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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호의 ‘맛있는 동네 산책’

자연주의 밥상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곳

충북 오창 번천마을 유기농 농가 맛집 ‘건강한밥상’

스카이데일리(skyedaily@skyedaily.com)

필자약력 | 기사입력 2020-11-18 10:38:10

▲ 유성호 맛 칼럼니스트
오창은 개인적으로 생소한 동네다. 이번까지 단 두 번, 그것도 둘러볼 시간도 없이 겉만 보고 돌아왔을 뿐이다. 그래서 오창 공부도 할 겸 몇 가지를 알아봤다. 오창은 행정구역으로는 충청북도 청주시 청원구에 속해 있는 읍이다.      
 
오창이란 지명은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오근부곡과 창리의 앞 글자를 한자씩 따서 지었다. 위치는 청원구의 북쪽이며 금강 지류인 미호천을 낀 넓은 평야지역과 서북쪽으로 형성된 구릉성 산지로 이루어졌다.     
 
이번에 찾은 유기농 농가 맛집 ‘건강한밥상’이 있는 곳은 오창읍 중에서 가좌리로 옛날엔 계곡에 가재가 많아 가재울이라고 했다. 그만큼 물 좋은 동네란 의미다. 서울 서대문구 북가좌‧남가좌동, 인천 서구 가좌동,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가좌동, 경남 진주 가좌동도 같은 유래다.     
 
조선 영조대(1757~1765년 경)에는 상가좌동리, 번천리, 송계리로 나뉘어 있다가 정조 13년(1789) 경 가좌동리가 새로 생겼다. 헌종대(1845년경)에 상가좌동리가 가좌동으로 통합되고 번천리, 송계리와 함께 조선 말기까지 유지됐다.     
 
1910년 일제 강점 직전에 상가좌동리가 상가동으로 부활되고 룡두동이 새로 편성돼 가좌동, 번천리, 룡두동, 송한동으로 나뉘었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으로 룡두동 일부를 룡두리로 넘겨주고 나머지 마을을 가좌리로 통합해 오창읍에 편입시켰다. 가좌리는 현재 번천, 집내(지름내, 송계) 마을로 이루어진 가좌1리와 속가재울 마을의 가좌2리와 넘말, 통사골 마을의 가좌3리로 분구돼 있다.     
 
가좌리는 정확히 오창읍 서부에 위치하며 동쪽은 룡두리, 서는 성재리와 두능리, 남은 백현리, 북은 후기리와 접하고 있다. 오창-천안간의 지방도로와 옥산방면으로 개설된 도로가 갈라지는 삼거리 북쪽 산간지역에 자리 잡고 있다.     
 
마을 앞으로는 서류해 온 룡두천이 마을로 건너오는 가좌교 아래서 회절 하는 물돌이 마을이다. 옛 자연마을 지명은 번천마을로 지금도 ‘번천마을’이란 이름을 단 식당이 영업 중이다. 번천(樊川)이란 하천을 산이 에워쌌다는 뜻이다. 마을 뒤로는 골프장인 그랜드CC가 있다.    
 
서울서 1시간 반 거리 언덕 위 하얀 집
 
▲ 룡두천을 가로지르는 가좌교를 건너면 야트막한 언덕 위에 하얀 집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유기농 농가 맛집 ‘건강한밥상’이다. [사진=필자제공]
 
룡두천을 가로지르는 가좌교를 건너면 야트막한 언덕 위에 하얀 집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유기농 농가 맛집 ‘건강한밥상’이다.     
 
‘건강한밥상’을 가기 위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서울 남부시외버스터미널서 ‘청주북부(오창)’행 버스를 타고 1시간 30분 정도 걸려 오창산단에 도착하는 데, 이곳에서 내려야 한다. 버스는 이곳에서 한번 서고 북청주로 향한다.     
 
