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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차기 대통령 당선자로 유력해지면서 향후 바이든의 외교 및 무역 관련 정책의 방향에 세계의 눈이 쏠리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현지시간 4일 밤 11시 58분(한국시간 5일 오후 1시 58분) 기준 CNN 집계로 253:213, Fox뉴스 집계 264:214로 트럼프 후보를 앞질러 차기 미국 대통령 당선자로 유력시 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미국우선주의’로 미국민의 지지와 비판을 동시에 받았지만 바이든 후보 역시 이번 선거에서 자국민 보호를 우선시하는 공약으로 미국민의 지지를 받았다.
트럼프 식 ‘자국우선주의’ 계속될 것
바이든 후보가 내세운 공약 중 국내 정책에 있어서는 민주당 색깔이 뚜렷이 드러나고 있으나 무역·통상 등 대외정책에 있어서는 과연 민주당의 공약인지 확인해야 할 정도로 공화당과 큰 차별을 보이지 않는 점이 주목되고 있다.
바이든은 “불공정한 보조금으로 미국 제조업을 약화시킨 국가들에 맞서겠다”며 중국뿐 아니라 어느 국가와도 불균형한 무역협정을 맺지 않겠다고 미국민에게 약속했다.
미국 차기 행정부가 이끌어갈 무역·통상 관련 대외정책의 방향은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우리 정부와 경제계 대응 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발표한 공화당과 민주당의 공약집 분석 결과를 보면 대외정책에 있어서 두 당이 모두 ‘자국우선주의’의 기조를 보인다. 특히 대외 통상 이슈와 대중(對中) 정책에 있어서의 강경대응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에서 대결과 협력의 양면적 제스처를 취해왔던 바이든 후보가 보다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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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보기=이미지클릭 [그래픽=이호연기자] ⓒ스카이데일리 |
2016년 대선의 민주당 공약에서는 “과도한 자유화 중단”과 “미국 일자리 창출 지지”라는 다소 미온적인 표현을 썼다면 2020년 공약에서는 미국 내 경쟁력 제고 전까지는 신규 무역협정 고려 않는다면서 기존 무역협정을 “공격적으로” 이행할 것 등 사뭇 강경한 어조로 바뀌었다. 이는 오로지 국민을 위해 싸우겠다며 “Fighting for you”를 내세우는 공화당 아젠다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 평가된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부통령을 지낸 바이든 후보가 오바마 행정부 시절과 다르게 특히 무역통상 정책에서 트럼프식 ‘자국민우선주의’를 내세우는 이유에 대해 이용준 자유아시아연구원 원장은 “정도 나름이긴 하나 무역에서 자국민우선주의는 국민 지지를 받아야 하는 정치인으로서 당연한 주장이다”면서 “이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모든 나라가 마찬가지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강화될 경우 한국 경제에도 당연히 영향이 미친다. 전경련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 등에 대한 미국의 압박도 지속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지난 4년간 한국 경제가 겪은 자동차·철강 관련 관세와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 등 비관세 장벽이 유지될 확률이 높아진다.
지속되는 미·중 갈등 속 불안한 한국경제
미국의 대중(對中)정책에 있어서도 바이든의 입장은 트럼프와 크게 다르지 않다. 트럼프가 대중 강경 행보 지속하면서 중국에 대한 디커플링(decoupling)과 일방적 관세부과 등을 압박했다면 바이든은 동맹국과 연계한 대중·러시아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동맹국과 협력으로 불공정행위에 대응해 인권, 환경 등 이슈를 내세워 압박하면서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수입규제 의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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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게보기=이미지클릭 [그래픽=이호연기자] ⓒ스카이데일리 |
특히 이번 대선 민주당 공약을 통해 2016년 공식정강에서 명시했던 ‘하나의 중국’ 원칙과 대만관계법 이행을 약속한다는 문구를 삭제했다는 점이 바이든 후보의 대중 강경기조로의 전환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은 중국이 중국 본토와 홍콩, 마카오, 대만은 나뉠 수 없는 하나이고 따라서 ‘합법적인 중국의 정부는 오직 하나’라고 내세우는 원칙이다.
민주당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내려놓은 대신에 남중국해 등에서 중국의 군사적 도전에 대응하고 홍콩의 민주화를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또 동맹과 함께 “중국에 맞서 가장 강력한 입장에서” 무역조건을 협상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중국에 대한 의존 단절’을 공약으로 내건 트럼프의 입장에 버금가는 강경한 대중정책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공약은 어디까지나 공약일 뿐 임기 중 이를 실행에 옮긴다는 보장은 어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 이용준 원장은 “선거캠페인에서 바이든이 공약으로 내세운 것보다 실제 대중 정책은 약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두고 봐야할 것이다”면서도 “바이든이 트럼프가 최후의 대중 초강경 수단으로 내세운 디커플링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민주당의 대중 정책이 공화당과 대등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경련은 “대선결과와 상관없이 한국경제계는 계속해서 긴장상태를 유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특히 중국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2017년 촉발된 미·중무역분쟁으로 인한 직·간접적인 피해를 본 경험을 되살려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봉만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미국우선주의와 미·중분쟁이 지속될 것이 자명한 상황이다”면서 “이는 한국경제에 적신호”라고 지적했다. 이어서 “지난 3년간의 케이스 스터디 등을 통해 우리 정부와 경제계가 함께 불확실한 통상환경에 대비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선옥 기자 / 판단이 깊은 신문 ⓒ스카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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