입했다. 2분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전 분기 대비 -3.3%, 전년 동기 대비 -2.9% 등으로 역성장했다. IMF 외환위기 시절인 1998년 이후 최저수준이다. 이번 코로나 재확산 사태로 경제지표 하락세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최근 코로나 국내 감염이 다시 확산하면서 국내 경제 회복세가 약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동제한·소비활성화 양립불가…백해무익 현금살포 대신 규제해소 등 경제활성화 시급”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한 추가 경제피해가 불가피해지자 정부는 4차 추경 및 2차 재난지원금 지급 논의에 나섰다. 재정투입을 통한 경제활성화 방식을 재차 채택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앞서 3차례에 걸친 추경 집행과 전국민 대상 재난지원금 지급으로 소비독려 등 경제 활성화 유도 정책을 내놓은 바 있다.
그러나 재정투입을 통한 경제활성화 방식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문부호가 뒤따르고 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재정지출 확대를 통한 경제활성화 방식은 효과도 미비할 뿐 아니라 국민 부담만 키우는 행태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 등 불필요한 범위로까지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국가와 국민에게 백해무익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당초 정부는 올해 예산 규모를 ‘슈퍼예산’으로 불릴 정도의 수준으로 편성했다. 기획재정부(기재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 총 지출계획(예산안)으로 512조3000억원을 확정했다. 전년 대비 9.1% 증가한 규모다. 본 예산안으로만 국가채무 규모는 805조2000억원에 달해 처음으로 800조원을 넘을 전망이었다.
여기에 3차례에 걸친 추경안 편성으로 예산규모는 546조9000억원까지 늘었다. 국가채무 규모는 전년(740조8000억원) 대비 100조원 가까이 늘어난 839조4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경우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지난해 37.1%에서 43.5%까지 늘어나게 된다.
성태윤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이미 전 국민을 대상으로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는데 국가 재정에 상당한 부담이 됐다”며 “소비활동이 불가능하다 시피 한 상황에서 재난지원금 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또 한 번 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고 해도 전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하기보다는 취약계층 위주로 지급하는 게 합리적일 것이다”고 강조했다.
조동근 명지대학교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재난지원금 지급을 목적으로 한 4차 추경 집행은 백해무익(百害無益)한 정책방향이다”며 “올해에만 이미 3차례에 걸친 추경 집행으로 100조원에 가까운 나라빚이 발생했는데 또 다시 추경을 집행하면 이 빚은 결국 국민에게 큰 부담이 될 것이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기존의 정책기조에서 벗어나 발상의 전환을 통해 코로나 위기극복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나친 재정 투입을 지양하면서도 취약계층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이번 사태를 계기로 경제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불필요한 규제 등을 철폐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성태윤 교수는 “정말 도움이 절실한 취약계층에게 효과적으로 지원이 이뤄지는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이번 코로나 위기를 경제나 규제의 변화 계기로 삼을 필요도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조동근 교수는 “정부는 소비를 독려할 목적으로 소비 쿠폰 등을 지급하고 대체휴일까지 지정해놓고는 코로나가 재확산 되자 특정 집단 낙인찍기에 나서는 등 앞뒤 안 맞는 행보를 걷고 있다”며 “모든 문제를 재정으로 해결하려하고 책임을 다른 곳에 떠넘기기 급급한 그릇된 행태를 고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 위기극복을 위한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며 “국민과의 대화를 바탕으로 사회적 협조를 구하는 식으로 얼마든지 코로나 방역망을 구축할 수 있고 현금을 뿌려 소비를 촉진시키기에 앞서 불필요한 규제완화에 역량을 집중한다면 언제든지 경기 활성화를 도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 교수는 “돈 한 푼 안들이고 실행할 수 있는 대책은 얼마든지 있다”며 “시작점을 새롭게 설정하는 발상의 전환을 토대로 부담은 줄이고 실효성은 더하는 코로나 대책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강주현 기자 / 시각이 다른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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