이름이 비슷해서 예매부터 하차까지 자칫하면 실수하기 십상이다. 도대체 왜 이렇게 이름을 지어놓고 안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나중에 알고 보니 꽤나 많은 초행자들이 애를 먹었다고 한다. 오창에 내려서는 택시를 타고 10분 정도면 식당에 도착할 수 있다. 가좌교를 건너 번천마을이란 식당을 지나 마을의 가장 끄트머리까지 가면 야트막한 언덕 위에 하얀 집이 나온다. 이곳이 바로 ‘건강한밥상’이다.     
 
건축업자가 자신이 살 집으로 지어서 단단하고 멋스러운 목조주택이다. 부부인 윤택준‧김정주 ‘건강한밥상’ 공동대표는 4년 전 이를 사들여 농업회사법인 쉼이 운영하는 식당으로 개조했다. 외관은 최대한 살리고 내부는 식당에 적합하게 손을 봤다. 밖이 훤히 내다보이게 창을 크게 냈고 고객 편의를 위해 화장실을 하나 더 만들었다.     
 
주택 앞마당은 경사진 잔디가 갈려 있고 좌측은 집으로 들어오는 길, 우측과 집 주변은 온갖 채소와 나무가 있는 밭으로 이뤄져 있다. 애초 집을 구입할 때는 없었던 경작지다. 유기농 농가 집밥을 천명하면서 해마다 집 주변을 개간해 밭을 일구고 채소를 길렀다.     
 
거의 모든 채소류 자급자족…두부도 직접 만들어
 
▲ 윤택준‧김정주 부부는 유기농 식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농사일의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대부분 채소류를 노지와 하우스에서 길러서 식탁에 올린다. [사진=필자제공]
 
윤택준‧김정주 부부는 유기농 식재료를 공급하기 위해 농사일의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대부분 채소류를 노지와 하우스에서 길러서 식탁에 올린다.     
 
겨우내 싱싱하게 먹을 푸성귀를 위해 커다란 비닐하우스도 한 동 지었다. 집채만 한 저온냉장고도 들여서 연중 내내 유기농 식재료로 만든 음식을 밥상 위에 제공할 수 있게 했다. 비닐하우스 안에서는 생으로 샐러드를 해 먹는 양상추와 콜라비가 1년 내내 자라고 있다. 잡채에 들어가는 시금치와 쪽파, 상추류도 하우스에서 길러 쓴다.      
 
건강한밥상이 위치한 산사면은 북향이다. 산비탈 반 음지와 습한 텃밭은 산나물 키우기에 최적의 환경이다. 토종 민들레인 하얀 민들레와 취나물, 참나물, 곰취, 울릉도가 주산지인 부지깽이, 강원도 나물인 곤드레, 머위가 때가 되면 흐드러지게 싹과 순을 올리고 먹음직스러운 이파리를 선보인다.    
 
그 옆으로는 땅두릅, 나무두릅이 경쟁하듯 뻣뻣하게 수직으로 자라난다. 봄이면 이들 두릅나무 끝에 새순이 돋아나 목두채(木頭菜), 목말채(木末菜)라고도 한다. 두릅은 데침으로 가장 많이 해 먹고 샐러드, 간장 장아찌로 먹기도 한다.          
 
음나무와 오가피, 가시오갈피도 봄에 나오는 새순으로 다양한 건강식 밑반찬을 만드는 재료가 된다. 가죽나물과 장아찌용 참죽나무, 뽕나무 새순도 봄이 되면 뒷산에 지천이다. 윤 대표는 “‘건강한밥상’은 유기농 농가 맛집으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직접 농사지은 채소와 산나물을 기본으로 화학조미료 없이 음식을 만드는 식당”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 부부는 유기농 퇴비와 농업기술센터에서 제공하는 미생물로만 농사를 짓는다.     
 
식당과 농사를 병행하는 것이 쉽진 않지만 음식에 대한 남다른 철학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식당서 쓰는 채소 대부분이 직접 재배한 것이다. 각종 장을 비롯해 소고기와 돼지고기도 모두 한우와 한돈 등 국산을 고집한다.     
 
오분도 현미밥과 자연주의 반찬의 향연
 
▲서너 차례에 걸려 제공되는 갖은 밑반찬과 오분도 현미밥의 조화가 좋다. ‘건강한밥상’이란 식당 이름이 식탁에 그대로 펼쳐진다. [사진=필자제공]
 
서너 차례에 걸려 제공되는 갖은 밑반찬과 오분도 현미밥의 조화가 좋다. ‘건강한밥상’이란 식당 이름이 식탁에 그대로 펼쳐진다.       
 
‘건강한밥상’의 비장의 무기는 오분도 현미밥이다. 사실 한식 식탁의 주인공은 밥이다. 주식인 쌀인 우리 식단에서 매일 바뀌는 반찬은 조연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식당은 주문이 들어오면 그때 나락을 도정기에 넣고 껍질을 깎아낸다, 우리가 대부분의 식당에서 흔히 먹는 백미는 십분도 쌀이다. 5분도는 그것의 반만 깎아 낸 쌀을 의미한다.     
 
현미는 식이섬유가 많아 건강에 유익하단 사실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압력밥솥에서 쪄낸 오분도 현미밥은 찰기와 식감이 흰쌀밥과는 차원이 다르다. ‘씹을 때마다 건강해지는 맛’이란 표현이 과하지 않을 정도다.     
 
밑반찬으로 깔리는 두부와 볶음김치에서 두부는 소량을 매일 직접 만든다. 직접 농사지은 콩에 서리태 15%를 섞어 수고로움을 자처한다. 모든 게 식당을 찾는 고객을 위한 주인의 마음가짐에서 우러나오는 수고로움이다.     
 
그들의 수고는 해마다 조금씩 늘어가는 텃밭을 보면 직접 목도하지 않았어도 알 수 있다. 그들은 땀 흘린 만큼 내어주는 경외로운 자연 덕분에 해마다 밭이 조금씩 늘렸고 농사에 들어가는 품도 더 필요했다. 그래도 윤 대표 부부가 게으름 피우지 않고 꾸준하게 새봄을 맞을 수 있었던 것은 특유의 인내심과 부지런함 때문이다.    
 
윤 대표는 원래 코스닥에 등록한 IT 기업 상무까지 지낸 전문기술인이다. 한때 잘 나가던 회사는 코스닥 시장의 버블이 꺼지고 오너리스크 때문에 결국 상장폐지 수순을 밟았고 끝내 윤 대표로 하여금 환경 변화를 강제했다. 그는 IT 기술을 외식업에 접목시켜 홍보사업을 개척한 1세대 외식업 홍보 전문가로 변신했다. 그러나 코스닥 기업 투자금이 회수되지 않자 자본력의 열세를 못 이기고 이마저도 손을 놓고 말았다.     
 
그때 마침 충북 오창에 있는 대형 한우전문점의 위탁경영 제안이 들어왔다. 윤 대표는 그간의 홍보 노하우를 적용해볼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고 과감히 인생 터닝 포인트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9년 전 오창에 내려왔고 5년 동안 한우 전문점을 크게 성장시켰다.     
 
계약기간이 남았지만 윤 대표는 쉼과 미래를 위한 고민을 위해 그만두고 나왔다. 그리고 그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신만의 오롯한 삭당인 ‘건강한밥상’을 차렸고 업력 4년 차를 지나고 있다. 윤 대표가 마지막 말을 꼭 넣어 달라고 했다.      
 
“‘건강한밥상’은 공기 좋고 농촌 풍경이 평화로운 청주시 오창읍 가좌리 산 밑에 있습니다. 멀리 찾아주시는 손님들께 감사한 마음으로 좋은 식재료를 써서 정성을 다해 모실 것을 약속드립니다. 테이블이 많지 않으니 꼭 예약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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